아름다운동행

결혼 17년 #1. 골든크로스가 눈앞에!!!

쿠크리l위갑보
2024.11.11 22:12 | 조회 1.2k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갈수록 게을러져서 마지막 글 올린지도 벌써 8개월이나 됐네요.

오늘 까페에서 신기한 기능을 발견했습니다. 저의 구독자가 125분이나 되더라구요..ㅋ

저를 보면서 "최소한 이 사람보다는 내가 낫구나"라고 위안을 삼는 분들이 많으신 듯 합니다.

저희 가족은 많은 분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니 우려 덕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에 접어든 윤이의 눈치도 봐야하고

요즘 자꾸 격노하는 최고 권력자의 비위도 맞춰야 하는 현실이 너무 고달프지만

평생 어딜 가든 가정이든, 거래처든 그 어느 자리에서도 을로만 살아온 인생이어서

평소 하던대로만 하면 되는지라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속아서 거금을 송금하는 일도 이제는 없고,

당근거래도 거의 하지 않아서 모처럼 평화로운 날의 연속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 있으면 눈이 토끼눈이 되도록 게임만 하는 아들을 보는 게 힘들어

옥천에 있는 옥천 수생식물원인에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맛집은 과정중의 하나로 지나칠 수 없어서 그 지역 맛집인 친미라는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죠.

주 메뉴는 도토리 국수인데

두목은 저에게 비빔국수를 시키라고 하고 본인은 사골국수를 시킬테니 같이 나눠먹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사골국수가 먼저 나오고 좀 지나 비빔국수가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한 2~3분 쯤 지나 사골국수가 나오자마자 눈을 빛내며 폭풍 흡입을 하더니

다시 5분 후에 비빔국수가 나오니 다시 폭풍 흡입할 기세로 국수를 덮치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말 문자 그대로 전광석화 같은 손놀림이었습니다.

저런 커다란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저런 손놀림을 서커스에서 봤다면 장관이라고 박수까지 쳤을텐데

그 검고 큰, 먹구름 같은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얼굴을 할퀼듯이 달려드는 것을 보면 기분이 어떨까요??

저는 "그 비빔국수는 내가 시킨..."까지 말을 하다 미처 마무리 짓지를 못했습니다.

그깟 한끼 좀 덜먹으면 어떻습니까? 그 무엇도 목숨과는 바꿀 수 없는걸요.

저희 두목은 참 본능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걸 보면 인간이 야생동물과 가까워 지는데는 한계가 있는걸 새삼 느낍니다.

사람과 곰이 아무리 부둥켜 안고 장난을 치고 스킨쉽을 하다가도 먹이 앞에서 섭식행위를 가로막는

그 어떤 행위나 스킨쉽도 분노한 동물의 힘 앞에서는 갈대처럼 힘없이 바스러지니까요.

스킨쉽의 200배는 됨직한, 괴성을 동반한 타격에 의해요.

"애들을 아빠없이 자라게 하기 싫으면 언행에 각별히 신경써"

저는 알았다고 연신 고개를 조아렸죠.

그런데 수생식물원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고 사실 볼것도 그다지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보는 둥 마는 둥 대충 둘러보고 예상보다 일정을 빨리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두목이 저에게 넌지시

"아까 점심, 양이 좀 적었어?" 라고 묻는겁니다.

전 순간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복잡해 지는 걸 느꼈습니다. 또 무슨 트집을 잡을려고 그러나...

도무지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응 나도 사랑해"

두목의 곁눈질 찌릿~~

"음...그냥 사랑이 아니고 너무너무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이고 나발이고 양이 적었냐고???!!!!. 분위기에 안어울리게 어디서 사랑타령이야?? "

"몰라.........근데 왜??? 갑자기 미안해.......서??"

"미안 같은 소리하네..굴뚝빵이나 사줄테니 먹어"

그럼 그렇지. 아까 오던길에 지역 명물인 굴뚝빵을 눈여겨 봐둔 것이었어요...

"에이... 생각보다 별로 잖아.. 그러게 먹으라는 국수는 왜 안먹고 배고프다고 해서 사람 피곤하게"

저는 옆에 앉은 쭈니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쭈니는 뭔가가 석연치 않은 듯 고개를 갸웃했지만 평소와 비슷한 대화의 전개였던만큼

쭈니로부터 뭔가를 기대할수는 없었어요. 대신 저는 쭌이에게 속삭였죠.

쭌아 죄는 의지로부터 비롯된단다 그러므로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없지. 고로 아빠는 죄가 없다.

게임중독인 초등 4학년이 이해하기엔 무리였을까요??

저는 30년 이상 65kg의 몸무게를 유지중인데

두목에게 추월 당할 시기가 목전에 왔습니다.

만약 저희 부부가 그 어렵다는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내면 (저희에겐 무엇보다 쉬운)

다시 소식 전할께요.

일교차가 심하니 다들 감기조심 하시구요~~

엄마를 닮지 않아 날씬한 유니 쭈니의 사진입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20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