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이고 의견입니다. 실제 지내던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시는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부부는 2023년 12월
췌장암4기 림프절전이 뼈전이 진단을 받고 항암을 진행하였습니다.
<2024년 12월 12일>
하루에 구토를 3번이상 하고 색깔도 녹색이라 서울 삼성병원 응급실을 갔습니다. CT를 포함한 여러검사 결과 복막전이로 인해 복수도 차있었고, 약간의 장폐색 증상도보인다고해서 입원결정이 내려지고, 금식을 하면서 응급실에서 병실이 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물조차 금식을 한지 2일, 그후에 금식이 풀려 미음을 하루먹고 괜찮아 다음날 죽을 먹었는데 다시 구토를 하여 또다시 금식ㅠㅠ
12월 17일 드디어 병실이 나서 2인실로 올라가게 되었고, 뼈 전이가 더 진행되서 나중에 못걸을수도있단 이야기에 방사선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고 방사선 치료를 하였습니다.
12월 22일이 결혼기념일인데 결혼기념일도 삼성병원 2인실에서 맞이하며 둘이 좋아져서 퇴원할수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며 아프지만 꾸준히 병실 복도를 걸어다니며 장이 풀리기를 바라면서 슬기로운 병원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대로 입원한채로 새해도 병실에서 맞이했고, 금식을 한지 3주 정도 지나니 몸무게가 급격히 내려갔고, 금식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구토를 하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콧줄을 끼게 되었습니다. 2025년 1월 담당 혈액종양내과 교수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서는 더이상의 항암치료는 체력적으로 힘들수있으니 항암을 중단하고 호스피스에서 통증관리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설득하시고, 저도 아내도 호스피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무서운 단어라는 생각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진지하게 찾아보고 상의해봤습니다.
아무도 없는 밤 늦은시간 아내를 휠체어에 태워 서울삼성병원 진료실 앞으로 가서 의자에 앉아 찢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호스피스에 가면 어떻겠냐고..
아내가 물어보더라구요 "그럼 호스피스는 혼자서 입원실에서 간병인과 지내야하냐고.."
저는 바로 답했습니다.
"그럴일 절대 없다고, 내가 알아보는 호스피스 전원 1순위는 무슨일이 있어도 24시간 같이 붙어있는곳으로만 알아보고 가겠다고.. 나는 그렇지 않으면 절대 호스피스를 가지않을것이다"
라고 말하니.. 아내가 그제서야 그럼 호스피스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눈물을 흘리면서 아내에게 처음으로 물어봤습니다.
"나와 결혼생활 하는게 즐거웠냐고.. 후회한적 없냐고.."
단한번도 후회한적 없다.고 대답해주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하나만 더 대답해달라고 했습니다.
"다음생에도 나와 결혼해줄거냐고"
아내가 "다음생에도 꼭 결혼할거고 그때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고 하더라구요"
그 대답을 듣고 그 자리에서 아내와 펑펑 울었습니다..
다음날 교수님께 병실밖에 나와서 호스피스를 가겠다고 별도로 얘기드리니 사전연명의료 서류 작성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마음의 준비할 시간을 조금 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서류 쓰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제 마음같아서는 어떻게든 옆에 있었으면 하는데 아픈채로 의식도없이 있는것은 아내나 장인어른 장모님이 원하시지 않더라구요.. 저도 마음을 먹고 이틀뒤 교수님께 물어봤습니다.
사전연명의료신청서 작성한다고 "조금의 소생이 될수있는 희망이 있으면 치료하는거죠? 그냥 포기하는거 아니죠" 했더니 절대 그런일 없고 의학적으로 더이상의 치료의미가없이 의식없이 산소호흡기에 매달리거나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CPR을 하지않는걸 의미하는거라고 이야기해주셔서 신청서에 작성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본격적으로 호스피스로 전원하기 위해 병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원한 조건은
1. 진통제만 주는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치료도 케어가 가능한곳 (치료라는것이 항암이나 방사선 이런것들을 바란건 아니고, 호스피스에서 복수나 흉수를 빼주거나 불편한게 생겼을때 병원이동없이 케어 가능한지)
2. 24시간 보호자가 상주할수있는지 + 가족들 면회가 자유로운지 + 거리 (처갓집+저희집이 좀 가까운곳으로 가고싶었습니다)
3. 병원이 너무 노후되지는 않았는지 (서울삼성병원에 있다보니까 어느정도 병원이 깨끗하고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4명 이상이 입원하는 병원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이런것들을 기준으로 삼고 알아보니 후보 호스피스가 몇군데 추려졌고 서울삼성병원과 상담을 하니 절차를 친절하게도 알려주시고 서류도 준비해주시고 연계된 호스피스는 예약도 해주시더라구요.. 제가 알아본바로는
호스피스를 가서 상담하기 위해서는
- 암 3~4기 내지 말기암으로써 치료가 더이상 불가하다는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가 필요합니다.
- 사전연명의료신청서 작성이 되어있어야 가능합니다. (안되어있으면 호스피스에서 작성해야합니다)
- 암 진단받고 지금까지 치료해온 검사결과 및 투약기록 등 서류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걸 가지고 첫번째 후보지였던 중랑구에 있는 서울의료원을 방문해서 상담했습니다. 처음 암에 걸릴때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시고선 서울의료원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서울의료원은 의식이없거나 정말 여명이 몇일 안남은 분들이 들어오시는경우가 대부분이라 아내가 젊은 나이에 입원했을때는 오히려 실망하거나 우울해질수가있다며 다른곳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다음날 두번째 후보지였던 원자력병원에 상담을 하러갔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의 이야기를 쭉 들으시고 다음날 바로 입원할수있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서울삼성병원 규모나 병원시설에 비해서는 두군데다 너무 작다 느껴졌지만, 통증조절과 어느정도 검사나 치료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바로 원자력병원 전원을 결정하고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에 가기전 일반병실에 하루이틀 입원하기로 결정을 한 상태여서 다음날인 2025년 1월 9일 서울삼성병원에서 퇴원하여 원자력병원 응급실로 아내와 함께 입원하였습니다.
당일 원자력병원 5층 일반병실 2인실에 입원했을때는 저나 아내나 솔직하게 서울삼성병원에 비해 시설도 많이 노후되고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1월 10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올라가게되었습니다.
같은건물 7층 유리자동문을 지나니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쓰여있는데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나무 꽃등 일반병실과는 전혀 다른 아주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병실은 3인실 여자 2개 / 3인실 남자 2개 / 1인실 5~6개 정도가 있었습니다. 가족실 이라고 가족들이 면회와서 같이 식사도 하고 크게 이야기도 나눌수있는 공간도 따로 있었습니다.
아내와 둘이 구경하며 너무 마음에 든다고 이야기했고 병실도 운이 좋은 시기였는지 3인실이지만 혼자입원해서 1인실처럼 사용을 했습니다. 우선 병실 모든게 깨끗하고 넓고 서울삼성병원 2인실보다 더할나위없이 좋은 병실이었습니다. 간호사선생님들은 2인 3교대 근무로 병실 바로앞 데스크에서 계속 왔다갔다 봐주시고 너무 친절했습니다.
첫날 아내가 가래가 목에 끼어 불편할때 가래좀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서울삼성병원에서 할때보다 안아프고 너무 편하게 잘해줘서 깜짝 놀랬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저도 요청하면서 내심 속으로 잘하실까.. 삼성병원보다 못해서 더 아파하진 않을까
걱정했던게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좋았던거는 혈액종양내과 교수님이 월~금 매일 오전 10시쯤으로 회진을 돌면서 아내 케어를 해주셨습니다. 처방이 더 필요한거는 더 해주고 엑스레이 검사도 굳이 1층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이동식 엑스레이 검사 기계를 가져와 1인실로 침대를 옮겨 찍어주는 섬세한 배려도 좋았습니다. 엑스레이 이외에 CT검사는 1층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서울삼성병원처럼 이동요원분이 오셔서 침대채로 이동해 CT찍는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면회가 자유로운점이 좋았습니다. 처갓집하고 가까운곳이여서 장인어른 장모님도 자주오셔서 필요한 물품도 자주 가져다주시고 아내와 많은 이야기나눌수있었습니다. 보호자 교대도 수기작성만 한다면 자유로운 편입니다.
호스피스에 온지 일주일정도 지났을쯤 아내가 이야기하더라구요, 정말 잘온거같다고.. 서울삼성병원에 있을때보다 몸도 훨씬 편하고 마음적으로도 편하고 좋다고 하더라구요
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에는 봉사해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최소 두분이 한조로 환자들 머리를 감겨주시더라구요, 정말 편하게 누워서 머리감겨주시고 말려주셨습니다. 감사해서 음료수 하나 드렸더니 받으면 다른환자분들이 부담느껴서 안된다고 절대 안받으시더라구요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오전에 음악치료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전 11시쯤되면 치료사분이 오셔서 건반을 쳐주면서 원하는 좋은 노래도 듣게 해주시고 같이 따라부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것만 하는게 아니라 그 뒤에는 오르골에서 소리가 나는 종이악보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어떤 종이악보를 만들까 아내와 상의하다 제가 아내에게 프로포즈할때 썼던 쿨의 아로하 라는 종이악보를 만들기로했고, 어려운 곡이라 치료사님이 일주일 숙제로 내주셨습니다. 아내가 펀치를 힘내서 양손으로 뚫으며 열심히 매일매일 숙제를 조금씩 해서 완성을 하고, 다음 음악치료 시간에 오르골에 종이악보를 넣어 제가 돌려가며 소리를 들었을때 너무 큰 감동에 돌리는중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치료사님도 감동했고 옆에 입원하신 할머님 어머님 두분다 너무 소리가 좋다고 칭찬도 많이해주셨습니다.
화요일 오후에는 원예치료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치료사님이 오셔서 화분을 하나 선물로 주시며, 앞으로 같이 잘 키워보자고 하시더라구요.. 수선화라고 조금 지나면 꽃이 필거라고 하셨고 4일정도 지나자 3송이정도 꽃이 아름답게 피더라구요, 집 문에 걸수있는 종소리나는 것도 만들고.. 아내나 환자분들이 정말 좋아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