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자기 없는 추석을 맞는 것이 벌써 세번째네.
시간은 참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는게 야속하네
지난해 추석에도 자기는 없었고, 올해도 여전히 자기는 내 곁에 없다는것이 야속하기도 하고 서글프네.
그렇게 계절이 한 번 더 돌아오고, 이주 뒤면 명절이 다시 돌아오는데..
추석이 되면 사람들은 고향을 찾겠지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아내는 남편의 팔짱을 끼고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겠지
본가에 들렀다가 처가에 가고, 처가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집 이야기 잖어..
그 흔한 풍경이 예전에는 그저 평범한 명절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했건만
그런데 이제는 그 평범했던 모습이 가장 그립다.
나도 올해도 서하,수연 둘을 데리고 본가에 가야겠지..
첫째가 운전하니.. 몸은 편해도.. 마음은 자기가 없어 불안만 가득하다는거 알지~
그리고 자기의 집, 내가 이제는 '처갓집'이라고 불러야 하는 그곳에도 간다.
참 이상한 일이다.
자기는 이 세상에 없는데
나는 여전히 자기의 부모님이 계신 그곳으로 향할까?
예전 같으면 당신이 먼저 전화를 했을 것인데
"여보, 언제 출발해?"
"길 막히니까 조금 일찍 가자."
"애들 챙겼어?"
그리고 차 안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을 것인데
그런데 이제 그 자리에 당신은 없고, 공허함만이 있어..
두 딸이 옆에 앉아 있어도 마음 한구석은 이상하게 허전하고
아이들과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문득 당신 생각이 나고,
'당신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명절 음식 냄새가 나면 당신이 생각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당신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그 평범한 하루 속에서
나는 자꾸 당신의 빈자리를 발견한다.
당신이 떠난 뒤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사람이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매일 보던 얼굴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면
그제야 그 사람이 내 삶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는 것.
당신과 함께했던 수많은 명절도 그랬다.
그때는 몰랐다.
당신과 함께 차를 타고 부모님 댁에 가는 일이,
당신과 음식을 준비하고,
당신과 명절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언젠가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기억이 될 줄은 몰랐다.
이제는 두 딸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당신과 함께 걷고 있다.
당신이 좋아했던 음식도 생각나고,
당신이 명절이면 했던 말들도 떠오른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당신도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까?'
아빠와 함께 본가에 가는 두 딸을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당신의 부모님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을 놓고 있을까.
올해도 나는 당신 대신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간다.
본가에 가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그리고 당신이 없는 처갓집에도 간다.
아마 그곳에서도 당신 이야기가 나오겠지.
그러면 나는 웃으며 당신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사실 그 한마디 안에는 수많은 말이 들어 있다.
보고 싶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사랑했다는 말.
그리고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까지.
당신이 떠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리움이라는 것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닌가 보다.
그저 익숙해지는 것뿐이다.
당신이 없는 아침에 익숙해지고,
당신이 없는 저녁에 익숙해지고,
당신이 없는 명절에 익숙해지는 것.
하지만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올해 세 번째 추석.
나는 두 딸과 함께 당신의 부모님을 찾아간다.
아마 예전처럼 당신과 나란히 앉을 수는 없겠지만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당신이 함께 있다.
당신이 떠난 자리는 비어 있지만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당신을 조금 더 많이 생각하려 해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마음껏 생각하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마음껏 그리워하려 한다.
그리고 두 딸과 함께 당신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당신이 우리 곁에 있었던 날들을 잊지 않도록.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잊지 않도록.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
자신들의 가족과 함께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우리 엄마, 우리 아빠도 저렇게 함께 명절을 보냈었지.'
하며 기억할 수 있도록.
여보.
당신이 없는 두 번째 추석이다.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마음은 왜 이렇게 외로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올해도 나는 당신의 몫까지 살아보려고 한다.
두 딸 잘 지켜보고,
부모님 잘 찾아뵙고,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당신을 기억하며 살아가겠다.
그리고 오늘도 마음속으로 당신에게 한마디 건넨다.
여보, 많이 보고 싶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당신은 내 인생에서 지나간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언제까지나 함께할 사람이다.
이번 추석에도
내 옆자리는 비어 있지만,
내 마음속 당신의 자리는
여전히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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