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오랜만에, 용기 내어 적습니다

뿡
뿡뿡쿠l췌보
2026.02.16 18:13 | 조회 2.7k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

6년 전쯤, 엄마 치료와 관련해 몇 번 글을 올렸던 보호자입니다.

그때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댓글 하나에도 많이 의지했었습니다.

​

6년 전 엄마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 당시에는 사실상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병원을 나오던 날의 마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

그날 이후 저는

평범했던 모든일상이 바뀐 기분이였습니다

보호자로 산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습니다

​

하루가 늘 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이었고,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면

며칠전부터 가슴이 졸여오고 엄마와 손잡고 진료실 앞에서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엄마 표정 하나, 말투에도 하루가 무너졌습니다.

​

아픈 사람보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더 무너질 때가 있다는 말, 그게 무슨 뜻인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고,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고,

늘 괜찮은 얼굴을 해야 하는 자리.

그게 보호자라는 걸 배웠습니다.

​

저는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염유리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단한번도 엄마의 병에 대해 밖에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저 혼자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엄마도 조용히 치료받고 싶어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엄마는 지금 6년째 이겨내고 계십니다

물론 치료 과정은 쉽지 않았고 지금도 조심스럽지만,

‘4기’라는 말이 곧 끝은 아니라는 걸

저는 이 시간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

그래서 최근에서야

제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같은 시간을 지나고 계신 분들께

“버티고 있는 시간도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

지금 너무 힘드시겠지만,

희망을 완전히 놓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는 똑같이 지나갑니다

그 하루를 자신을 탓하지않고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제가 보호자의 마음만 이야기한 건 아닐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저는 배웠습니다.

아픈 몸으로 하루를 버티는 일이

얼마나 존경스럽고 대단한일인지..

모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환우분들께는

응원이 아니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살아내고 계신 하루는

누구보다 위대한것 같습니다

​

의학적인 말과 다르게

사람의 시간은 때로는 다르게 흐르기도 한다는 걸 직접 겪고 있습니다.

​

이 글이 누군가에게

오늘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버틸 힘이 되길 바랍니다.

​

시간은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저는 믿게 되었어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금 덜 무너지셨으면 좋겠습니다.

​

​

다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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