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5월 이벤트 끝~~~~

야
야아츠lYaatsl위본
2026.05.22 13:19 | 조회 839

벌써 5월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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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결혼기념일까지...

해마다 치르는 일들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그냥 지나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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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지나온 시간이 자꾸 뒤에서 말을 거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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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벌써 고2.. 내년이면 수험생이 된다

동행에서 만나 교제하던 가정의 아이들 중 여럿이 벌써 고3 수험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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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어린이라고 부르면 본인이 제일 싫어할 나이

키도 컸고, 말투도 달라졌고, 가끔은 아빠를 가르치려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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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눈에는 아직도 어릴 때 얼굴이 겹쳐 보인다

분명 지금은 다 큰 녀석인데, 문득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기 때 모습이 스치듯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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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을 마지막으로 안고 다닌게 언제인지

저 녀석이 아빠~~ 부르며 품에 파고든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저 녀석과 마지막으로 손잡고 개선장군마냥 걸어본 게 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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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모든 처음이 나와 함께였지만

기억하지도 못할 나와의 마지막 경험이 늘어가고 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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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마음이라는 게 참 묘하다

어린이날이라고 대단한 의미를 붙인 건 아니지만

그저 아빠 마음으로 아이가 좋아할 만한 걸 작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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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좋았겠지만, 정작 마음이 묘하다

‘내가 이 아이의 아빠의 자리를 지켜내 왔구나’ 하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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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오래 살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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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걷는 걸 볼 수 있을지...

말을 배우고 학교에 가는 걸 내 눈으로 볼 수 있을지...

어느새 고등학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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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도 지나갔다

부모님께 작은 마음을 전했다.

사실 자식이 부모에게 뭘 해드린다고 해도, 받은 것에 비하면 늘 말도 안 되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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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버이날은 마음이 조금 더 복잡했다

요즘 어머니를 보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기억도, 판단도 예전보다 눈에 띄게 흐려지시는 게 보인다

처음엔 그냥 피곤하신가 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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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셨으니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기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말이 조금씩 늦어지고, 예전 같으면 하지 않으실 판단을 하시고, 같은 이야기를 다시 하신다

작은 선택 앞에서도 망설이시는 모습을 보는 게, 생각보다 많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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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늘 엄마일 줄 알았다

내가 흔들려도 엄마는 늘 그 자리에 서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아파도, 내가 무너져도 엄마만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사람일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도 늙는다

이 당연한 사실이 왜 이렇게 뒤늦게 마음에 쿵 하고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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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부모님께 가장 큰 걱정거리였을 것이다.

아픈 아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들

부모가 자식을 먼저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나는 아직도 다 알 수 없다

이제 와서 조금 짐작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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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들을 부모님은 어떻게 견디셨을까

어머니는 얼마나 자주 혼자 숨죽여 무너졌을까

아버지는 또 얼마나 말없이 버티셨을까

마음이 참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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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의 가족사진의 가사처럼

나를 위해 거름이 되어 주셨던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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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가 부모님 앞에 아들로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

아직 어머니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뭐라도 조금 챙겨드릴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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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어머니의 유방암 마지막 정기검진이 예정되어 있다

검사는 이미 다 마친 상태이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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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겪어본 사람은 안다

결과를 듣기 전까지는 어딘가 마음 한쪽에 조용히 돌 하나가 얹혀 있는 것 같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완전히 괜찮아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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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잘 통과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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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도 지난 5년을 참 잘 견디셨다

치료도, 검사도, 기다림도, 불안도...

병기가 깊지 않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셨을지 몰라도, 그 시간이 어디 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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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병만 기억하고 있던 사이..

어머니도 어머니의 시간을 지나오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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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들을 걱정하던 엄마가, 어느 순간 본인의 암까지 견뎌내야 했던 시간...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정기검진 잘 마치고 엄마도 이제는 조금 편안해지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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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검진 결과가 어머니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조용한 안도감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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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이벤트 결혼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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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조용한 곳을 찾아 함께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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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앞에 두고, 와인잔을 기울이며

그냥 이런저런 일상을 나누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써 21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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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결혼을 했고, 2009년에 준영이가 태어났다

그리고 같은 해에 나는 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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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

그 말을 들었던 날은 아직도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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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의 공기, 병원 복도의 냄새, 순식간에 멍해지던 느낌, 사방의 소음이 차단되듯 아무 말도 들리지 않던 순간

먼저 진단결과를 듣고, 병원 복도에서 머리를 싸매고 주저앉아있는 나에게 달려오던 아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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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은 10개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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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아이를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이 아이가 자라서 나를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홀로 남을 아내는 어떻게 살아갈까

부모님은 또 이 시간을 어떻게 견디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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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혀 밤마다 잠못이루고 뒤척이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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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두려움에 싸이면 조용해진다

울 힘도 없고, 누구에게 다 털어놓을 수도 없어서, 그냥 괜찮은 척 하루하루를 넘긴다

그런 날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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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난다

그렇게 시간이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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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의 첫걸음마를 봤고, 첫 등교를 봤다.

친구 이야기를 재잘거리는 것도 들었고, 시험 때문에 예민해지는 것도 봤다

사춘기랍시고 툭툭거리는 것까지 봤으며

수험생이라 유세떠는 것 까지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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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얄밉고, 가끔은 웃기고, 또 가끔은 너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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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 결국 다 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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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식 학사모, 혼주석에서 바라보는 아들 부부의 뒷모습

여기까지는 보고, 이 땅에서의 소풍을 마치고 싶은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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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도 21년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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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만 있었을 리 없다

살다 보면 서로에게 늘 좋은 사람으로만 남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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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는 날도 있고, 말이 곱게 나가지 않는 날도 있고, 그저 각자의 짐을 지고 묵묵히 버티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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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대단한 미사여구는 아니지만, 내게는 참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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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런 날들이 당연한 줄 알았다

아이가 자라는 걸 보고, 부모님을 챙기고, 아내와 기념일을 보내는 일들

그냥 나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일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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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너무 평범해서 별일 아닌 하루가, 어떤 사람에게는 끝내 닿고 싶었던 순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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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이 5월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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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들로 살고 있고

아직 남편으로 살고 있으며

아직 아빠로 살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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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 버텼다’ 같은 말을 스스로에게 쉽게 하지는 못하겠다

이 땅에서 나에게 주어진 소명에 다다르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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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민망하고 과분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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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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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됐다

올해 5월은...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6월에는 어머니에게 꼭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 5년 동안 정말 수고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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