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대장암 3기 막항후 5년/ 8월예배는 마지막 주에.

이기자후후l대본
2026.08.10 11:20 | 조회 462

정확히 만으로 6년이 지났습니다.

2020년 1월부터 시작된 복통.

인내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6개월을 버티다

급기야 식은땀에 구토로 탈진하고 병원을 찾았더니

나이가 젊은 탓에 다른 정밀검사 해주지도 않고

대충 증세듣고 엑스레이 찍더니

쓸개가 엉망이라고 다음날 바로 쓸개제거.

그래도 증세는 나이지지 않은채

한달을 구토와 복통...급기야 장폐색에 이르기까지...

너무 매스꺼워서 잠도 못자고

'이게 뭐지..'하면서 우두커니 밤을 새고

새벽을 맞이했던 그날의 밝아오던 아침...

그리고 응급실...그리고 본병원...그리고 줄줄이 이어진 모든 검사들...

금발머리의 이쁜 레지던트가 "이럴경우엔..."하고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 순간까지

암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이럴 경우엔...암이라고 보여져서...내일 아침 수술을 해야해..."

영어가 동시통역없이 한글로 각인되면서

동공이 한없이 커지던 그 순간이 기억납니다...

엄마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암을 알리지 않았고

남편과 딸, 그리고 업무로 인해 알릴 수밖에 없는 분들에게만 고지.

겨우 11살이었던 아들도 모르게.

한국있는 절친들에게도 아직까지 함구.

왜 그렇게 알리고 싶지 않았냐고 가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냥...내가 내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니까...

그냥...솔직히 아무도 이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아니까...

그냥...그들이 나로인해 슬퍼하는 것도 힘겹고, 그들이 덤덤해져도 힘들테니까...

지금까지도 비밀에 부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알죠 알죠. 자타 공인 성격파탄....ㅎㅎ

이렇게 암을 만나고 수술을 하고 항암을 하고 이벤트도 몇번 겪고.

그럼에도 지난 6년이 남긴 많은 의미들은

동행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내 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6월 항암후 만으로 5년차, 최종 씨티를 찍었습니다.

분명히 내 기억으로는 이제부터 피검사만 한다고 들은것 같은데

마지막인줄 알고 작별인사 차원에서

종양내과 쌤에게 입생로랑 에센스를 사들고 갔는데

"어 이제부터 1년에 한번 씩 씨티 찍음돼."

역시 끝나기 전에는 끝난게 아니구나....

"아 이 화장품은...그냥 내가 써보니까 좋아서 니 생각나서..."

라고 얼결에 난데없는 이유를 갖다부치고 드리고 나왔습니다.

이렇게 저의 6년이 지나갔듯이

모두에게 공정한 시간들이 흘러서

치유와 회복에 이르기를

한 분 한 분을 떠올릴때마다 기도합니다....

8월의 예배는.

마지막주에 열혈님의 1주년 추모예배로 찾아뵙고자 합니다.

7월부터, 아니 6월, 어쩌면 5월부터...

8월의 기억으로 부터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과의 이별로부터 이렇게 무거운 시간을 보내본 게

처음인것 같습니다.

공동체의 예배가 특정인을 추모해도 되는것일까

고민을 하다가

열혈님이 남긴 뜨거웠던 공감과 기도와 위로들.

그 위대한 족적은

우리 모두가동행에서 이어가야할 유산이기에

그녀의 1주기를 추모예배로 마주하고자 합니다.

"관종 이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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