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눈꽃-류시화 -동작 현충원의 설경

미카엘2015ㅣ설본
2026.01.19 17:32 | 조회 120

눈꽃

류시화

잎이 저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리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내린 모습을 확인하고 수동 렌즈로 갈아 끼운 카메라를 챙긴 후 서둘러 동작 현충원으로 갔습니다. 수동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조리개를 손으로 조이는 맛이 놀음판에서 화투를 조이는 맛과 닮아있어 짜릿한 기분이 듭니다. 특히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편리함에서 스스로 벗어나 내 주관대로, 느낌대로 찍을 수 있어 사진 찍는 묘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라는 시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인생도 그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내 삶의 마지막은 눈부신 눈꽃으로 활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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