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손님’이라고 불렀던 제 표현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겁고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처음 쓸 때는, 암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앞이 캄캄하고, 숨쉬기도 버겁던 시절이었습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오던 그때, 저는 살아내기 위해 글을 붙잡았습니다.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주체할 수 없는 불안과 고통에 삼켜질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손님이라 부른 까닭은, 그것이 나를 찾아온 뜻밖의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는 손님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손님은 기쁘게 맞이하고 싶은 반가운 이일 수도 있고,
어떤 손님은 곁에 두기조차 힘든, 되도록이면 빨리 보내고 싶은 이일 수도 있지요.
때로는 그 손님으로 인해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그저 외면하고 싶을 뿐일 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또 때마다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다르기에, 저 역시 저만의 방식으로 암을 부르려 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완치 판정을 받았으니 이제는 괜찮을 거라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병원에서는 완치라는 단어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하루하루는 여전히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입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화장실을 수없이 오가고,
장루 수술의 후유증으로 배앓이를 하며 등을 구부릴 때도 많습니다.
가끔은 항문 조절이 되지 않아 예기치 못한 실수로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몸에선 암을 떼어냈지만, 제 마음과 일상은 여전히 그 그림자를 품고 살아갑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하나였습니다.
우리 모두 살아가며 원치 않는 손님을 맞이합니다.
그 손님 때문에 울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독히도 버티며 하루를 견뎌냅니다.
어떤 이는 그 손님으로 인해 더 단단해지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손님으로 인해 너무나 지치고 무너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암이라는 손님 덕분에,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았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작은 기쁨과 사람의 따스함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손님을 미워하고, 두려워하고, 때로는 잊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흔들리고 무너지는 저 자신조차 안아주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너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말로 아픔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저 각자의 고통과 싸우며 하루를 살아내는 모든 분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서로의 상처를 알아주고, 손을 잡아주며, 회복을 향해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의 부족한 표현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셨던 분들께, 부디 이 진심이 닿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에 더 많은 평안과 회복이 깃들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