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항암 방학 8개월월을 접어들며.

휘아트l직본
2025.10.19 15:33 | 조회 1.9k

안녕하세요.

직장암 4기 다발성 폐전이 항암 방학 중인 휘아트입니다.

오랜만에 동행에 안부를 남겨요.

사실 8월 진료 후 글을 쓰려고 했는데

상황이 안좋아지신 분들, 하늘에 별이 되신 분들께

제 사소한 걱정이 배부른 투정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글을 주저하게 만들었어요.

항암 경과가 좋아 2월부터 항암방학을 맞이하게 된 저는

3개월주기로 받은 두번의 CT를 잘 넘어가면서 감사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8월은 제가 4기 진단을 받은지 1년이 되는 시점이었구요.

1년만에 내시경을 진행하고 방학 중 세번째 CT를 촬영했습니다.

내시경 진행해주신 선생님은 흔적도 찾기 힘들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나서 CT촬영을 했는데..

내시경 결과가 너무 좋아 의심없이 진료를 본 제게.. 선생님은

폐에 있던 애가 조금 통통해졌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통통.. 또르르

아차. 내가 4기 주제에 일반인인양 너무 방심했구나.

하는 현타가 오더라구요.

그때 동행에 와서 쓰게 될 제 글이

더 아프신 분들, 여전히 치료중이신 분들, 부작용에 힘드신 분들. 그리고 별이 되신 분들께

혹여 누가 되지 않을까

죄송한 마음이 들어 글을 쓰는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당연히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열심히 현생을 살고 있어요.^___^

방학 중 제가 지키고자 했던 많은 것들 중 중요한 한가지.

다시 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때 내가 왜그랬지 하는 후회가 없는 방학을 보내보자는 거였어요.

그만큼 열심히 살고 싶었고.

약간의 일탈에 대해 제자신을 자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가오는 11월.. 저는 방학 중 네번째 CT를 앞두고 있어요.

선생님은 요때 다시 판단해보자고.

혹 더 커졌으면 방사선을 할지 항암을 할지 고려해보자고 하셨어요.

처음 폐전이때는 방사선도 불가능했는데 방사선이라는 선택지가 그래도 생겼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지내온 일상을 전하며 11월 검진 후 결과 보고하겠습니다. ^___^

선물받은 티켓으로. 거부하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친구들과 싸이 콘서트를 다녀왔어요. 복받은 뇨자

아들이 입대를 하고 지금은 자대배치까지 끝났어요.. 울었냐는 질문 백만번. 네 저 안울었어요. ㅋㅋ

하루에 두세번은 올리브오일만 뿌려 식전에 샐러드를 먹어요. 드레싱에 질리기 싫어 드레싱은 먹지 않습니다.

샐러드 + 블루베리 + 견과류 + 제철과일

단음식이 땡겨 요즘은 건강하게 쿠키를 만들까 시도도 해보고 있습니다.

운동도 빼놓지 않아요.

오전에 근력과 유산소, 저녁에는 걷기만 했는데 일주일전부터 런데이를 이용해 걷뛰 시작했어요.

약간 운동에 강박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먹는건 완벽하게 지키는게 잘 안되니 운동이라도..

저는 항암 방학 후 항암을 안하는 불안한 마음때문에 초반 열심히 식단울 했더니 입맛이 없어지며 살이 많이 빠졌어요.

(키 172, 진단전 72-> 항암중 65전후 -> 항암 방학 57 전후)

요즘은 이것저것 잘먹었더니(반성) 다시 살이 좀 찌고 있습니다.

틈나면 취미행활도 하고 여행도 갑니다.

일도 하고 있구요

움직임이 힘겹게 투병하시는 환우님과 보호자분들께. 이 글이 누가 되지를 않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저같은 환우분들께 이런 일상도 가능함이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기를 또한 바래봅니다.

이 짧은 가을.

좋은 계절이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신은 선하고 슬퍼하는 신이야"

- 희랍어 시간, 한강-

많은 분들이 하늘에 별이 되었어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선하신 나의 하느님..

더는 동행의 내 다정한 친구들을 아프게 마시고.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Naver
목록으로

댓글

54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