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름다운동행입니다.
필수 항암제 공급 불안 문제를 알리고 국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진행했습니다.
최종 동의는 3,877명.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청원이 마감됐습니다.
아름다운동행 회원은 현재 27만이 훌쩍 넘었고 월간 순방문자 역시 10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청원과 관련해 올린 공지글들의 조회수를 모두 합쳐도 불과 8,603회
최종 동의는 3,877명.
솔직히 이 숫자를 받아들고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청원 기간 동안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은 해보려고 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각 정당 대표, 보건의료 분야에 영향력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고 사회부 기자와 의학 전문 기자들에게도 자료를 전달했습니다.
답변은 오지 않았고 기사로 이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선거 기간과 겹쳤으니 시기도 좋지 않았겠지요.
우리의 준비도 부족했습니다.
필수 항암제 공급 문제라면 암환자와 보호자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27만 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 아름다운동행이라면 이 정도 문제는 사회에 알릴 수 있는 매개가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27만이라는 회원 수와 월 100만이라는 방문자 수가 곧 아름다운동행의 파급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전혀 다른 숫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것과 그 사람들이 한 가지 문제에 마음을 모으는 것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사람들이 멈춰 읽는지, 어떻게 설명해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지, 공감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이번 청원을 진행하면서 아름다운동행의 지금 모습을 꽤 많이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AS IS를 제대로 확인한 셈입니다.
아픈 결과였지만 다음을 준비하는 데는 꽤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우리가 가장 시급한 사례로 이야기했던 다카르바진은 6월 2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됐습니다.
제약사가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생산원가를 보전하고, 생산한 물량을 국가가 구매해 공급하는 주문제조 방식으로 현장 공급도 재개됐다고 합니다.
비노렐빈은 국내 품목허가가 완료됐고, 빈블라스틴 역시 긴급도입을 포함해 공급을 이어갈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고, 식약처도 공급중단 보고를 받은 뒤 현장의 의견을 듣고 대책을 준비해 왔습니다.
답변을 읽으며 생각이 많았습니다.
생산하면 손해가 나는 필수 항암제의 원가를 보전하고, 그래도 시장에서 공급하기 어려운 약은 국가가 구매해 의료현장에 공급하는 방법.
우리가 요구했던 방향 가운데 하나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다카르바진이 보여줬습니다.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은 필수 항암제를 미리 살피고, 필요한 경우 원가를 보전하고, 국가가 일정 물량을 확보하는 체계가 제도적으로 안착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3,877이라는 숫자는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그 숫자 안에는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3,877명의 마음이 있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 청원을 통해 우리가 부족했던 것도 알았고, 아름다운동행의 현재 모습도 조금 더 정확하게 알게 됐습니다.
정부의 답변을 통해 실제로 가능한 방법도 하나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동행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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