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년 6개월차 CT가 있었어요.
이른 아침에 갑자기 호들뭉치님으로 빙의가 되어
새삼스레 건강하게 한그릇 먹고
CT를 찍었지요.
CT가 내 지난날의 떡볶이 라이프를 못잡아내기를 바라면서요.
(이번 CT에 비하인드 스토리는 TIJ에서 다시 공개)
그리고 어제는 CT결과를 논의하고 피검사 등등을 위해서
종양내과 의사를 만났어요.
이제 4년 6개월차니까 저는 담담하고 당당하고 담대하게 물었습니다.
"이제 내년 6월이 마지막인데 그담부터는 몇년에 한번 CT찍는거야요~~?"
우리만이 아는 CT 스트레스가 종지부를 찍을 생각에
아니 미국은 의료보험시스템이 이상해서
이제 나를 방치하고 영원히 안찍어주는거 아닌가 하는 일면의 불안함으로.
종양내과 의사는 제 차트를 들어가서 보더니
나보다 더 담담하고 당당하고 담대하게 대답했어요.
"어, 너 아직 2026년 까지 CT 세 번 남았어!!!"
WHAT!!!!!
WHAT!!!
아니~~
(순간 조금전의 담대함은 쫄보버전으로 돌변)
2020년 7월에 진단받고 지금이 4년 6개월이면 내년이 마지막인데~~~~
의사는 활짝 웃으면서
"어~~ 항암 끝나고부터 세는거야. 너 항암치료 끝난날부터 5년~~~"
...........................
............................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내게 CT가 3번이나 더 남았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이 3년 6개월차란 말인데
나는 4년 6개월이라 믿고 그토록 당당하게 떡볶이를 먹어댔단 말이냐!
이 의사가 잘못 알고있는게 분명하다!
순간 말그대로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니~~ 3번을 더~~??아닌데~~~.
일단 진료실을 나와서 출입문 반대쪽으로 나가는 저에게
종양내과 의사는 하하 웃으면서 너 완전히 정신이 나갔구나 하더군요.
주차장에서 미친듯이 5년 완치관련 자료들을 검색하고 찾았어요.
헉.
하~
이럴수가~~
5년 완치라는 정의가 암 진단부터 계산한다는 것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생소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암진단 날로부터 5년 완치기준을 정하기도 하지만
키모 혹은 수술일 기준으로 5년 완치 기준지침을 따르는 병원도 있다고.
마음을 가다듬고 설명들을 읽어보니 어느정도 설득력 있는게
진단후 치료방법이 다르고
병기마다 조금씩 재발율도 다르고
수술먼저 하고 항암 혹은 항암부터 하고 수술 때로는 방사선하고 항암등등
프로토콜이 다르니까.
다시 말해 항암이건 수술이건 암에 관한 마지막 치료 종료일을 기준으로
5년 완치를 정하는게 가장 안전하다는 시각과 의견이 존재하고
이를 채택하는 의사들이 있다는.
(물론 날짜가 길어지니 더 안전하겠지요.)
하~ 그러나 4년 6개월이 지났다고 신나하던 저는
다시 3년 6개월차 추적관찰자가 되는 좌절감에
괜한 우울감까지....
냉장고에 한봉지 남은 신당동떡볶이를 마지막으로
떡볶이도 끊고
다시 착한 라이프로 돌아가야겠다는 부담감이 밀려들면서
이 추운겨울에 다시 만보걷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CT를 계속 찍어야하는 이것은 너무나 싫지만
5년 완치에 대해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고 마음을 긍정적으로 가져보면서
평생 조심하고 살아야하니까
뭐든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미국 사는 암환우의 사연을 공유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