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테드형의 항암종결 스토리

테드형 l 위본대본
2026.01.09 03:07 | 조회 4.1k

25년 12월3일 항암 65차 날에 혈종과에서 항암 중단제안.

26년 1월7일 대장항문외과에서도 항암 오래했다며 추적검사하자고 하심. 단 담달에 내시경과 시티, 간엠알 은 해보자고 하심. 다음주엔 케모포트 제거예정.

안녕하세요. 테드형입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에게도 3여년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시간을 드디어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항암을 중단한지 한달 여 지나긴 했지만 아직 드라마틱한 몸의 변화는 느끼지는 못하고 머리속과 얼굴 그리고 상체쪽에 가득했던 피부염이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이제 다시는 항암을 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게 다들 아시다시피 맘대로 이루어지는건 아니잖아요?

그동안 항암스토리를 쭉 다시보며 간략히 정리해보려구요.

2022년 7월 남극기지근무를 위해 출국전 검사에서 조기위암이 발견되었습니다. 간단히 입원하여 ESD 시술하고 4일만에 퇴원했었죠. 그리고 계속 출국준비하다가 11월에 대장암 다발성간전이로 4기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간에 보이는건 11개로 분포가 넓어서 수술불가로 빠르게 간조직검사와 유전자검사 케모시술로 바로 22년12월1일부터 폴폭스+얼비툭스 조합으로 1차항암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당시 극지연구소와 연계되어있던 가천대길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서울에 메이져병원도 가보길 권유하였지만 그냥 빠르게 항암을 시작하는것이 맞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실 삼성에서 한번 거부를 받고는 그냥 전원은 포기하고 있었죠.

당시에 몸에서 특이증상은 없었으나 오른쪽 늑골하부 즉 간쪽이 결리는 느낌이 있긴했습니다.

인천송도의 주거를 다 정리하고 연고도 없던 포항으로 내려와서 편도 6시간씩 자가운전을 해가며 항암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처음엔 부작용을 몰랐지만 제게도 오심과 피부염, 탈모, 구내염, 변비와 설사등 가지가지 부작용이 찾아오더군요. 혼자서 장거리운전 또는 항공편으로 왔다갔다 하는게 무리라 판단되어 항암8회차부터 칠곡경북대병원 으로 전원하여 계속 항암을 이어갔습니다.

첫진단 때의 두려움과 공포감은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항암이 지속되자 몸은 다운다운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옥살리플라틴도 계속 맞고 있었기에 손발저림과 감각둔화로 걷기도 힘들때가 있었죠.

처음 석달정도는 거의 침대에서 나오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걷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발바닥이 절반정도 감각이 없으니 그조차도 쉽지않았지만 거의 매일 걸었지요. 바닷가 맨발걷기를 포함해 초반엔 거의 매일걷고 동행에서 많은 분들께 조언과 격려를 받으며 하루하루 버텼던거 같습니다.

다행히도 항암효과가 있어서 간에 있던 암들이 크기가 조금씩 작아지며 변화가 있었고 23년말에는 간방사선치료도 추가로 받았습니다. 그렇게 2주간격으로 40회차까지 맞고나서 24년 6월말에 s결장절제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간은 그때 영상으로는 거의 안나올정도까지 암들은 보이지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해서 요양병원에 열흘쯤 또 있었죠. 집으로 돌아온지 한달뒤쯤 극심한 복통으로

119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응급실을 네차례정도 간거 같은데 정말 응급실은 싫으네요....담도결석이라해서 췌담관내시경으로 제거하다가 괴사성췌장염으로 장기입원을 했었죠.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는데 동행분들의 도움으로 잘 넘기고 퇴원해서 다시 항암을 시작했죠. 그렇게 그렇게 수술 후 24차례 항암을 더하고서야 항암을 멈출 수 있었네요.

정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힘들게 버티며 여기까지 온게 믿기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 여명 1년이란 소리를 들었을 땐 숨이 막혀서 말도 안나올지경이었는데...

이모든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제일 큰 영향이 동행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간 알고지내던 많은 분들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아직 힘들게 싸우고 계시는 분들도 많아서 하하호호 신나게 웃고 떠들 수는 없지만 저같은 사례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한 항암스토리를 이제는 끝내보려합니다.

아직 완치된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보려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지금 많이 힘드신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을 위해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요즘 목감기가 또 유행이라고 하네요. 항상 컨디션 잘 유지하시고 치료 잘받으시길 바랍니다. 같이 계속해서 화이팅하시죠.

저도 개딸 테리와 함께 앞으로의 나날을 구상해보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1.7 진료대기실서 순번을 기다리며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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