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관악산 산책(위암 환자의 일상)

녹차2l위본
2025.06.23 08:36 | 조회 866

아침에 남편과 강아지 산책을 나왔습니다. 관악산쪽으로 조금 더 가고 싶은데 출근을 해야하는 남편은 그만 돌아가자고 합니다. 우선 집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관악산쪽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중간에 혼자 돌아가면 우리 강아지는 길에서 기다리거나 저를 따라오려고 낑낑댑니다.)

우리 강아지 아니고 산책길에 마주친 다른 강아지입니다.

수술 전에 주말에 관악산에 올라 서울대쪽으로 넘어간 적도 많았지만 수술 후에는 항상 입구 부근에서 멈추어 되돌아갑니다. 되돌아갈 힘이 남아있을 때 멈추어야 합니다.

길을 걸어가면서 포레스텔라의 음악을 듣는데 눈물이 나도록 좋네요. 샤걀의 꿈을 들으면 샤갈의 그림들이 떠오르고, in unaltra vita 들으며 다음 생에도 사랑하겠다는 말에 약간 감동도 하지만 만약 혹시 남편이 다음 생에도 만나자고 하면 욕을 한바가지 하는 상상을 합니다. 다음 생에는 제발 만나지 말자, 다음 생이 있다면 인간도 아닌 돌이나 나무로 가만히 있고 싶다. 혼자서 아무 말 없이~^^

아침의 신선한 공기, 습도, 물소리, 상쾌한 바람을 전하고 싶어 아침 먹기 전에 글을 올려요. 제가 요즘 글을 너무 자주 올리는데 집에서 쉬고 있어서 그래요. 다음 주에 복직하면 잠수 탈 거예요~^^

앞에 가파른 돌계단이 있어 내려갑니다. 지나가는 여자분들이 혹시 사월님일까 싶어 다시 보기도 합니다. 언젠가 만날 일이 있겠지요. 이미 만났는데 스쳐지나갔을수도~^^

이제 저는 아침 챙겨 먹고 점심에 만날 반가운 얼굴과의 약속을 준비합니다. 일주일의 달력이 꽉 차서 행복합니다.

운이 좋으면 다음 생에 돌멩이나 나무가 될 수도 있으니 이번 생에는 많이 돌아다니고 실컷 수다 떨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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