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진정한 제 삶은 언제 올까요?

밀
밀크씨l대보
2026.03.02 19:29 | 조회 1.9k

안녕하세요.

20년도 10월에 저희 엄마가 쓰러지시고

11월에 대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

쓰러지시기 하루 전 날도

알코올중독인 아빠와 함께 술을 드셨습니다.

평생을 술로 애를 먹이던 부모님이

늙으면 기력이 다 해 술도 못 드실테니

사건사고도 더이상 일으키지 않게 되겠지 싶어

부모님이 얼른 늙기만을 기다렸는데

병까지 얻어 더 애를 먹더군요.

​

11월 파티마병원에서 여기서는 수술 및 치료가

불가하다고 해서 칠곡경북대병원으로 갔습니다.

​

그 때 교수님께서 진료의뢰서, CD 판독 등등

한참을 보시더니 첫마디가 항암을 하면 1년,

항암을 하지않으면 6개월 남았다 하셨습니다.

​

제 속마음으로는 드라마 대사로만 존재하는 말을

직접 들으니 현실 같지 않았습니다.

​

어찌저찌해서 21년 2월,

아주아주 다행스럽게도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

최종 병기는 3기 말.

​

그렇게 항암치료도 4-5회 정도 받고

간경화 때문에 더는 항암 진행 못하고

지켜보는 와중에 부모님의 이혼, 저의 사업 실패 등등

일이 연달아 터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5년 초, 엄마는

폐와 림프에 전이가 되어 4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혈액종양내과에 진료를 보게 되었고,

고혈압, 당뇨, 간경화와 같은 가지고 있는 지병이 많아

역시나 적극적인 치료는 하지 못하고

대증치료만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가장이 되어버린 저는, 급하게 취업해

병원비와 생활비 지원을 하느라

여태 모은 돈이 있기는커녕 빚만 늘어났습니다.

​

엄마의 투병생활과 동시에 저도 우울증을 앓게 되었네요.

아빠를 버렸다는 친척들의 원망으로

불효자식이 되어 친가쪽과는 아주 연이 끊겼고,

제 소식은 항상 불길하기만 해서

친구들도 다 떠나보냈네요..

​

엄마 인생도 불행해서 불쌍하지만

전 제가 더 불쌍하네요. 이기적인걸까요..?

학대와 폭언을 일삼던 엄마였고,

한 때는 엄마가 너무 무서워서

소변 실수를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병들어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평생 자기 몸을 돌보지 못한

업보인거 같기도 해서 혼란스럽습니다.

​

작년 말부터 엄마 기력이 쇠해져

응급실 가는 날들이 늘어났습니다.

복수와 부종, 급성 콩팥기능상실로

호스피스 권유를 받았습니다.

​

지금은 연휴라 호스피스에 입원을 못하고

일반병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

사실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카페에 계신 분들께 이런 몹쓸 어리광을

부리게 되었네요..

​

투병 중이신 환우분들과

케어해주시는 보호자 분들의

편안한 날들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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