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걱정만 가득. 간병 문제. 하소연

무탈이행복
2025.12.05 13:01 | 조회 1.8k

안녕하세요.

여기는 강원도구요~.아빠(78세)는 올해 4월 담도암 진단을 받으셨고, 수술이 불가능해 아산병원에서 임핀지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석 달도 되기 전에 내성이 생겨 약을 오니바이드로 변경했고, 그때부터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10월부터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부작용이 심해져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여동생이 고1 아들도 두고 자진해서 간병을 하러 내려왔는데, 열흘 정도 간병을 하던 중 마음이 크게 상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여동생이 아빠를 휠체어로 모시고 다니다 어깨 통증이 심해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조금 늦게 병실에 도착했는데, 아빠가 “놀러왔냐고 하면서 간병 필요없으니 이제는 돌아가라”며 여동생에게 화를 내신 일이 있었습니다. 엄마와 여동생이 번갈아 간병했는데, 공백이 두 시간 정도 생긴 사이 아빠가 급하게 화장실을 가시려다 스스로 휠체어에 타려고 애쓰셨고, 결국 같은 병실 환자분이 화장실에 데려다주셨다고 합니다. 아빠는 변비가 있어 오래 걸리는데, 그분은 아빠 볼일이 끝날 때까지 20분 넘게 기다리셨고, 다시 병실로 모시려는 순간 간호사에게 “환자끼리 휠체어를 밀어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아빠께 큰 민망함과 미안함으로 남았는지, 돌아온 여동생에게 화를 쏟아내셨고 결국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여동생이 계속 사과드리면서 상황을 수습했지만 마음의 상처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후 아빠는 퇴원 후 아산병원에 갔으나 항암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 다시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하셨고, 간병인을 불렀지만 아빠의 상태를 보고 “본인은 케어하기 어렵겠다”며 그냥 돌아가셨습니다.

아빠는 체격이 있으신데 다리에 힘이 없어 혼자 일어나지 못하시는 상황이었고, 화장실에서 일어나지 못해 간호사가 겨드랑이를 끼고 억지로 부축하는 과정에서 갈비뼈가 4개나 골절되는 사고까지 생겼습니다. 결국 엄마가 다시 여동생을 부르게 되었고, 여동생은 집에 다녀온 지 이틀만에 또 아빠를 간병하러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작은 갈등과 서운함이 계속 반복되었고, 여동생은 “아빠는 나만 원수로 기억할 것 같다”며 또 마음이 상한 채 돌아갔습니다.

저는 타지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 주말에만 아빠를 찾아뵙지만, 잠깐 얼굴만 보고 오는 것이 죄송해 용돈도 드리고 면회 오신 분들께 식사하시라고 조심스레 챙기곤 합니다. 그러면 아빠는 가족 단톡방에서 “손님들 앞에서 위신이 섰다”, “역시 너는 센스가 있다”라는 말만 하셔서, 저도 미안하고 여동생도 서운한 감정이 쌓여갔습니다.

여동생은 간병 중 면회 손님이 온다고 해서 아빠께 미리 “뭘 준비하면 좋겠냐”고 물었고, 아빠는 “음료수 한 병이면 된다, 신경쓰지 마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손님들이 돌아간 뒤에는 “너는 왜 이렇게 센스가 없냐, 돈이 그렇게 없냐”고 꾸중을 하셨고, 여동생이 “아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잖아요”라고 말하자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낸다”며 또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그렇게 12일간의 입원을 마치고 다시 아산병원으로 갔고, 용량을 줄여 항암을 진행했지만 며칠 지나 몸 상태가 너무 나빠져 다시 입원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어렵게 간병인을 구했지만, 아빠는 정신은 온전하시면서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게 자존심에 많이 상하셨는지 화장실 도움을 받는 것도 힘들어하셨습니다. 복통이 심해 일주일 넘게 고생하셨고 식사도 거의 못하셨습니다. 가족들이 면회 가면 “차라리 죽고 싶다”는 말씀만 하셔서 모두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픈 아빠를 방치하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도 컸습니다.

며칠 전 다시 항암 일정이 다가와 퇴원을 해야 했는데, 각자 사정으로 챙겨드릴 사람이 없어 결국 또 여동생이 내려와 퇴원 절차와 아산병원 방문을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항암을 또 못하고 다시 집으로 내려오셨고, 여동생은 자기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잠깐 있는 동안에도 또 “왜 화를 내냐”며 아빠께 혼나서, 결국 여동생은 “다음부터는 그냥 손님처럼만 오겠다”고 할 정도로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현재는 집에서 엄마와 계신데, 엄마는 아빠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면서 짜증이 쌓이신 상태입니다. 엄마 역시 몇 년 전 위암 수술 후 후유증으로 식사도 잘 못하시고 근력이 빠져 다리 힘도 약합니다. 본인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아빠 간병까지 하며 많이 지친 모습입니다.

저도 몇 년 전 유방암 치료(수술·항암·방사선)를 마치고 지금 항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며, 직장도 있어 체력과 재발 걱정 때문에 간병을 전적으로 맡을 자신이 없습니다. 장거리 운전도 못해 남편이 대신 부모님 진료·퇴원 시 동행해주고 있습니다. 아빠 보험 청구나 오니바이드 환급 신청, 간병인 구인 등 행정적인 부분은 제가 하고 있습니다.

아산병원에 갈 때마다 서울에 사는 막내 여동생이 부모님을 챙기고, 남동생은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살아 평소 자주 들르며 병원 이동을 돕고 있습니다. 저희 4남매는 “각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서로 원망하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아빠의 투병이 길어지면서 정말 이 약속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 점점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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