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마음의 준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

할수있다우리는l대보
2025.02.06 17:01 | 조회 3.6k

2년 가까이 동행에서 살다시피 했던 보호자로서,

이런 글들이 보이면 마음이 괴로워 흐린 눈하고 악착같이 건너뛰었습니다만

결국엔 제가 이런 글을 쓰는 날이 오게 되었네요.

보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좋지 못한 내용이니 뒤로 가기 누르셔도 됩니다.)

호스피스 모신지 13일차,

엄마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 되었습니다.

눈을 뜨고 감는 동작조차 힘에 부치시는지 하루종일 잠을 주무시고,

가까스로 눈 한번 뜰라치면 그 초점도 제대로 맞지 않으십니다.

거동은 물론 말씀 하시는 것조차 힘들어 하시고,

의식 저하로 인한 잦은 섬망 증세도 보이시네요.

간병 보호사님께서 연방 엎치락뒤치락 해가며 기저귀를 갈아주실 때에도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가끔 정신이 드실 때면

“살려주세요.” 라며 어눌한 발음으로 힘겹게 목소리를 내십니다.

이내 곧 몰핀 맞기를 반복…

이게 불과 2주 사이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엄마께서는 지금 어린 아기가 되어버리셨어요.

호스피스 주치의께서는

엄마의 기력이 다음주엔 더 쇠해질 거라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씀 하십니다..

지금도 이미 쇠하신데,

여기서 더 어떻게 쇠해질 수 있다는 걸까요….

‘마음의 준비’ 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요…

앞으로 엄마를 더 못 보게 될 거라는 불안함과 내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니야..

그게 아니야…

사랑하는 우리 엄마..

내 자신보다도 더 사랑하는 우리 엄마..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고.. 안쓰럽고.. 가슴이 아파서..

엄마랑 나랑 같은 하늘 아래 살되 평생 못 보고 지내더라도 괜찮으니까,

그래도 되니까

제발

착하고 가여운 우리 엄마 좀 살려주면 좋겠다..

기적이라는 게 일어나서

우리 엄마 좀 다시 건강하게 해주면 좋겠다..

그래서 엄마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도, 평양 냉면도, 아이스크림도, 달달한 음료도, 뷔페 음식도 마음껏 먹었으면 좋겠다…

몇십억을 들여서라도 울 엄마 나을 수만 있다면

생 빚을 내어서라도 그렇게 할텐데…

유능한 의사 선생님들도 아직까지는 어찌할 방법이 없나봐 엄마…

아기가 된 가여운 엄마 옆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바보 천치는

오늘도 울면서 이렇게 기록만 남길 뿐이네..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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