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아빠는 두 달 전쯤 위암(초기)과 직장암(2기) 진단을 받으시고, 작년 12월 1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위 절제와 직장 절제 동시 수술을 진행하셨어요
위는 한 번에 수술이 끝났지만, 직장 수술 부위가 회복 중에 안에서 터지고 하혈을 하는 등 중간에 고비가 참 많았어요
직장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 말씀으로는, 워낙 장벽이 예민하고 얇아서 절제 부위 봉합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수술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직장만 총 3번의 수술을 하셨고, 그것도 거의 하루에 한 번꼴로 재수술을 하셔서 정말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셨는데, 결국 마지막 3차 수술 때 복부와 골반까지 염증이 가득 찬 상태라 임시 장루를 빼는 쪽으로 결정했고 지금은 쭉 계속 회복 중이십니다..
퇴원 후 집에 오셔서도 다시 아파지셔서 한 달 내내 극도의 고비였어요.. 죽은커녕 음식도 아예 못 드시고 기력은 떨어지고 어지러워하시며 온몸에 식은땀까지... 장염으로 응급실 가고 재입원하기를 두세 번 반복한 것 같아요
매주 수액과 영양제를 3번씩 맞으시고,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든 사드리고 만들어 드렸지만 한입 겨우 드시는 게 다였고.. 할수있는걸 다 해드렸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2월 초에 외래 진료를 다녀왔었어요
위는 워낙 극초기였고 수술도 잘 되어서 항암이 필요 없다고 위장과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문제는 직장인데
대장과 교수님은 항암을 하는 쪽으로 말씀을 하셨대요..
재발 확률(퍼센티지)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좋지 않겠냐며, 만약 재발률이 30%라면 항암을 통해 5% 정도 더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더라고요. 아빠는 그 순간 그 5%를 줄이자고 이 몸상태로 항암을 꼭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드셨대요
그런데 바로 다음 외래 진료에서 종양내과 교수님을 뵈었는데 말씀이 다르셨대요 보통 3기면 묻지도 않고 항암을 권유하지만, 아빠는 직장암 2기에서 조금 더 진행된 정도라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고 ... 위에서 말한 5%라는 수치도 확실한 게 아니며, 사람마다 다 다르고 항암을 한다고 해도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있고 항암 자체가 너무 힘든 과정이라서요. 특히 아빠는 위와 직장 두 군데를 수술했기에 항암을 진행한다면 일반 환자보다 고통이 몇 배는 더 클 거라고 하셨대요..
다행히 피검사 상으로 나쁜 균이나 암세포 유발 요인이 나오지 않았고 림프절 전이도 없어서 항암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일단 아빠는 항암을 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오셨다고해요 엄마랑 같이 듣고 오셔서 집에 와서 제게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 두 교수님 말씀이 다르니 마음이 참 애매하더라구요 아빠도 그 뒤로 며칠 내내 항암을 받는다고 말 했어야 했나 고민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희 가족 생각은 아빠가 걷는 것조차 버거워 휠체어를 타야 하고, 음식을 아예 못 드셔서 수액으로 연명하다시피 하셨거든요.. 살도 20kg 가까이 빠져 뼈밖에 안 남으셨는데, 이 몸 상태로 그 힘들다는 항암을 버텨내실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였어요
아빠께도 지금 그 몸상태로 항암을 한다고 가정하면 견딜 수 있겠냐고 여쭤보니 가만히 고개를 저으시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해도 못버틸거같다고 생각을 하셨나봐요)
항암 안 하겠다고 하고 돌아온뒤 벌써 2주가 흘렀어요
다행히 그 2주 동안 아빠 입맛이 조금씩 돌아와서 드시는 양이 늘었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자주 말씀해 주시고, 소량이라도 드셔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
확실히 전보다 잘 드시고 걷는 운동량도 늘었습니다.
장루를 통한 가스와 변 배출도 수월해졌고요... 기력을 차리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4월-5월쯤에 외래진료 다시 가야하고 그때가서 빼둔 임시장루를 넣을지 말지 결정할수도 있을것같은데 그때까지 잘먹어서 체력과 면역력 .. 높이는게 목표이거든요
제가 느끼기엔 조금씩 잘 회복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럴 땐 종양내과 교수님 의견을 따른게 현명한 결정이겠죠?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잘 못된 선택이였다면 .. 어쩌지 ? 하고 걱정되어 조언좀 구하려고 .. 글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