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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양
병
원
사
물
함
군대에선 관물대 문을 열면
가족사진 애인사진 아이돌 브로마이드가
세상 가장 소중한 듯 붙어 있었다.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그 사진 하나로 위로를 삼았으니까.
그런데 병원 사물함은 좀 다르다.
거긴 온통 약이다.
정확히 말하면
영양제 면역치료 보조제 건강식품들이다.
비타민 C부터 시작해
기능성 분말 정체불명의 즙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에 좋다’는 약까지
종류도 참 다채롭다.
누가 보면 작은 약국 하나 차린 줄 알겠다.
누군가는 군 생활을
사진 한 장에 기대 견디고
또 누군가는 병상 위에서
이 약 하나에 희망을 건다.
“이 중 하나쯤은 제발 나를 살려줘.”
그 바람을 담아
오늘도 사물함 문이 살짝 열린다.
그리고 또 한 병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조심스럽게 들어앉는다.
치료는 의사에게 맡기지만
희망은 스스로 챙겨 넣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