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마가 작년 겨울 12월말
새해를 몇일 앞두고 먼저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카페를 못떠나고 우울감이 들때마다
들어와선 환자분들 그리고 보호자분들의 글을 읽곤 했는데요..
오늘은 이곳에 마지막 글을 쓰려고 합니다.
남은 사람은 살아가야 하니까..
엄마가 걱정 안하도록
씩씩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
마음속에 꾹꾹 담아왔던 슬픔과 분노를
이젠 속시원히 털어놓으려 합니다.
1. 첫진단
2022년 6월
갑자기 살이 급격히 빠지고
가게에서 일하시다 빈혈로 쓰러짐
> 동네 병원에서 종합검진, 첫 대장내시경(57세)
> 대장에 암인것 같다 대학병원 알아보라고 해서
지인을 통해서 바로 수술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입원
(인생 살며 두고두고 한이 될 선택이었음..)
2. 대장암 수술
2022년 7월
한림대성심병원(평촌) 손일태 교수
개복없이 복강경으로 제거
> 림프 전이 없어 2기 판정, 6개월뒤 보자고 함
3. 수술 후 6개월 뒤 첫 정기검진
2022년 12월 CT
영상판독의는 분명히
간에 5cm짜리 큰 종양이 보인다
간전이 소견 명시
2023년 1월
CT 검사 후 몇일 뒤 외래에서
담당 외과 교수는
전이된 곳도 없고 대장쪽 재발도 없다
깨끗하니 6개월 뒤에 보자 함..
(당시에 의사말만 믿고 검사결과지 안뽑아 본거 너무 후회되고 당연히 문제 없다 그래서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분서대로 병원 옮기고 임상 항암 들어가면서
수술했던 병원 모든 검사결과지가 필요하다해서
그때 다 뽑아보고 한림대에서 손일태 교수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그 분노를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손이 벌벌 떨리고 엄마가 알게되면 너무 속상해할것 같아 속으로 삼키고 또 삼켰습니다.
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진료를 본건지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작은 사이즈도 아니고 분명 5cm라고, 전이인것 같다고
판독의가 명확히 기재해놨는데
왜 아무 문제 없다고 한걸까요..?)
4. 집으로 돌아온 후 복부 부풀어 오르기 시작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갈비뼈 아래부분이
딱딱하고 볼록하게 나옴
> 동네 내과 피검사
> 수술한 대학병원으로 빨리 가보라, 전이된것 같다
2023년 4월
(첫 정기검진 후 3개월 뒤)
(수술 후 9개월 뒤)
급하게 한림대 외래 잡고 CT 검사해보니
3개월만에 간에 5cm가 9cm로 더 커져있었음..
엄마 말에 의하면 그때 담당 교수가
굉장히 당황해하며 손을 떨길래
엄마가 느낌상
'아 뭔가 잘못됐구나, 뭔가를 놓쳤나보구나'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한림대에서 바로 입원항암하자 했지만
이모와 저는 그때부터 좀 더 큰 대학병원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암센터가 있는 대학병원이 임상 기회도 많고
더 다양한 항암약을 쓸수 있다고 해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23년 5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엄마는 60회가 넘는 항암치료를 받다
돌아가셨습니다.
분서대로 옮겼을때 이미 골든타임은 지나간 후였고
수술 불가, 고식적 항암으로 생명 연장만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평생 후회가 되는 점
1. 암 진단시 바로 수술되는 곳이 아니라 한두달을 기다려도 큰 병원에서 처음부터 치료를 받았어야 했던 것
2. 환자, 보호자 모두 암에 무지했던 것
3. 첫 진단 시점부터 모든 검사결과지 미리 뽑아서
보호자가 더블 체크 하지 않았던 것..
한림대에서 그 교수는
요즘 항암약 너무 좋아져서
별로 안힘들다는 둥 걱정할필요 없다
이런식으로 말했다더군요..
물론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 말일수도 있지만
3년동안 간병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엄마의 치료 과정을
지켜본 결과,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그 어떠한 것도 절대 가벼이 이야기해선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구업 짓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젠.
항암은 정말.. 인체가 얼마나 다양한 고통을 느낄수 있는지
종류별로 다채롭게 알려주더라구요..
엄마 말에 의하면 관심 조차 안가던 자신의
몸 구석구석 정말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했어요.
오늘은 너 어디 아파볼래? 여긴 아파봤니?
이러면서 세포 하나하나를 건드리는 것 같다고 했지요..
참 씩씩하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었어요
우리 엄만..
마지막까지 최선를 다해주셨던
분당서울대병원 강민수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소녀 같았던 엄마는
의사 선생님 말 한마디에 그날 하루 기분이 좋았다가
일주일 내도록 우울했다가 하는 사람인데,
강민수 선생님은 진료실 문 열때부터
항상 기분좋게 반겨주시고
환자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
친절하고 섬세하게 진료봐주셨습니다.
끝까지 우리 엄마 포기하지 않고
힘낼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엄마랑 둘이서 유럽여행 꼭 가고 싶었는데..
다른 우주에선 우리 같이 북유럽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