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버지가 떠나셨습니다.

겨울연못
2026.03.11 09:52 | 조회 2.1k

2019년 길렝바레 증후군이라는 희귀 말초신경병으로 목 밑으로 모두 마비되어서 고생하시고 1년 넘는 재활병원 생활로 나으신후 수전증처럼 손을 떠셨는데 그래도 다른 부위는 완치되어 살만하실때쯤 다시 간문부담관암 4기로 몇일전까지 고생하셨습니다.

매년 건강검진 받으시고 병원도 수시로 다니셨는데 이렇게 늦게 발견된것도 신기할뿐이였죠.

병원에서는 기대수명이 6개월에서 1년이라고 하셨지만 3년 넘게 버티셨습니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등도 있어서 새벽에 알람 맞추고 1~2시간 주기로 형님과 아버지 방문을 열어봤습니다.

스텐트가 막혀서 체온이 38~39도만 되어도 혼수상태가 되시고 고혈압과 저혈압이 와서 쇼크 상태로 발견할때도

있었죠. 해열제를 드리고 온몸을 미지근한 물로 수건에 묻혀 온몸을 닦아도 열이 안내릴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행이 그때마다 10분거리에 소방서가 있어서 119에 전화해서 응급실로 갈수 있었습니다.

입원후 스텐트 시술을하고 항생제,해열제 맞고 퇴원후 다시 같은 상황의 반복을 3년 넘었어요.

3년동안 응급실과 입원을 수도 없이했었죠.

요양병원과 요양원 입원을 거부하셔서 집에서만 간호했어요. 진짜 저기는 못가겠다고 하시는데 방법이 없었죠.

이 생활이 정말 길어지고 교수님이 더 이상 스텐트로 해볼수있는게 없다고 하실때쯤 아버지가 문득 이런말을 하셨습니다.

'이제 그만하자' '나 아플때 발견하더라도 다시 방문 닫고 1시간만 있다가 들어와줄수 없겠니?'

아버지 떠나 보내면서 우리 형제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아버지를 더 힘들게 한건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고칠수 있는 병도 아니였고 힘들어 하시는것을 알면서도 좀 더 같이 있고 싶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였을까..

소화기내과에서 가정의학과로 옮기면서 호스피스 생활을 했습니다.

간문부담관암의 경우 통증보다 담즙의 이동이 막혀 담즙이 피부쪽으로 스며들어 엄청나게 가렵습니다.

통증은 몰핀으로 어느정도 잡을수 있지만 가려운건 어떻게 해줄수 없다고 하셔서 손을 구속할수 밖에 없었어요.

아니면 온몸에 손톱자국이 남을정도로 긁으셨거든요. 이 시기에 섬망까지 와서 몸에 달린 PICC 시술한것과 소변줄을

계속 빼려고하셔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 (PICC전 바늘과 소변줄을 몇번 뽑아서 간호사 선생님들 엄청 고생하셨어요)

몰핀과 수면제 조합으로 어느정도 잠이 드시면 구속을 풀어드리고 지켜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복수가 차면 복수 빼고 가스 차면 관장으로 가스빼고 반복했어요.

어느순간부터 복수를 빼면 위험한 순간이 오더군요.

숨이 불규칙해지는 체인스토크스가 와서 산소마스크했고 적어졌지만 500~600cc 나오던 소변양이 100cc도 안나오더군요.

간호사분들이 평안실로 옮기자고 하셨고 2일후 임종하셨어요.

장례,화장,봉안당 다 끝내고 왔습니다.

아직 직장암 말기 5년차 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아버지한테는 죄송한 말이지만 어깨가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

(제 닉네임도 은하수 직담보에서 은하수 직보로 바꿔야겠어요)

마지막까지 힘내서 편히 잘모시는 일만 남았군요.

항상 이곳에서 정보를 보고 위로도 받고 도움 많이 받습니다.

이번에 느낀건

호스피스는 정말 감사한곳이다.

상조가입은 정말 잘했구나.

두서없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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