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구강암 진단 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칠순잔치l구강보
2026.04.04 18:17 | 조회 1.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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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삼우제를 어제 하고...

그동안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아

이렇게 마지막 소식이라도 전하고자 글을 씁니다.

구강암은 정말 예쁘지 않은 암인거 같아요..

아빠는 두 번의 수술과 방사선 30회 .. 그리고 항암 한 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고.. 호스피스에서 지내다 가셨어요...

그래도 마지막을 두 딸이 지켜보고 있고 힘겹게 고마웠다고 말씀도 하고 가셔서 큰 위안이 됩니다..

너무 다정하고 딸들에게 최선을 다 해준 우리 아빠가

그립고 또 그립지만.. 매주 찾아뵈며 사랑한다고 인사 하려고 합니다..

아빠의 핸드폰에서 발견한 글을 첨부합니다.

모두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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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상

정비호

만나다 보면 정이 들고,

정이 들다 보면 어느새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그리움과 고마움이 함께 자라는 존재가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미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서로를 닮아보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받은 마음은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커서

내 안에는 갚아야 할 마음의 빚이 태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 빚은 돈도, 말도 아닌

함께 웃어주고, 기다려주고,

아픔 앞에서 등을 내어주던

따뜻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죽음이라는 이름의 시계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두렵기보다는 감사합니다.

마지막 길을 향해 가는 이 시간에 당신들이 있었고,

당신들로 인해 내 삶은 끝내 외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편지는

이별의 인사가 아니라

사랑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내가 다 갚지 못한 마음까지도

기억해 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내 고백으로요.

혹여 내 빈자리를

슬픔으로만 기억하지 말고,

함께 웃었던 날들,

서로의 이름을 불렀던 순간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들을 만난 것은

내 인생이 나에게 준

가장 장엄하고도 사랑스러운 선물이었습니다.

이 마음 하나만은

끝까지 품고

의연하게, 고맙게

나는 이 길을 건너가려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 님께,

나는 호젓한 병실의 창가에 기대서

한 줄기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들을 바라보며

지난 우리들의 즐거웠던 날들의 얼굴들을 떠올려봅니다.

행복했고 고마웠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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