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 돌아가신지 3년이 되었습니다

구롱l대보
2026.08.30 04:08 | 조회 222

엄마가 드셨던 약들입니다. 최근에

정리를 했어요 ㅎㅎ

저희 엄마는 원체 질병이 많으셨어요.

외과(갑상선암), 류마티스내과(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혈액종양내과(대장암), 신경외과(고혈압, 뇌수술 이후로 쭉), 내분비내과(당뇨), 호흡기내과(간질성폐질환)까지 거의 6곳의 진료과를 다니셨어요.

저를 43살쯤에 낳으셔서 노산이셨고, 저는 엄마에게 늦둥이였답니다. ㅎㅎ

엄마는 인생의 굴곡도 참 많으셨어요. 차마 이곳에 다 적지는 못하지만, 어쩌면 이곳에서의 삶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제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늘 아프셨고, 엄마와 스벅이나 투썸 같은 곳에 가본 적도 없네요.

그런데도 엄마는 항상 웃음이 많으셨어요.그래서 저는 엄마가 그렇게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많이 아프셨는데도 엄마는 늘 저에게 웃어주셨고, 사랑으로 저를 키워주셨어요.

아빠 없이 저를 키우셨지만, 정말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어요. 손수 음식도 다 해주시고, 늘 애정 어린 손길로 저를 걱정해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그 사랑 덕분에 저는 성인이 될 때까지 큰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2021년, 엄마는 대장암 3기에서 4기 진단을 받으셨고 1년 10개월가량의 긴 투병생활을 하셨어요.

그리고 2023년 8월 30일

엄마는 결국 세상을 떠나셨네요.

오늘이 딱 3년이 되어가는 날이에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많이 단단해졌습니다.

이 카페에도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봅니다.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정말 정말 힘든 시기들도 결국 다 지나갑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예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직후에는 너무 힘들어서 심리상담도 20번 넘게 받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어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1년, 2년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의 감정은 조금씩 무뎌지고, 그리움도 아주 조금씩 옅어지더라고요.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를 잊어서가 아니라,엄마를 마음 한편에 잘 간직한 채 다시 오롯이 저를 위해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제가 매일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오늘 하루’가 어떤 사람에게는 간절하고 귀한 하루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는, 시간을 예전처럼 허투루 보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저 울기만 했던 날들에서 조금이라도 값진 하루를 살아보려고 노력했어요.

조금씩 일기도 써 내려가고,운동도 하고,공부도 하고,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대학 졸업까지 했네요.

지금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떠난 지 벌써 3년이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많이 그리워해요.다만 예전처럼 그리움 때문에 무너져 내리지는 않아요.이제는 엄마가 제게 주셨던 사랑을 기억하면서 제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엄마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요.

혹시 지금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금은 아무리 믿기지 않더라도

정말 그 시간도 지나갑니다.

당장은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힘들겠지만,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조금씩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이 와요.

잊는 것이 아닙니다.

덜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아픔을 품은 채로도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그러니 지금 너무 힘들다면 조금만 더, 하루만 더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저도 그렇게 3년을 살아왔고,앞으로도 엄마가 사랑해주셨던 딸답게 제 삶을 열심히 살아가보려고 합니당

ㅎㅎ

그러니 여기 계신 분들 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암환우분들 그리고 보호자분들 기도할게요

평안한 나날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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