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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 암 병기와는 상관없는 약물에 대한 긴 글입니다.
2년전, 대장암 3기c3 근치 수술 후 폴폭스로 표준항암을
시작했어요.
첫 항암 전처치약물이 주입되자 10분 이내에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하지불안증후군을 30년 이상 오래 앓고 있고
한때 파킨슨 치료제(카피약 리큅정)를 먹다가
개선이 되어 한달에 한두번 정도의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로 살고있었어요.
전처치약물의 부작용은, 이 하지불안증후군이
다리 뿐 아니라 전신으로 퍼져 몸을 가만히 있을 수가 없고
한도 끝도 없는 무기력과 불안,공포,호흡곤란으로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저녁 회진 때 항암주치의에게 이 부작용으로 괴롭다고
말씀드렸고, 기존에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항암주치의 교수님은 스테로이드 부작용인 것 같다며
스테로이드를 다른 것으로 바꿔야겠다- 라고 하셔서
저는 2년간. 이게 전처치약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바로 덱사메타손의 부작용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 이전 글에서도 이 전처치약물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여러차례 되어있을 정도예요.
정말 너무 괴로워서 저는 항암 부작용보다 이 전처치약물
부작용이 더 두려워서 불안장애가 심하게 생겼습니다.
항암하기 최소 이틀 전부터 식욕이 사라지고 불안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죽을 것 같은 호흡곤란...
네. 공황장애까지 왔어요.
폴폭스를 마칠 때 까지, 저는 여러차례 항암주치의에게
전처치약물이 너무 힘들다. 혹시 수면제든 뭐든
자면서 항암을 맞을 수는 없느냐고 여쭤보니 절대 안된다고
거절하셨어요.
우여곡절 끝에 폴폭스를 마치고 3개월만에 전이 재발로
폴피리+얼비툭스 항암이 시작되었고, 항암주치의가
대장항문외과에서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혈종과 교수님께 역시 전처치약물 부작용과,
제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알려드렸고,
이전 항암 교수에게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라고 안내받았다.
너무 힘들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자면서 맞읍시다~" 하며 수면제를 처방해주네요.
(정확히는 아티반정)
이전 항암 교수는 절대 자면서 맞으면 안된다고 했다고하니
그런게 어디있냐며, 자면서 맞는 분들이 많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또 힘들게 힘들게 항암 전처치약물 부작용을
견뎌가며, 중간에 정신과 약도 먹었네요.
(뇌파검사 결과,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자율신경계가 손상되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아, 항암 중에 공황장애가 오면요... 숨이 안쉬어져서
죽을 것 같은데 울렁거림과 토할 것 같아서 토는 해야되요.
그럼 진짜 숨을 못쉬고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더군요...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수면제 먹어가며
폴피리+얼비툭스를 했어요...
그러다 중간에 수술과 방사선으로 항암을 쉬었더니
내성이 생겨 이젠 론서프와 아바스틴으로 고식적 항암을 하라네요...
이때까지가 딱 항암 총 20회차였어요.
이 괴로운걸 평생 할 수는 없다고 항암 거부를 선언했는데
병원에서 전화를 주셔서 저를 설득하시면서
아바스틴은 전처치약물을 안맞아도 된다고 하길래
한번 믿어보자! 하고 용기내서 병원에 왔는데...
혈종과 교수님이 전처치약물을..처방하셨더군요...
전 수면제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전처치약물들을
맞고...그날 항암주사실은 저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어요.
의료진들에게 소리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발버둥치고...
좀비처럼 주사실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니고...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살고 싶지가 않았어요...
병원에선 제 상태를 보고도 아무런 처치를 해주지 않으셨죠...
그 부작용은 집으로 돌아온 후 저녁때까지도 이어졌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아프고 괴로운 날이었어요.ㅠㅠ
그렇게 저는 론서프 항암 안하겠다. 이렇게 평생 사느니
짧게 살더라도 사람답게 살고싶다! 하고 아바스틴 2주차 때
말씀드렸더니 안맞아도 되긴하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
처방했다는거예요. 그래서 이번엔 전처치약물 없이 맞아보래요. (소통 오류가 있었던 것 같네요)
마지막이다. 하고 각오 후에 아킨지오 한알을 먹고
전처치 약물 없이 아바스틴만 맞아봤어요.
그날 처음으로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평온하게
항암주사를 맞았어요... 그동안의 고생이 안타까울 정도였어요.
그리고 저는 인스타에서 어떤 릴스 내용을 보게됩니다.
여기부터가 이 글 내용의 핵심이예요.
혹시 "맥페란 사건"에 대해 아시나요?
몇년 전, 파킨슨병을 앓고있는 80대 남성에게
항구토제인 맥페란을 처방한 의사가 고소를 당했습니다.
맥페란을 복용한 환자가 파킨슨 증상이 악화가 되어 죽을뻔 한거죠.(자신의 병을 고지하지 않았던 환자가 최종적으로 패소했다고해요)
왜일까요?
맥페란은,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해서
구토와 위장의 운동성을 조절합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져가는 병이죠. 그래서 도파민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예요.
그런 환자가 도파민을 차단하는 맥페란을 먹었으니
당연히 증상이 악화가 됐겠죠.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은 도파민 기능에 이상이 생긴
신경계 질환입니다. 이 역시 치료제로 도파민을 써요...
관련 자료들을 더 찾아봤어요.
맥페란 과민반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증상은 완전히 제 증상 그 자체였어요.
온몸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몸 안쪽이 이상하게
들끓는 듯 저린듯 불쾌한 느낌, 호흡곤란, 불안 등등...
그때 깨닳았어요. 이거..덱사메타손이 문제가 아니라
맥페란이었구나... 맥페란이 도파민을 차단해서
내 하지불안증후군이 급격하게 전신으로 퍼지고,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이 증상을 더 각성시킨거구나...
챗지피티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조사를 시켰어요.
역시...제 문제는 맥페란이 불을 지르고 덱사메타손이
그 위에 기름을 끼얹은 상황이었던겁니다...
그런데 2년간 아무리 주치의에게 호소를 해도
맥페란이 아닌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만 말씀하셨고,
저는 당연히 그것인줄 알았고...
제가 고통스러워해도 병원에선 아무런 처치도 해주지 않았어요...
맥페란이 문제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다른 계열의 항구토제를 쓸 수 있었을텐데...
그 고생을 안했을텐데... 21번의 그 고통의 시간을
겪지 않았을텐데.....
22회차 항암때 교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덱사메타손 부작용인 줄 알았던게
맥페란의 문제였던 것 같다. 제가 하지불안증후군 있는걸 처음부터 알고계시지 않았느냐. 어떻게 생각하시냐.
하니까 "네~그래서 이제부터 맥페란 덱사 둘다 안쓰잖아요~"
하고 끝이네요...?
그 2년간의 고통의 시간은 무엇으로 보상 받을 수 있는걸까요?
항암부작용이 아닌 전처치약물 부작용이 더 두려워
공황장애까지 생기고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데요...
지금은 24회차 항암 중 입니다.
(론서프+아바스틴 4회차)
전처치약물 없이 아바스틴만 단독으로 맞아요.
그냥 평온합니다. 너무나도 편안합니다.
공황도 나타나지 않고 너무나도 편안합니다.
지금 편안하니 된걸까요?
제 기저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수도없이 고지하며 고통스러움을 알렸음에도 2년간 맥페란을 처방한
병원 측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걸까요?
법적으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용기도 돈도 없지만...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