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서울숲 - 정호승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미카엘2015ㅣ설본
2024.11.27 16:39 | 조회 192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정호승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中에서

어느 인디언 부족은 나이를 물어볼 때 첫눈을 몇 번이나 맞으셨나요?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르신 연세를 물을 때 춘추(春秋)가 어떻게 되시나요? 즉 몇 번의 봄과 가을을 보내 셨나요? 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묻는 까닭은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정서적인 나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니 봄이 오는지 가는지 올 단풍이 얼마나 붉개 빛났는지 무엇보다 첫눈이 언제올까 기다리지 않는다면 나이를 허투루 먹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눈내리는 서울숲을 아내와 함께 거닐었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느라 미적거리면 앞서 걷던 아내는 경치좋은 곳을 봐두었다가 내게 넌즛이 알려줍니다. 오늘 보내드리는 사진이 바로 환상의 궁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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