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안녕하세요 저는 위암 복막전이로 11년째 투병중인 환우입니다!

이
이진우l위보
2026.01.26 12:45 | 조회 5.4k

안녕하세요

​

어머니가 가입하신 아이디가 있어 함께

오랜시간 구경만하다가 용기를 내 글을 남겨봅니다

​

저는 2015년 1월, 29세 4개월의 나이로 위암 복막전이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11년째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환우입니다

(작년 9월에 마흔이 된 85년생 남자입니다)

​

어떤분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야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

2015년 1월 엄청난 복통으로 응급실에 갔고

위궤양으로 인한 천공으로 응급 수술을 받게되었는데

​

수술중 위암과 복막전이가 발견이 되어

위궤양만 치료 후 바로

도세탁셀 시스플라틴 ts1 세가지 약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했어요

​

약 5개월동안 위벽과 복막의 두께가

매우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결과를 ct상 보진 못했지만

젊은 나이와 그래도 조금씩은 줄어든

나쁘진 않은 경과를 고려하여

7월에 복강경으로 판단 후 개복 수술을 진행하였고

​

수술 및 조직검사 결과

위의 암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일부 복막의 암은 사멸하였지만

일부는 약하게 살아있어

(교수님 표현으로는 60-70퍼센트 정도 죽은 것 같고

씨앗은 다 죽은 것 같다 라고 하셨었어요)

위를 2/3 절제하는 수술을 마치고 (림프절 전이 0/40)

8월부터 약 5개월간 ts1으로 보조 항암치료를

더 진행하였습니다

​

그 후 2016년 1월부터 추적검사를

진행하며 이상없이 잘 지내다가

​

2019년 7월 내시경상 남은 위에서 암이 재발하였고

복막에도 무언가 보인다 하여

폴폭스로 다시 항암치료를 5개월간 진행했습니다

​

ct상 경과는 5개월동안 큰 변화없음 이었고

중간에 내시경을 했을때 위의 암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결과도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역시나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결과는 없었어요

​

유지 정도의 결과로 진행이 되다가

12월쯤 손발저림이 심해져 항암치료를 종료하였고

​

추척 관찰을 시작 하였는데

폴폭스 종료 5개월 후인 2020년 5월경

내시경 상 위에 암이 다시 자랐다는 결과를 들었고

교수님께서 복막은 조용한 것 같으니 위만

방사선 치료를 해보자 해서 한달여간 위 방사선

치료를 하였습니다

​

치료를 잘 마치고 2020년 6월부터 3개월마다

추적검사를 다시 시작 하였고

복막의 암은 어떨땐 살짝

커지고 어떨땐 살짝 또 줄어들고(?) 해서 유지되는

상태로 위 역시도 방사선으로 잘 눌러놓아진 상태로

전체적으로 잘 유지된채로 지냈는데

​

2023년 6월 위내시경 결과 방사선으로 눌러놓은

위의 암이 재발 하여 시스플라틴, 젤로다로

다시 치료를 시작하였어요

​

다행히 처음엔 병변들이 조금은 작아지고 결과가 좋았지만

손발저림 부작용으로 시스플라틴이 2023년 12월부터

빠지고 젤로다만 단독으로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복막의 병변들이 작아진채로 유지되는 정도에서

아주아주 조금씩 커지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

2024년 초 이사를 하게 되어 전원을 하였고

전원한 곳에서

”9년여간 이렇게 복막전이를 유지한건 본적이 없다“하시면서 ‘복막의 전이가 그래도 느리게 자라며 잠잠한 것 같고

원발암을 죽이면 승산이 조금 높아질 수 있고

요즘 좋은 신약이 많이 나온다’라는 판단으로

​

위 절제술을 2024년 5월에 받았고

젤로다로 항암치료는

2024년 9월까지 그래도 꽤 길게 이어갔지만

그 사이 아주 조금씩 더 커져

이제는 약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면서

​

옵디보에 대한 반응율이 낮지만(1%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의외의 좋은 결과가 있는 면역 항암제이니

한번 써보자 하셔서 비급여로 옵디보를

2025년 7월까지, 다행히 병변들 크기 변화 없이

잘 유지한채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

문제는 9월 검사

(9월 검사 결과 병변들이 4mm씩 정도 커졌으나

약을 바꿀정도는 아니다 일시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전후부터

아주 조금씩 증상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

앉았다 일어서면 복부가 당기고

식사량이 줄어들고

식사 후 힘이들고

배출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점점 식사 후에 알싸한 복통이 생기는 등

​

이 모든게 복막전이로 점점 진행된

장폐색 증상이었습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느껴본 복막전이 증상 이었습니다)

​

11월쯤 증상들이 심해져 응급실에 가게되었고

​

검사 결과

소장이 좁아져있고

척추에도 어렴풋이 전이가 보인다라는

결과를 들었고

처음으로 온몸으로 느꼈던 복막전이 증상과 검사결과에

겁이 많이 났었던 것 같습니다

​

그전까진 증상이 없어서

‘나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

다행히 임상 항암제인

azd0901를 투여할 수 있게 되어서

(클라우딘 18.2 1+ 30% 정도로

그리 높은 반응율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5년 12월부터 투여하게 되었고

​

정말 신기하게 투여 다음날 배출이 다시 원활하게 되고

미음과 엔커버만 먹을 수 밖에 없던 제가

투여 2-3주만에 다시 일반식을 하게 되는걸 보면서

‘약이 정말 잘 듣는 구나’생각하며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였습니다

​

지난주 azd0901 2차 후 첫 ct 결과

소장폐색이 거의 사라졌고

몇몇 복막의 결절들은 줄어들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복강내 병소들은 많이 호전 되었다고

하셨지만 척추의 병변이 커졌는데

치료가 되면서 뼈가 차오르는 것 인지

실제로 암이 커진것인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하셔서

3차 치료를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

그런데 따로 떼어본 진료 결과지의 ct 판독상

복막내 다른 결절 하나는 오차범위내(2mm)로 커지고

소장 폐색이 풀린 그곳에

두꺼워진 곳이 보인다는게 있더라구요

​

(저는 11월 13일 응급실에서 시티를 찍고

12월 9일 azd0901 1차 투여를 하기 전에

ct를 굳이 다시 찍지 않아서

약 26일동안의 병변들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

11/10 옵디보 마지막 투여

11/13 응급실 ct

12/9 azd0901 투여

총 28일간 워시아웃

​

11월 13일에 응급실에서 찍은 ct가

이번 1월 14일 ct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ct여서 혹시나 28일간의 워시아웃 기간동안

커졌다면 그 커진것들이 반영이 안 되어서

이런 판독 결과가 나온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

그래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장폐색때와 비슷한 증상이 생겨 임상 간호사분께

연락을 드렸고

​

혹시 지금 증상이 장폐색인지, 항암제 부작용인지

혹시 장폐색이라면 치료 방향이 어떻게 되는지

교수님 외래 진료를 봐야 할 것 같아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저도 처음엔 제가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 몰랐고

정말 손에 꼽기도 어려운 복막전이 완치 사례들을

어떻게든 찾아서 읽고 또 읽고 했었던 것 같아요

​

그러면서 희망을 얻었었고 힘도 얻었었습니다

​

요즘엔 4기 복막전이 환자분들도 완치 되는

사례가 많이 늘어서 제 이야기가 큰 도움이

안될수도 있지만

​

만에하나라도 다른분들에게 제 긴 치료 이야기가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저 같은 케이스도 있어요 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글을 남겨봅니다

​

스물아홉엔 더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무척 많이 들었고

건강하진 못했지만 그렇게 꿈꾸던 30대를

어떻게든 살고나니

​

삶에대한 생각도 조금은 바뀌더라구요

​

요즘은 그냥

’이게 다 내 업보인거겠지

이제 내 목숨은 하늘, 우주의 몫이구나‘ 라고

생각 하며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 안돼요)

​

그리고 더불어 ai의 발전을 매우 희망하며

새로운 항암제들이 더 자주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

정말정말 만에하나 약을 바꾸게 된다면

이리노테칸, 사이람자+파클리탁셀 등의 약이

제게 남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다 때려잡는

세포독성 항암제랑 잘 맞는건가’ 라는

엉뚱한 기대도 문득 문득 해보곤 합니다

​

앞으로도 이야기 남길 수 있게 되면

남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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