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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도움만 받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전 70대 중반 말기암 아버지를 둔 딸이에요.
2024년 말 항암 중단 후 아산병원에서 호스피스 소견서 받으시고 군포에 있는 병원(A)에서 방사선 받으셨어요. 방사선으로 뼈전이 된 곳 통증 가라앉히고 지금까지 지팡이 짚고 걸어다니셨는데 장이 막혀 올해 2월 장루수술 받으셨습니다. 그렇게 2월부터 시작된 병원생활이 지금까지 쭉 이어지는 중이고요.
3월부터 A병원 호스피스에서 생활하셨는데 일반병동과 달리 호스피스 병동은 첫만남부터 참 따스했습니다. 이제 보호자분은 좀 쉬시라며 간병에 지치신 어머니도 같이 챙겨주셨고요. 간병인인 여사님과 사회복지사님, 의료진, 봉사자분들 모두 밝고 따스했어요. 아버지 상태는 급격하게 안 좋아져서 지금은 말도 못하고 그냥 잠만 주무시는 상태지만 호스피스 병동의 따스함이 큰 위로가 되었고요. 전 그래서 호스피스는 다 이렇게 좋으신줄알았습니다. 그런데 2달을 채우고 오늘 안양의 다른 호스피스로 전원했는데 정말 다르더라고요. 전원과정도 매끄럽지 않아(환자 성함을 사위 이름으로 잘못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서류를 찾을 수 없다는 둥 정신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음이 안 좋았는데 역시나. 여사님들은 인사도 없으시고 먼저 인사드리니 고개만 끄덕이고는 무표정ㅡ 아버지께서 머리에 욕창이 있으셔서 욕창 방지 베개른 하고 계신데 좀 불편해보여 머리가 좀 뜨게 괴일것을 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칼 체위를 하면 된다면서 갑자가 옆으로 누이셔서 의식없는 아버지 머리가 침대난간에 부딪힐뻔했어요. 제가 너무 놀라서 바로 손으로 받치고요. 칼체위는 의식이 없는 환자라 위험하니 뒤통수가 뜨게 괴일 것을 주시면 좋겠다고(A에서는 사실 알아서 다 해주셨어요. 베개도 높낮이 다른 거 2~3개 준비해서 다리에도 놔 주시고요) 해도 그냥쭈뼛거리시기에 그냥 제가 집에서 수건 가져오겠다고 하니 그제야 린넨실에서 수건 가져다 주시더군요.
다른 환자는 보호자가 휠체어로 잠시 나가도 되냐고 하니 된다고만 하시고 보호자(딸)가 힘들게 환자를 옮기는데도 여사님은 핸드폰만 보시고요.
근데 보통 이런가요?
제가 너무 여사님께 너무 큰 친절이나 전문성을 바라는 것인지 호스피스 입원하셨던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진짜 정떨어진 부분은 이겁니다. 전원하느라 오후 2시에 첫 끼로 가족실에서 겨우 컵라면 먹고 있는데 어떤 분이 들어오셔서 호스피스 입원했냐고 말 거시더라고요. 여기 직원인데 아버지를 위해 기도해주겠다면서 이름도 묻고요. 감사하다고 이야기나누다가 나가는데 명함을 주시더군요. 그 병원 장례식장 상담사시더군요. 이거 제가 예민해서 기분 나쁜가요? 사실 전원 후 복지사 상담 때도 이제 장례식장 예약하셔야한다는 얘기부터 들었는데요.
장례식장 영업하는건지 집에 와서 생각할수록 화가 납니다.
안그래도 동백성루카 대기걸었는데 자리나면 바로 옮겨야겠죠? 어머니는 며칠만 있다가 옮기면 이 병원 사람들한테 미안하다며 그냥 있자고 하십니다. 저도 일주일도 못 채우고 다시 전원하는 게 아버지 컨디션에도 나쁠거 같아 걱정이긴하고요, 근데 이 병원에 마음이 상한 상태라 휴.
어쩌죠? 성루카에서는 곧 자리가 날 거라고해서요. 마지막 며칠만이라도 햇빛 쏘여드리고 싶어 성루카가고싶긴한데 지금 있는 병원에 너무 큰 폐인지, 아버지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건지 판단이 서지 않아요ㅠ
(내용 추가) 호스피스 병동을 가기까지 환자나 보호자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 줄 알기에 오늘 전원한 병원에서 하루 더 생활하며 느낀 부분 추가합니다. 먼저 오늘 담당해 주신 세 분의 간병인 여사님들은 어제 여사님과는 달랐어요. 서툴지만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 이것저것 챙겨주시려는 모습을 보이신 분, 오랜 경험으로 능숙하게 간병을 해 주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아무래도 간병인분들의 수가 많다보니 경험이 좀 부족하신 분도 섞여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하면 잘 들어주셨고, 간호사 분들도 궁금한 점 물어보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각 호스피스 병원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 제 투정어린 글에 따뜻한 댓글 달며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ㅠㅠ 아름다운 동행에서 늘 힘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