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조기위암 → ESD 시술 → 10년 만에 다시 조기위암 발견
10년 만에 다시 암이라는 단어를 마주친 날,
내 마음은 어땠을까?
암을 진단받게 되면 그것을 믿는다는 게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보름 전 위내시경 검사 결과 ‘암' 확정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의외로 차분했다.
“조기니까 괜찮겠지.”
“조기 위암은 ESD로 많이 한다고 하잖아.”
“2016년에도 잘 넘겼으니까.”
겉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진료실 문을 나오는 순간,
내 삶의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위내시경에서 병변 발견
진단명: 조기 위선암 (Early Gastric Cancer)
세부 유형: 중등도 분화형 (Moderately differentiated)
치료 계획: 2월 25일 입원 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시행 예정
전이 여부: 현재까지 소견으로는 전이 없음 (CT/초음파 예정)
검사 요약
검사일: 2026년 1월 21일
검사명: 상부위장관 내시경 + 조직검사
나이/성별: 72세 / 남
내시경 소견 (REPORT 부분)
🔹 식도 (Esophagus) → 이상 없음 (Free)
🔹 위 (Stomach)
위 점막 위축성 변화 → 위 점막이 얇아진 만성 위염 상태
→ 흔한 노화성 변화, 관리 대상
과거 ESD 시술 부위의 흉터 (s/p ESD ulcer scar)
→ 예전에 내시경적 절제술을 했던 자리의 흔적 (잘 아문 상태로 보임)
→ 새로 발견된 병변
앞으로 진행되는 단계
정밀 내시경 재확인 : 내시경적 절제술(ESD) 또는 수술 여부 결정
복부 CT로 림프절 전이 여부 확인
👉 하지만 조기 발견 → 치료 성적 매우 좋음
👉 완치율 90% 이상이 일반적
▶ 2016년과 2026년 — 같은 병인가?
2016년 조기위암 진단
아산병원에서 내시경적 점막절제술(ESD) 완치 판정 후 정기 추적 관찰
2026년 추적 내시경에서 새로운 조기위암 발견 (얕은 층, 분화형 선암)
👉 재발이라기보다, 새로운 암이 다시 생긴 것에 가깝다.
의학적으로는 “이시성 위암 (metachronous gastric cancer)”
▶ 왜 10년 후 다시 생길 수 있을까?
위 점막은 이미
✔ 만성 위축성 위염
✔ 과거 암 병력
이 두 조건 때문에 새 암이 자라기 쉬운 토양이 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정기 검진을 했기에 ‘조기 단계’에서 잡힌 것임.
지금 단계에서 의사에게 꼭 물어볼 것을 정리해 두었다.
1. 병변의 정확한 크기와 깊이
2. ESD로 완전 절제 가능 여부
3. 절제 후 추가 수술 가능성 여부
4. 치료 후 추적 내시경 간격
진료실에서는 시간이 짧습니다.
질문은 미리 정리해 가는 게 도움이 됩니다.
1⃣ 병변의 정확한 크기와 깊이
🔎 언제 알 수 있나?
정밀 내시경(확대·NBI 등) 시점 → 대략적인 크기/깊이 추정, 확정은 ESD 후 병리과에서 결정
👉 시술 전: “추정”
👉 시술 후 5~7일: “확정”
2⃣ ESD로 완전 절제 가능 여부
🔎 언제 알 수 있나?
시술 직후: 의사가 “수술이 잘 되었다”라고 하면 기술적 성공이지만 완전 절제 판정은 병리 결과 후
👉 절제연(margin) 음성인지
👉 점막/점막하 침윤 깊이
👉 림프관·혈관 침범 여부
✔ 보통 시술 후 5~10일 이내 결과 나옴
3⃣ 절제 후 추가 수술 필요 가능성
🔎 언제 결정되나? → ESD 조직 최종 병리 결과 보고 결정
추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
점막하 500μm 이상 침윤, 림프관 침범, 절제연 양성, 저분화형
현재 병리 결과 moderately differentiated, 조기위암 추정이므로 추가 수술 가능성은 낮은 편임.
👉 확정: 병리 결과 나온 날
4⃣ 치료 후 추적 내시경 간격
🔎 언제 정해지나?
ESD 병리 결과 확인 후 외래 재방문 시 결정
일반적으로: 6개월 후 1회, 이후 1년 간격
(이시성 위암 병력 있으므로 1년 간격 유지 가능성 높음)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암 카페 (아름다운 동행)에 가입하고
여러 환우들의 글을 읽었다.
젊은 나이에 4기 진단을 받고
항암과 수술, 전이와 재발을 반복하는 이야기들.
예전 같았으면
“힘내세요.”라고 남겼을 댓글이
이제는 쉽게 눌러지지 않는다.
그 글 속의 불안과 공포가
내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동병상련 (同病相憐)
이 네 글자가
요즘 내 마음에 가장 가까이 와 있다.
대학병원의 현실
솔직히 말하면 대학병원 진료실에서
환자가 모든 궁금증을 묻기 어렵다.
대학병원 진료실은 빠르게 돌아가고,
설명은 핵심만 남고,
환자는 질문을 다 꺼내지 못한 채 돌아오기 쉽다.
그래서 나는
카페와 블로그에서 정보를 찾고 있는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ChatGPT(plus)'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환우들의 실제 경험은 교과서보다 더 현실적이고 감성적이어서
자주 카페에 방문한다.
입원까지 일주일 남았다.
겉으로는 담담하다.
아내 앞에서도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밤이 되면 작은 통증에도 예민해지고
혹시 모를 결과를 상상하게 된다.
인생의 숙제를 다 끝내고,
비로소 나 자신을 돌볼 여유를 얻었건만
삶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내 앞에 무거운 질문지를 던져놓았다.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 많은데…
내가 그 끝을 다 볼 수 있을지 마음이 흔들린다.
암 진단을 받고 혼자 검색하며, 혼자 걱정하며
밤을 보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 과정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기록하려 합니다.
* 검사 결과
* 치료 결정 과정
* 입원 전 마음
* 시술 후 회복 과정 (추후 작성 예정)
정보는 최대한 정확하게,
감정은 최대한 솔직하게.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질문 하나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암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무겁다.
그 무게가 내 삶을 무너뜨린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나는 그 무너진 자리에서 꽃을 심고 있다.
암은 결코 내 인생 전체를 정의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사색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나만의 빛깔로 소중한 오늘을 이어가고 있다.
입원까지 남은 일주일,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 마음으로
하루씩 건너가 보려고 한다.
혹여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같은 길 위에 서 있다면,
이 기록이
서로의 겨울에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