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젤로다 나잇을 핑계로 안부 인사 드립니다 🚗

빨간자동차l직본
2026.02.23 03:48 | 조회 886

안녕하세요!

직장도 잃고 잠도 잃은 항암러 빨간자동차 입니다~ 🚗❤️

째끔 늦었지만 동행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셔요!

우리는 건강해야 하니까 건강의 복 만큼은 겸손과 사양 이런 거 말고 땡길 수만 있다면 진짜 영끌까지해서라도 많이 많이 받고 모두 건강 회복하셨으면 좋겠네요! 🙌🏻💫

오늘도 젤로다 후유증으로 심야에 동행 카페 산책하다가

오랜만에 근황도 전할 겸 안부 인사 드립니다요.

요즘 제가 가장 의지하고 있는 것은 센서등입니다.

저희집 강아지를 닮아 귀엽기까지 한 저 친구는.. 직장을 다 잃은 가엾은 제가 가혹한 화장실 형벌을 받을때 화장실로 튀어 나가다 자빠지지 않게 늘 저를 지켜준답니다.

직장암 수술을 받고 3개월이 조금 넘은 지금은 그래도 배변이 조금은 잡혀 가는 중인데요, 한동안은 수술한 거를 후회할 만큼.. 귀신들린듯이 화장실 가야하고.. 인간적인 존엄이 흔들릴만큼 실수도 많이하고, 아무리 연고를 바르고 진통제를 먹어도 항문통이 심해서 죽을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 얼마나 질질 짰는지 모릅니다.

제가 진짜 다른 건 몰라도 긍정 마인드 하나는 자랑할만 했는데, 멘탈의 위기를 느낄만큼 힘든 시간이었어요.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비록 암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으로 인생과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지만, 그동안 일만 하느라 소소한 감사 포인트를 놓치고 살았는데 이젠 별게다 감사하고 다행이다 싶은 하루입니다.

오늘은 겨울이 끝나가고 새 계절이 올 거 같은 기온에 감사했고, 계절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과를 먹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그래도 배변이 조금 잡혀 외출 약속도 할 수 있게 되어 이번 주 엄마 생신에 축하해 드리려 친정에 갈 수 있을듯하여 감사했습니다. 4차만 하자던 후항암이 5차까지 늘어나긴

했지만 항암제 먹는 동안에도 잘 먹고 체중도 조금 더 늘어 감사했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작은 감사거리들이 제발 발견해 달라고 줄 서있겠죠! 비록 내일도 화장실 형벌이 있을 수 있고, 이대로 잠 못들어 해 뜨는 걸 보고 잠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건강한 나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의 시간들을 잘 견뎌내 보겠습니다. 🙌🏻

3월 중순까지 젤로다 5차하고, 3월 말에 직장 내시경이랑 CT 검사가 잡혀있습니다. 이후에 큰 이상이 없으면 장루 복원 수술을 받을 것 같아요. 지금은 제 역할을 못하고는 있지만 그동안 수고한 장루랑 헤어질 약속 잡고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암 때문에 인생에 좌표를 잃은게 아니라

새 좌표를 셋팅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렵니다.

그리고 그 새 좌표 위를 빨간자동차 타고 신나게 달려야죠!

이왕이면 중간 중간 화장실 걱정없는 최적의 루트로

새 좌표를 잘 설정해야겠습니다. 🚗

우리 모두 각자의 새 좌표에서 힘내보시지요~

함께 동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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