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무거운 습기가 걷히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짧은 계절의 틈새에서 시간의 흐름을 오감으로 느껴봅니다
커피를 내리며 창밖을 바라보다
잠시 멈추어 서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늘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이런 짧은 고요가 오히려 더 소중하네요
아들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기숙사 생활 중입니다
고등학생이 되니..
토요일 오후에 집에 왔다가
일요일이면 다시 짐을 챙겨 학교로 돌아가요
그렇게 집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남짓..
1주일을 다 합쳐도 24시간이 채 되지 않네요
사춘기 고등학생 아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아내가 남들보다는 조금 편하리라 여겼는데..
직장생활에, 수시로 아들 호출에 학교를 오가고
아들이 집에 오면, 일주일간 밀린 빨래에
필요한 것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어
남들 쉬는 주말이 오히려 전쟁이에요..
주말에 충분한 쉼을 가지지 못하니
피로는 계속 누적되어 가는듯 합니다
이런 일상을 겪으며, 늘 마음이 걸리는 것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아들과 함께하는 두끼의 식사마저
외식으로 일관하니.. 미안한 마음이..
생각해 보니, 그런 시간이 꽤 길었네요
우리가 자라면서 그랬던 것 처럼
집을 떠나 생활하는 아들에게도
"그리운 집밥" 이라는 것이 있을까?
입맛이 없을때 생각나는..
어머니의 경상도식 소고기 국밥, 갱시기죽..
아들에게도
집, 엄마, 아빠 하면 떠오르는 따뜻한 밥상
자신을 위해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던 아빠의 모습
‘집밥’이라는 걸 기억 속에 심어주고 싶다는 욕심
특별한 날이 아니면
우리집에서는 더 이상 외식은 없다 선포하고 말았네요
주말마다 독박 식사준비 신세가 되고 말았지만
집 안 가득 퍼지는 음식 냄새
식탁 위에 놓인 따끈한 밥 한 그릇
언젠가 아들이 먼 훗날 우리를 떠올릴 때,
“집밥”이라는 기억이 가장 먼저 찾아와주길 바라면서..
이번 주엔 뭘 해줄까?
어떤 맛을 남겨주면 좋을까?
메뉴를 고르고, 레시피를 보고, 재료를 준비하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기다림이 되어가고 있어요
사춘기 무뚝뚝한 아들의 리액션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