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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아버지의 보호자입니다.
현재 호스피스 대기 신청을 해두고, 2차 병원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에 계실 때는 가족들이 계속 상주하기가 힘들어서 간병인도 구해봤는데, 아버지와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2차 병원으로 옮기면서는 조금이라도 서로를 위해 간호간병통합병동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지금 병원은 주치의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간호팀에서도 아버지 상태가 좋지 않은 걸 알고 가족들 면회도 조금 자유롭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도 친절하게 봐주시고요. 개인적으로는 대학병원에 계실 때보다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버지에게 전화가 여러 번 와 있었습니다. 제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는 받지 않으셨고, 저도 다른 일정이 있어서 연락이 닿으면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연락이 닿았는데, 아버지가 상태가 안 좋으니 빨리 와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부랴부랴 병원에 갔는데 침대에는 기저귀랑 약간의 변이 묻어 있고, 아버지는 안 계셨습니다. 놀라서 찾아보니 화장실에 혼자 계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아버지가 관장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간호팀에서 좌약을 주셨다고 합니다. 일단 신랑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어찌저찌 뒷수습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다 하고 나니까 조금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더라고요.
제가 지금 마음이 불안하고 예민한 상태라 더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혼자 거동하는 것도 쉽지 않으시고, 식사도 전혀 못 하고 계셔서 기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런 분에게 좌약을 드리고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두었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간호팀에 가서 어떻게 된 건지 여쭤보고, 다음부터는 관장같은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거나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면 꼭 연락을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간호팀에서도 계속 죄송하다고 하셨고, 오늘 오전에 많이 바빴고 그래도 자주 살피고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이해는 합니다. 얼마나 많은 환자분들을 보시겠어요. 그동안 아버지께 잘해주셨던 것도 알고 있고요...
그래서 저도 화를 내기보다는 아버지 상태가 많이 안 좋다 보니 이런 상황이 생기면 가족들이 많이 걱정된다고 말씀드리고, 다음부터는 꼭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서고 나니 계속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제가 오늘 일정 때문에 계속 병원에 오지 못했다면 어땠을까....그 사이에 아버지가 혼자 화장실에서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안 좋았던 건, 아버지가 갑자기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아버지가 미안할 일이 아닌데요. 아픈 것도 아버지 잘못이 아니고, 이제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는 것도 아버지가 미안해할 일이 아닌데....
그 말을 들으니 괜히 더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네요....
참..마음이 씁쓸하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