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청매실을 본다
톡! 튀어 오를 듯한 푸른 살결
바람 타고 춤추며
싱그러운 기운을 팡팡 뿜어낸다
젊음이란 본래 그런 것
그냥 있기만 해도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시간마저 두근거리게 하는 순간
비록 풋내 진한 맛일지라도
설탕에 폭 안겨 단맛을 품고
고요한 술병 속에서
취할 만큼 깊어지리라
푸르던 날들이 어느새
황금빛 농익음으로 물들 때
청춘은 마침내 향기가 되고
우리는 그 맛을 기억하리
이옥란 시인의 <청춘, 매실처럼>
제가 사진을 취미로 갖게 된 것이 어언 십여년이 넘었습니다. 주로 꽃사진을 찍는 편이고 자주 가는 장소는 자전거 도로 주변의 크고 작은 공원입니다. 오래된 아파트나 조경을 잘 한 아파트도 자주 들리곤 합니다. 그래서 어느때 어느꽃이 피는지 빠삭하게 알고 있습니다. 화무십일홍이라 꽃이 열흘을 넘기지 않으니 꽃이 필 무렵이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피곤 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산딸나무이고 특히 핑크색 산딸나무 입니다. 하얀 산딸나무는 흔하게 볼 수있지만 미스 사토미라고 불리는 스텔라 핑크빛 산딸나무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나무가 근처 아파트 후미진 곳에 피어 있는데 제가 매년 빠지지 않고 들리는 일종의 성지입니다.
꽃이 필 무렵부터 이제나 저제나 살펴봤는데 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는 좀 늦게 피나부다 방심을 하고 한 열흘만에 들렀더니만 아 글씨 꽃이 다 떨어지고 몇송이만 남아 있더군요. 으찌나 속이 상하던지 열흘 전 멀리서만 흘깃 보고 간 것이 고마 화근이었다 후회를 했습니다. 그래도 사진 몇장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연한 스텔라 핑크색의 미스 사토미라 불리는 이 산딸나무는 이 꽃을 발견한 원예업자의 손녀이름이라고 하는데 일본 이름 사토미는 총명하고(사토) 아름답다(미)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탱탱한 청매실 같고 사토미 같았던 내 청춘은 이미 지난지 오래이고 바라기는 노년의 내 삶이 잘 숙성되어 황금빛으로 농익음으로 좋은 향기를 풍기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