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동안 은퇴한 백수 두 명은
할 일이 없어 몸살이 날 지경이었어요.
맨날 집에 있는건 똑같은데 휴일과 평일이
왜 이렇게 차이나게 느껴지는지...
오늘은 또 뭘 할까?
비가 안 오면 그래도 바깥 구경을 나갔을텐데
비가 와서 갈 데도 별로 없었구요.ㅠㅠ
10시 30분경 쯤 딸 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얘가 왜 아침부터 전화를 했나하고 의아한 맘으로
받았더니 나보고 장어도시락 좋아하냐구요
당연히 좋아하지~~~ 아빠도 좋아하구~~~
그랬더니 잠실에서 장어도시락 먹자구요.
이 전화 한통으로 자칫 무미건조 할 뻔한 하루가
반전되었어요. 사실 우리 집 근처에도 장어도시락
괜찮은 집이 있거든요. 잠실까지 가는게 좀 멀긴
하지만(지하철 검색했더니 도보 포함 65~70분)
무료함도 날리고 맛있는 점심도 대접받고.
신나게 출발했는데 오랜만에 롯데월드몰에 갔더니
정말 많이 변했네요. 강남구민에서 강서구민이
된지 벌써 30년이네요. 그 당시도 복잡했지만
우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깜짝 놀랬어요.
딸은 미리 와 있고 내가 도착했을 땐 대기 5팀.
6층이 거의 음식점인데 메밀소바집 대기 줄이
가장 길더라구요
차례가 되어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식사가 나왔어요. 근데 장어가 좀 얇고 너무 잘게 잘라
놔서 맘엔 안 찼지만 그래도 잘 먹었어요.
난 원래 밥은 잘 안 먹는데 1/4을 먹었고
장어는 물론 다 먹었지요.
우리 동네랑 약간 다른 스타일인데 그런대로
괜찮았어요. 딸도 수원에서 지하철 타고 왔다는데
우리랑 시간이 비슷하게 걸렸더군요
사진을 미리 찍었어야 되는데 먹는데 급급해서 1/4을 덜어낸 후에 찍어서 사진이 맘에 안듦.
잘 먹고 모둠 튀김도 하나 시켜 먹었구요.
아이스크림집에 갔는데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녹차아이스크림이라 나는 아이스말차라테망고를 시켜먹었죠.
대접을 받았으니 보답을 하느라 '자라'아동복에
가서 손자 카고 바지를 사줬어요. 내 바지도 하나
사야 하는데 애들이 바지 사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지쳐서 여성복 코너는 못 갔어요.
우린 애들 쇼핑하는거 기다리는 동안 점점 피곤해져서 바지만 사주고 바로 탈출했어요.
사람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기운이 빠지는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죠.
다행히 지하철 급행은 앉아서 왔어요.
살짝 졸면서...
내일은 하루 집에서 푹 쉬고,
모레는 여동생이 온다니 반갑지만 벌써 기운이
빠지는거 같아요.
수다 떠는게 에너지 소모가 엄청 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