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들 안녕하세요!
이 카페에 가입한지 벌써 4년쯤되었네요. 저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1. 발병
강남 역삼동에 직장생활을 했어요. 21년 6월 배가 아파 내과에 갔다가 대장 CT를 권유받고 2차 병원 내원하여 오히려 복부CT를 해야한다고 말씀을 듣고 1주일 후 결과에 화면을 주면서 췌장꼬리에 2cm 암이 의심된다고 하더군요! 털썩!!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 삼성과 아산병원을 추천하여 가까운 삼성에 갔습니다. MRI를 추가 촬영하고 1주일 후에 가니 '췌장염'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다행인지... 눈물을 흘렸네요.
2달 뒤에 오라는 말에 8월에 갔더니 주치의가 CT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시며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할 듯해요! 그말을 듣고 안되겠다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다 싶어 분서대로 다시 의뢰했어요. 2주 후인 9월 16일 분서대 소화기 내과 ㅎㅈㅎ 교수님께서 내시경을 보시더니 '췌장암'입니다. 수술해야겠어요. 외과에 의뢰되어 9월 27일 개복수술을 하고 췌미와 비장, 림프등을 떼어내고 7일만에 퇴원했어요. 아내는 요양원을 운영했는데, 당시 코로나여서 병원에 와보지도 못하고 저는 차마 암이라고 말할 수 없어 간단한 수술을 위해 입원한다고 둘러대고 대1짜리 첫째 아들과 함께 병원에 입원했었죠! 보통 2기 정도 되면 수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작 수술중 23곳 생검해보니 림프쪽을 6개가 튀어나가 전이되었다고 하고 결국 4기가 되었네요.
2. 수술후
배액관을 달고 7일만에 퇴원했으나 계속 고름이 나오고 열이 나더군요. 2차병원 외과에서 드레싱하면 된다고 해서 2번이나 드레싱했는데 여전히 열이나서 분서대 응급실에 재입원 했죠, 당시 코로나 시즌이라 응급실 갈때마다 코로나 검사하고 들랑달랑 3개월 동안 3번이나 입퇴원을 반복했어요. 밥을 먹을 수 없어 62kg에서 51kg가 되더군요 췌장수술후 당뇨가 심해져 인슐린과 복용약을 겸하여 유지했어요.
3. 예방항암
21년 11월말 퇴원하고 주치의가 폴피리 항암을 12번을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 1차 입원하면 2박3일, 48시간동안 먹지도 못하고 견뎠습니다. 퇴원하면 1주일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못먹고 힘업어 쇼파와 침대에서 하루 중 18시간은 잠을 잔듯해요. 다행히 폴피리는 머리는 절반쯤 빠지더군요. 당시 대1, 고1 두 아들에게 아픈 표시 안하려고 견디고 견뎠는데, 쉽지 않았어요.
하나님 살려주세요! 고1 둘째,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만 살려주세요. 날마다 기도했어요. 항암하고 1주일 지나면 견딜만해서 매일 산책하고 운동을 했어요. 힘들뗀, 동네의원에서 수액맞고 추어탕으로 버티고 살았어요. 그리고 3주마다 다시 들어가서 11번을 22년 5월까지 예방함암을 했어요. 주치의가 3개월마다 추적관찰하자고 하셔서 1년을 잘 지냈죠.
4. 1년만에 복막전이
23년 되자 살았다는 생각에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ㄱ대 물리치료과에 편입하여 25년 어린 친구들과 동기가 되어 한달 반을 지냈죠. 중간고사를 앞두고 23년 4월 정기검진을 갔습니다. 혈액검사결과 ca19-9 수치가 갑자기 448로 올라가고 CT에서 복막전이가 확인되었죠! 다시 털썩!!!!, 왜 이런 시련이, 급하게 학교 휴학하고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했죠. “얼마나 남았을까요?” 제 질문에 주치의는 고개를 흔들면서 “한 1년 정도...”라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결국 둘째 고등학교 졸업을 못보는건가!!!, 어쨌든 다시 젬아로 항암을 시작했고, 3주만에 머리털이 싹~ 빠지더군요. 감당할 수 없는 불안과 걱정!, 머리가 다 빠지는 신체변화를 받아드리기 어렵더군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젬아’로 3차 정도 되었을 때, ca19-9 수치는 27이하로 내려가고 복막전이도 점점 줄더군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결과였습니다. 젬아는 낮병동에서 1:30분 정도 걸리더군요. 그리고 3일은 먹는 것 자체가 지옥이었습니다. 주치의가 말씀하시더군요. 닥치는대로 먹어라, 특히 단백질을 먹어라, 몸무게가 유지되어야 항암을 지속할 수 있다. 그래서 살자고 먹었습니다. 그런데 동반된 운동실조!! 영양실조는 들었지만 운동실조는 처음 들었습니다.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없고, 계속되는 손발저림, 마치 구름을 걷는 느낌, 발바닥이 오뚜기 발이 되어 뒤뚱뒤뚱, 달리기는 꿈도 못꾸고, 걷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결국 지팡이를 쓰기 시작했죠!
그리고 견디고 견디며 25년 9월까지 20차례 항암을 했습니다. 혈액검사 CT 검사를 하고 주치의를 보는 날마다 불안하고 떨리던 그 마음, 그렇게 스무고개를 넘었습니다. 경과는 그래도 좋았습니다. 혈액수치도, 전이도 없어 계속 항암이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2년 반이 되었을 때, 주치의가 말씀하시길 CT로 볼 수 있는 암크기는 2-3cm 이하는 볼 수 없으니 특별혈액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국내는 안되고 미국에서 해야한다고 100만원정도 들더군요. 2번을 했어요. 그런데도 100마이크로 이하로 암세포 잔류 여부를 본다고 하던데, 다행히 음성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암을 멈추자고 하시더군요.
5. 치료비용
원래 실비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30년전 장모님의 소개로 가입한 암보험 3천만원으로 치료를 보탰습니다. 다행히 전이와 함께 국민연금에서 약 80만원 정도 장애연금을 24개월 받았습니다. 2년 지나니 60만원으로 줄더군요. 조금씩 일도 하며 이러저러한 수입을 통해 항암치료비용 등으로 쓰고 있습니다.
6. 탈장수술
항암을 멈추고 뭔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클라리넷 렛슨을 받았습니다. 몸도 회복하기 위해 PT도 1주일에 3번씩 시작했습니다 마음과 몸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항암중 1년 전부터 배꼽주위에 불룩하게 나오고, 누르면 꼬르륵 소리가 나더군요. 외과 주치의가 ‘탈장’이라고 하시더군요. 개복수술하고나면 복막을 절개하여 약해진 복막에 장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산정특례가 있을 때, 수술하고 싶다고 하여 분서대에 3월 중순 3박4일을 입원하여 수술했습니다. 퇴원하는데 수술한 주치의가 “당분간 복식호흡하는 악기나 운동 안됩니다.” 그 바람에 지금까지는 클라리넷도 PT도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7. 췌장암 발병 5년을 앞두고
지난 6월 다시 추적관찰을 위해 4개월만에 진료가 있었습니다. 내과 주치의는 “깨끗해요!, 이제 6개월 후에 보시죠”, 외과 주치의는 “참 대단하네요, 인간 승리입니다. 이제 몸무게 줄이고 당뇨관리 잘해야됩니다.” 말을 듣고 나왔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더 살수 있을찌, 걱정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을 앞두고 기대감도 생깁니다. 주치의 말씀은 마지막 항암 이후 5년이 지나야 완치로 본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면 아직 1년도 안된 거죠!
감사한 것은 고1이었던 아들이 이제 대학교 2년이 되었습니다. 기특하게 신촌에 있는 의대에 진학해서 예과2학년입니다. 아빠가 아파서 공부를 열심히했나 하고 스스로 위안해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한 일이구나 쉼을 쉴때마다 제 몸을 확인해봅니다.
8. 암치료 중인 벗님들 힘내세요
암치료경과가 제각기 달라서 어떤 결과를 맞을지 모릅니다. 다만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다만 불안하고 답답한 벗님들과 저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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