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하루종일 마음이 복잡해서...

야아츠lYaatsl위본
2026.08.20 02:39 | 조회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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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를 읽고

하루 종일 마음이 복잡합니다

아버지가 이제 경제활동도 하지 못하는데

차라리 항암을 중단하고

삶을 정리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글...

긴 시간을 지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암경험자이기에

문득문득 스치는 재발에 대한 걱정

극 T 성향인 아내와 아들

이상하게도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됩니다

사람이 힘들면

무슨 생각인들 못 할까 싶고

마음이라는 것이 늘 도덕적이지도 않고

생각이라는 것이 항상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차라리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을 스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사람의 가치는 언제 줄어드는가

돈을 벌지 못하게 되었을 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워졌을 때?

가족에게 시간과 돈과 수고를 요구하게 되었을 때?

건강할 때에는

아버지였고 남편이었고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사람이

병에 걸리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조금 덜 살아도 되는 사람이 되는 것...

병에 걸려도

항암치료로 지치고 힘들어도

아니 고통을 참으면서도

가족에게 도움이 되려고

가족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버티고 있는 한 아버지가

자녀가 쓴 글 속에서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

누군가가 먹여주고

돌봐주고

기다려주어야 하는 사람

그래서 차라리 치료를 멈추고

삶을 정리했으면 하는 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저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사람에게 값을 매겨왔습니다

얼마나 일할 수 있는지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

얼마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 기준으로만 사람을 바라본다면

늙은 사람도

장애를 가진 사람도

병든 사람도

어느 순간부터는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존재가 됩니다

바로 그 순간부터

아주 위험한 질문이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삶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인간의 존엄이라는 말이

바로 이 질문 앞에서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하든 병들었든

돈을 벌든 벌지 못하든

누군가를 돌보든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든

사람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는 것

아마 그것이 우리가 인간의 존엄이라는 조금 거창한 말을

굳이 만들어 놓은 이유일 겁니다

물론 보호자의 희생 또한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소진되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삶을 끝내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짐을 덜어내는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과 말은 같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는

끔찍한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완벽한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것을 말로 꺼내는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이곳 동행처럼

투병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치료비 때문에 가족에게 미안해하고 있을 것이고

일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이 그 글을 읽으며

오늘 저처럼

마음이 많이 복잡하셨을 겁니다

마음은 어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말에는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과

무엇이든 말해도 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는

어쩌면 말을 하기 전에 잠시...

우연히 듣게 될 사람들 까지도

배려 하길 바랍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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