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편에 이어 -
제가 만나 본 암환자들 중에는 고기와 유제품을 멀리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그게 무엇인가 들어보니 적색육은 대장암을 유발한다, 가축이 유전자조작사료(GMO)를 먹었다,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맞췄기 때문에 고기는 물론 우유도 안된다 등의 의견들이었습니다.
듣다보면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에 혼란이 오고 절대 먹으면 안되겠네라는 생각이 들만도 합니다. 그러니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적색육이 미약하게나마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장 내가 암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있지도 않은 대장암을 걱정하는 건 너무 지나친 것이겠지요. 설령 현재 대장암을 앓고 있다해도 적색육으로 새로 암이 생기는 경우의 수는 매우 적습니다. 대장암은 적색육보다는 섬유질 부족으로 인한 대변의 장기체류와 대장염증 반복으로 장내 환경이 악화된 경우에 많이 생깁니다. 고기를 먹으면 위산에 대부분 녹아 흡수되므로 볼륨, 즉 덩어리가 별로 남지 않고 무게도 가벼워서 변을 보면 물에 둥둥 뜹니다. 그러니 배변이 느리고 장에 오래 머물면서 독소로 인해 장벽을 자극하지요. 그렇게 장벽에 용종이 생기고 만일 세포가 선종이면 5~10년에 걸쳐 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적색육은 죄가 없으니 고기를 드실때 야채와 섬유질을 같이 잘 먹어주면 배변도 쉽고 섬유질이 유산균 먹이가 되므로 장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와 양은 되새김질로 섬유질을 최대한 소화하지만 사람의 소화효소는 섬유질을 분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장까지 이동하여 큰 볼륨을 형성합니다. 그러면 배변에 도움도 되고 장내 유익균도 도와주니 대장암 확율이 더 떨어지겠지요. 그런데 적색육은 남성호르몬을 강하게 자극하므로 전립선암 환자에게는 좋지 않으니 그런 분들은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백색육을 드시면 되겠습니다.
유전자조작 옥수수사료는 피할 수 없는데요 거의 90% 이상의 사료가 GMO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유해물질을 생성한다는 건 아닙니다. 유전자조작으로 해충에 강한 품종을 만들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지 조작 자체가 유해하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GMO든 유기농이든 동물이 먹으면 그것으로 끝난 것이지 그 고기를 사람이 먹는다고 뭔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항생제는 아무래도 사육환경이 좋지 않아 감염이 걱정되는 축산농가에서 자주 쓰게 되는데 가장 많이 맞는 가축은 돼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항생제를 맞은 소, 돼지, 닭을 도축하려면 법에서 정한 휴약기간을 지나야 도살이 허가가 됩니다. 휴약기란 항생제가 체외로 배출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동물에 따라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는 이 기간을 지나지 않고 도축하면 약사법 85조와 축산물 위생관리법 11조, 44조에 걸리게 됩니다. 그렇게 도축되고도 잔류물질 검사에서 걸리면 폐기처분되니 업자들이 섣불리 법을 어길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불법으로 도축되거나 수입, 유통되는 고기가 아니라면 항생제와 성장호르몬 걱정 크게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소도 마찬가지로 휴약기간과 잔류물질 검사를 거치는데 우리나라는 미국산 소의 연령제한을 하는 나라입니다. 30개월이 지난 늙은 소는 수입 자체가 안 되므로 수입소고기라 해도 오히려 한우보다 더 좋은 경우도 많고 젊은 소는 항생제 노출횟수 자체가 훨씬 적습니다.
우유에 소가 맞은 성장호르몬이 들어있어 사람이 먹으면 암을 키운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캐나다는 성장호르몬 사용이 불법입니다. 미국만 합법적으로 호르몬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미국산 우유를 수입하지 않고 오로지 치즈와 버터 형태로 수입합니다. 그러므로 시중에 파는 우유를 통해 성장호르몬에 노출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설령 성장호르몬이 들어있는 우유라도 제품화 과정에서 저온살균, 멸균을 거치면서 호르몬 단백질이 대부분 파괴됩니다. 그러니 직접 짠 생우유를 마시지 않는 한 괜찮습니다.
설령 직접 짠 생우유를 마신다해도 위에 들어가는 순간 위산과 소화효소에 의해 호르몬 단백질이 파괴되므로 인체에 흡수되지 않습니다.
설령 흡수된다 해도 동물 성장호르몬은 인체 호르몬 수용체와 결합되지 않기 때문에 불활성화 상태로 있다가 배설된다고 FDA에서 얘기합니다.
이렇게 4단계의 허들을 모두 넘어 우리의 몸에 동물의 성장호르몬이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소를 예로 들었지만 돼지, 닭, 개, 고양이 모두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걱정마시고 암투병시에는 적절히 고기를 드셔주세요. 백번 양보해서 육식이 안 좋다해도 당장 얻어지는 체력회복의 이득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기만 드시지 말고 야채와 잘 어우러지게 맛있게 드신다면 기분도 좋고 체력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어떤 형태의 고기도 다 가리지 않습니다. 샤브샤브, 불고기,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고기, 수육, 족발, 탕 등등 다 좋은데 돈까스처럼 기름에 튀긴 고기, 직화에 구운 고기 중 탄 것은 피하는 편입니다. 제가 겪어보니 식물성 기름에 열을 가한 음식은 염증수치를 올리는 현상이 명확했기 때문이고 직화구이의 탄 부분은 위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는 가리지 않고 먹고 있으며 요즘은 계란을 이용한 요리도 많이 먹는 편입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