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 친구분들께 연락을 드리는 게 나을까요?

눈송이l췌보
2025.09.14 23:49 | 조회 2.7k

안녕하세요 글은 처음으로 써봅니다.

저희 엄마는 나이 60에 췌장암 말기세요.

7월 초에 세브란스에서 연명치료 중단 강력권고... 이후

지방의 시설 좋은 일반 병원 입원실에서 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저번주까지만해도 암성통증은 수액 진통제로 조절하며 지내다가

의사선생님의 권유 및 엄마의 동의하에 이번주 수요일부터 펜타닐 패치 추가했어요.

패치 붙이기 전에는 아픈 것만 제외하면 눈빛도 또렷하고 말도 잘하시고 주변 사람들과 전화도 했었는데

패치 붙인 직후부터 섬망 증세가 생겼습니다.

현재 24시간 중 23시간 이상을 자는데 한번씩 화들짝 깨어서 꿈 속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그때마다 전 엄마 놀라지마라고 차분하게 대답하거나 꿈꾼거라고 안심시켜드리고 있어요.

그러다가 어제 아침,

엄마가 화장실가고 싶다하셔서 평소처럼 제 부축받으며 걸어가시다가

엄마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으셨어요.

제가 부축하고 있었어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본인 힘이 이만큼 없다는 것에 심적 충격이 있으신 듯 해요.

어찌저찌 간호사분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타서 용변을 보고 왔는데

엄마가 '이제 소변줄 해야하나봐'라고 하시더라구요.

엄마의 저 발언 이후, 어제 오늘 48시간 내로 엄마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지신게 느껴집니다.

원랜 주말에 지인분들 문병오시면 많은 말은 못해도 안부 인사 정도는 했었는데

지금은 패치때문인지 눈 뜨고 지켜보기도 어려워하세요.

잠깐 눈 떴다가 바로 잠에 빠져버립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아빠가 저와 동생을 불러서 말씀하시더군요...

사실 세브란스에서 마지막 진료 받았을 때 2개월 정도 바라본다고 했었다고...

지금은 그때부터 2개월하고 보름 정도가 지났으니 언제 갑자기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 몰랐어요.

그저 엄마가 마약성 진통제때문에 이런 증상을 겪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임종 전 증상이라면 정말 시간이 안 남았다는 거잖아요...

불현듯 엄마가 금요일 밤에 저랑 단 둘이 있을때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 이런 말을 했던게 떠올랐어요.

- 인삿말도 못하고 가네

- 무슨 인삿말?

- 엄마 이제 금방 떠나

- 아니야 엄마 안 떠나 아직 한참 남았어 괜찮아 내가 옆에 있잖아

- 그래 너만 믿으마

엄마가 무서운 꿈을 꿔서 이런 말을 한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가 정말 자기의 시간을 느낀거라면,

이제 영영 못 보기 전에 엄마의 친한 친구나 형제들에게 연락을해서

평일이라 힘들어도 최대한 빨리 얼굴보러 왔다가라고 연락을 드리는게 나을까요?

자식들이 아직 호강 못 시켜 드렸는데, 은퇴하고 제주도 한달살기 하고싶어했는데,

맨날 짜증내고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실은 너무너무 아끼고 사랑한다고 제대로 얘기도 못했는데...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어떻게 해드려야 후회없이 보내드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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