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기저귀에 변을 보는 데 익숙지 않은 환자의 병동생활 어려움

황조l췌보
2024.12.08 14:59 | 조회 1.8k

저희 엄마(84세)는 죽으면 죽었지 기저귀에는 변을 보기 싫다고 하시고

밥을 못 먹어 힘은 없어도 끝까지 저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에는 스스로 가시겠다는 태도이신데..

여기가 병원이고 엄마 이제 다리에 힘이 없고 비틀거려서 위험하다고 제발 그냥 보시면

금방 깔끔하게 싹 치워 드린다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소용이 없고... 그런 분이라

병동생활 정말 힘들군요. 지금 상주 보호자 교대해서 남편에게 넘겨주고 잠시 나와 있는데요.

날마다 화장실에 꼭 가야겠다는 엄마와 낙상 위험이 있으니 기저귀에 하시라는 간호사&요보사님들의 의견 충돌,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할 수 없었던 수없이 많은 시간이 떠오르면서 다시금 넋이 나가버릴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암환자이고, 급격하게 온 인지 저하가 있으시긴 하지만

자기 몸이 얼마나 예전같지 않은지 모르고 예전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세요.

하지만 병동에서는 80세 이상의 고령환자에 거동이 불편하면 대부분 기저귀에 변을 보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이고

환자에게도 당연히 그렇게 하기를 첫날부터 요구하더군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낙상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저도 알고요.

(낯선 환경에 혼란해진 엄마가 첫날부터 침대에서 일어서려고 해서 제가 허리가 나갈 정도로 있는힘을 다해 붙잡아서 도로 눕히는 일을 반복해야 했어요..)

병동마다 매뉴얼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든 미리 알아내지 못하고 들어온 저의 책임이 어쩌면 맞겠지요.

근데 문제는 그게 죽어도 싫은 환자가 있고 그게 우리 엄마였다는 것... 이었네요.

엄마는 그걸 너무 싫어하고 자존심 상해하셔서 매번 울부짖고 거부하며 몸부림을 치셨어요.

그러다가 화장실에서 몇 번의 이벤트가 있었고 소리를 지르며 섬망이 오고 처치실로 끌려 나가고

결국에는 손발이 묶이고...

저는 간호사님들에게 수도 없이 사죄를 해야 했고...

반대로 제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억울하게 비난하는 말도 들었고...

아무튼 너무 힘들어 울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냥... 저항 없이 기저귀에 자연스럽게 변을 보는 다른 환자 보호자들이 부러우면서도

엄마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하고

기저귀 문제 때문에 엄마 손발이 묶이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것도 딸로서 참 너무 힘든 일이더군요.

보호자님 지금 하나도 저희한테 도움이 안되고 있으시거든요... 라는 간호사의 말이

너무 너무 너무 서운하네요. 오늘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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