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20대 위암4기, 탁사 내성, 임상과 마지막항암제

예당l위본
2024.11.30 09:07 | 조회 5.9k

안녕하세요! 20대 위암4기 환우 예당입니다!

제목을 보고 놀래서 들어오셨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좋지못한 소식을 가져와서 죄송할따름이예요

저는 탁사 3사이클을 끝으로 내성이 생겨 현재 입원중이고

극심한 옆구리(등쪽)통증이 심해서 마약성진통제를 맞으면서 통증 조절을 하고 있어요!

다음주에 펫시티 찍고 어떤약을 쓸지 정해진다고 해요

저와 잘 맞는 항암제 만나서 다시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길.. 아직 체력이 남아있으니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ㅎㅎ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많이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하루 빨리 제 몸과 잘 맞는 약 맞고,

다시 씩씩하게 이기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11월 28일 목요일

음.. 처음으로 글이 안적힌다 뭐라 시작을 해야할지..

우선 또 내성이 생겨서 항암제를 바꿔야한다

휴약기동안 소화가 안되는 느낌, 배꼽위 통증, 허리가 아팠다

먹는양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통증은 경미했는데

허리통증은 밤이 되면 심해져서 잠을 못 잘 정도였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치도 못한 입원에 엄마는 세종에서 서울, 서울에서 세종 또 세종에서 서울, 서울에서 세종

추운날씨에 무려 4번을 왔다갔다 해야만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아파야하는걸까 마음이 찢어질듯이 아팠다

저녁에 ct를 찍고 계속 금식 유지를 하라고 하셔서 물만 마시고 또다시 시작되는 옆구리가 찢어질듯한 통증에 시달렸다

현재 느껴지는 몸상태와 함께 또다시 올라간 종양수치,

대충 예상되는 ct결과를 애써 외면하고 생각을 하기가 싫어서 어차피 결과는 내일 나오니까 뇌를 멈춘상태로 그렇게 하루를 넘겼다

도대체 뭘 얼마나 더 아프고 노력해야하는건지

나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해주고 희생하고 있는 우리가족과 남자친구 모습이 계속 떠올라서 생각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그냥 푹 쉬고싶다

밤새 진통제를 두번이나 맞았는데도 통증은 그대로다


11월 29일 금요일

오전에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셨다

전날밤에 찍은 ct를 보니 단순한 췌장염은 아닌 것 같고 역시나 암들이 커져있었고 림프절이 부어서 배를 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정도면 많이 아플텐데 어떻게 참고있냐고,

낮엔 괜찮고 밤에만 통증이 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그게 아니라 낮에도 똑같이 아픈데 내가 통증에 너무 무디다고..

아프면 참지말고 말하라고 이제 마약성진통제를 맞으라고 하셨다

담당간호사쌤도 오셔서 다른사람들은 조금만 아파도 아프다고 그러는데 왜 그렇게 참는거냐고 이제는 아프면 아프다고 꼭 말해야한다고 한소릴 들었다 ㅎㅎ

나는 진짜 죽을만큼 아파야 모르핀을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는 참을 수 있는데.. 마약성진통제를 생각보다 빨리 맞게 된 것 같아서 씁쓸하다

암을 이겨내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이후로 강해진 나의 정신력은 고통마저 덜 느끼게 하나보다

결국 모르핀을 투여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펫시티를 찍기로했다

그리고 펫시티 결과를 보고 아무래도 항암제를 바꿔야할수도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우선 공식적으로 위암의 마지막 항암제인 이리노테칸이 아닌 임상을 먼저 권유해주셨고 임상조건이 맞게되면 임상에 들어간다

4사이클 하러 왔다가 갑자기 입원을 하고 한꺼번에 많은 일들이 몰려와서 머리가 아프다

교수님 설명듣고 난 직후에 두통이 심하게 오고 구토를했다

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탁사는 3사이클(총9번)으로 짧고 굵게 끝났다

종양수치가 정상까지 내려갔고 사랑니발치로 3주 항암을 못했고

야속하게 또 짧은시간 사이에 생긴 내성을 또 다시 겪으니 더이상 지난일은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도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이 무너진것처럼 울고 약하게 지쳐있는 모습은 나와 어울리지 않다

내 지난시간에 대한 후회도 없다

그저 빨리 현실로 들어오는 수 밖에

나한테는 안오겠지 했던 순간들.. 1차, 2차 항암치료하는 동안에는 이렇게 수술만 생각하면서 이겨내는게 맞다

긍정적으로 이겨내면 된다

생각해보니까 이번 휴약기동안 얼마나 내성때문에 불안해했는지

하루하루 일상을 즐기는 동시에 시도때도없이 이리노테칸을 검색하는 나를 억지로 제어시켜야만했다

이제 진짜 토하고 먹기 싫어도 토하면서 억지로 먹고 견뎌야하고

더 강하게 마음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을 위해

나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끝나지 않은 나와의 싸움

어떤 항암제를 맞을지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아무것도 정해진건 없지만 오늘은 임상 동의서에 이름 세글자를 적어 제출했고,

딱 하나 분명한 건 더 독하게 마음먹고 싸워야 한다는 것

감사하게도 아직 몸뚱이가 잘 버텨주고 있으니 이겨낼 수 있다

끝까지 내가 나를 놓지않으면 이겨낼 수 있다

이제 선택지가 얼마남지않았다

하루하루 목숨을 연장해가며 살아야 하는 삶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다시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고 건강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저에게 무너지지않고 이겨낼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다시 이겨낼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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