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들하신가요?
지난해 6월 초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마지막 글을 올린 후 간간히 제 글에 댓글 주시는 분들 댓글만 읽고 카페 출입을 안했었는데 급 이 더위에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들, 그리고 간병으로 함께 하시는 환우가족분들 생각이 나 오랜만에 들어와봤습니다.
주변에 가족 중 암환우를 둔 지인들이 있고 그분들이 힘들어하시는 걸 보면서 먼저 겪었던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을 해드리고 싶지만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선을 넘는 조언일 거 같아서 정말 말을 많이 아끼는 편이긴 해요~ 때론 좀 어떠셔? 라고 묻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거 같아서...
저는 사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엄청 돈독한 편은 아니였어요. 중매로 결혼하신 부모님은 이혼 위기가 몇 번 올만큼 많이 싸우셨고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아버지가 미워 철들고 나서는 아버지랑 크게 대화한 적도 없었던 거 같아요.
고집이 세고 내 말이 정답이고 헤비스모커에 젊으실 적엔 바람에 도박에 안한 거 없으시고...
제가 오죽하면 아빠같은 사람 만날까 무서워서 결혼하기 싫다 할 정도로...
오빠 결혼 전에 크게 싸우셔서 이혼하겠다 하시며 결혼식날까지 대화없이 몇개월을 보내신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이혼안하신 이유 자녀에게 흠이 되면 안된다가 제일 큰 이유셨고..
그리고 어머니왈 그 더러운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생활력 강한 거 하나때문에 그나마 지금껏 살았다였습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러 가셨구요, 가끔 하루 쉬고 가족끼리 어디 외식이라도 하러 가자해도 일이 잡히면 본인 빼고 외식하라고 하실 정도였죠.
아버지가 암 판정 받기 전, 진짜 갑자기 오빠가 우리가 성인되고 나서 찍은 가족사진이 없다고 가족사진을 찍자 하더라구요. 아버지가 이렇게 될 줄 알고 한 게 아닌데 지나고 보니 먼가 촉이 왔었나 싶기도 하고..ㅎ
집 근처 사진관 이벤트로 저렴한 가격에 찍을 수 있으니 그래, 함 찍어보자 했었는데 역시나 아버지는 일이 잡히자 가족사진 찍는 걸 미루시더라구요. 또 찍을 기회가 있겠지 하고 미룬 게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너무나도 후회가 되더군요..
사실 아버지의 특성때문에 오빠네 집에 아버지는 단 한번도 가보신 적이 없으세요...
(담배핌->기차 두시간 반 타는 것도 못 견디심, 가래침 뱉기, 화장실 더럽게 쓰기 등등으로....그리고 일욕심으로..)
오빠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자신의 집에 한번도 아버지를 모신 적이 없다는게 가슴에 맺힌다고 하더라구요.
저 역시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담배때문에 해외로는 못 나가지만(비행기 타는 시간을 못 버티심) 크루즈 여행은 보내달라 하셨었거든요. 그게 아니면 제주도라도 가자 그랬었는데 가족끼리 진짜 여행을 못간게 좀 한스럽더라구요.. 제가 어머니 모시고는 해마다 해외든 국내든 여행을 다녔었는데 아버지랑은 철들고는 한번도 없었어요..
일만 하다 돌아가신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좋아하시는 영화라도 더 실컷 보여드릴걸..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오빠가 아버지 납골당에 넣을 사진을 찾아보니 성인되고 우리 가족이 찍은 사진도 없고 가족여행간 적도 없는게 아쉽다.. 지금이라도 우리 가족 여행을 가자 이래서 1월에 오빠랑 저 어머니 딱 셋이서만 서울에서 하루 놀고 지난 6월에는 아버지 기일 제사 지내고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너무 힘들면서도 또 이런 시간을 가지니까 좋더라구요..여행 다녀와서 찍은 사진이랑 영상 보는데 먼가 많이 먹먹해졌어요..
암튼.. 아버지랑 그렇게 돈독한 사이가 아니여서 저는 금방 적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
빈자리는 정말 크더라구요... 1년간 제 꿈에 자주 나오셔서 여행 가고 싶다... 고기 먹고 싶다 할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아빠 이제는 안아프냐고 아프지말라고 해도 한동안은 아픈 모습으로 나오시다가 또 최근에는 이제 안아프니 여행가자 이러시고...
아버지한테 못했던 것만 계속 생각나고.. 이랬으면 좋았을까? 하는 후회도 되고...
너무 짧은 투병과 함께 돌아가셨기에 멀 해볼 틈도 없었지만 그나마 제가 잘했다 생각하는건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아버지 곁을 쭉 지켜드렸다는 거예요.. 물론 의식이 온전치 못해서 제가 곁에 있다는 걸 인지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지인에게는 못하는 말 여기라도 풀어봅니다.
어머니를 돌보느라 정작 제 안의 공허함을 못 다뤄서 어느 날 갑자기 쿵 하고 올때도 있더라구요..
저랑 떨어지면 불안해하시는 어머니때문에(아버지 돌아가시고 원래 있던 불안장애가 커지셨어요..)
개인약속 생겨도 다 피했고 일 끝나면 바로 퇴근해서 어머니랑 시간 보내고 그랬어요.
그러다 혼자 있는 밤이 되면 이런 저런 생각에 끝도 없이 동굴로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의 해결책이라고 해야하나 제가 좋아하는 걸로 풀어야겠다 싶어서 어머니 모시고 계속 여행 다니는 중입니다. 버는 돈 다 여행비로 열심히 소비중이예요ㅎㅎ
여행 가서 영상도 많이 남길려고 고프로 같은? 카메라도 샀어요ㅎㅎ
갔다와서 영상 편집해서 어머니 보여드리면 너무나 좋아하시기도 하고ㅎㅎ
나중에 진짜 어머니한테만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저한테도 금융치료 하구요ㅎㅎ
오랜 간병으로 지치신 환우 가족분들 많이 힘드신 거 알아요.. 해외가 아니라도 국내 집 가까운 거리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시며 본인도, 환우분도 리프레쉬 되는 시간도 보내시길 바랍니다.
환우분 간병 중요하지만 내가 없어지면 더 버티기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러니 나를 위한 시간도 꼭 가지시길 바래요..
그리고 저는 아주 돈독한 사이가 아니였는데도 아직까지 빈자리를 느끼는데 돈독한 사이셨던 분들은 아마 후폭풍이 너무나도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저도 버텨내볼게요. 다들 모두 힘내셨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