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췌장3기 수술불가 진단 받으시고 너무 우울한 한달을 보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요. 어린 애들도 놔두고 병원도 모시고 다니고 서류 챙길거 다 챙기고 아버지 영양제나 보조치료 비용도 부담하며 모든걸 챙긴다고 챙겼는데..
가족들이 점점 서로간에 헐뜯고 사이가 안좋아져요. 이제 시작인데..
아버지 형제들은 왜 엄마가 일을 그만두지않고 계속 다니냐. 엄마가 아빠를 모시고 다녀야지.(경제사정때문에 그만둘수가 없습니다..ㅠ)
동생은 동생대로 잠수타버리고 아버지 안부조차 묻지를 않고.
엄마는 엄마대로 스트레스 받으니 저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쓰고, 엄마 대신 아버지 모시고 다녀줘서 고맙다고 표현도 않으셔요..물론 마음의 여유가 없으시고 스트레스가 크다는걸 충분히 이해합니다. 고맙단 소리 들으려고 하는것도 아니구요..
그와중에 환자 본인인 아버지는 제가 사드리는 몸에 좋다는 음식은 하나도 챙겨드시질 않고 운동도 거의 하지않으려 하시고 , 본인 몸도 힘들면서 친구분들 오시면 본인이 운전해서 다니고, 항암날에 모시고 간다고 해도 한사코 거부하고 본인 혼자 왕복 3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가십니다..
사랑하는 아빠가 이렇게 몹쓸병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중엔 병원 알아보거나 치료방법을 고민하거나 아버지 병원이 모시고 가고 약을 챙기는 모든 역할은 제가 하고 있는데, 나머지 가족들이 더 난리입니다.. 아버지 형제분들, 지인분들 마저도 저에게 연락이 와 하소연하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난리입니다.
모든 가족이 똘똘 뭉쳐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도 모자란 판국에.. 침몰하는 배에서 혼자 발버둥 치고 있는 기분입니다.
둘째 출산한지 겨우 120일 남짓.. 몸이 회복도 덜 되었는데 마음이 무너지네요. 저에게 누구라도 힘을 주었으면 하는데.. 아이들 보고 있는게 그나마도 힐링타임입니다. 요즘엔..그마저도 충실히 하지 못해 죄스럽고 제가 꾸린 가정 마저도 무너지고 있는것 같아요.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이 산만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신랑에게도 제가 예민하게 굴고 있더라구요..
신랑 입장에선 버젓히 처남이 있음에도 본인이 아들인양 회사 휴가까지 써서 제가 병원 모시고 다니는게 크게 내키지 않을거같은데 내색도 않아요.
저는 이제 방향을 어떻게 해야할까요..처음엔 아버지를 어떻게든 살려야겠다. 온갖 빚을 내서라도 치료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아버지는 제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1차 항암 하셨는데 호스피스를 알아보고 사전연명동의서 작성했다 하시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형제도 많으시고 다 근처에 계신데, 돌아가며 병원에 같이 가겠다고 해주시면 알겠다 하고 가셨음 좋겠는데 한사코 거절하는 과정에서 가족들도 마음이 상하고 ..서로 저잘났네 하고 있으니 . 저도 이제 모르겠습니다. 그냥 도망치고 싶어져요..의욕이 다 사라졌어요ㅡ
남동생은 저렇게 회피하고 도망가도 다들 뭐 그럴만한 일이 있겠지 이해하려 하면서, 저의 마음은 누가 이해해주나요..
제가 너무 속상해서 동생 얘기를 꺼내면 엄마는 왜자꾸 동생 얘기를 꺼내냐. 듣기싫으니 말하지말라 하세요.
원래 이렇게 가족이 아프면 모든 가족들의 관계가 힘들어지나요.. 푸념하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냥.. 털어놓을데가 없었어요.
저도 그냥 ...아버지가 여생이 얼마나 되실지 몰라도, 조금은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도움 받을건 좀 받으시며 아이들 크는거 보시며 컨디션 좋을땐 같이 콧바람도 쐬고 그렇게 지내셨으면 하는데요.. 도대체 이 마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와닿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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