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네가 아들을 데리고 에버랜드에 다녀왔는데, 깊은 밤에 아들이 아빠가 보고 싶다며 울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러지 않다가도 아빠들이 많이 오는 곳에 다녀오면 문득문득 아빠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아들을 세상으로부터 가두어 키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앞으로도 아빠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을테고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은 조금씩 가라앉고, 그리움도 지금보다는 덜 아픈 마음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저희 가족은 싱가포르에 자주 갔었습니다. 오차드에 있는 호텔을 항상 갔었는데 저희가 갈 때마다 모든 스탭들이 아들을 보자마자 이름부터 불러주며 “Welcome home!” 하고 반겨주던 곳입니다.
남편을 떠올리면 싱가포르가 왜 이렇게 자주 생각나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다. 그 때만큼 온전히 우리 가족 셋만을 위한 시간이 또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퇴근하는 5시쯤이면 샹그릴라 로비에서 만나 함께 물놀이를 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셋이 오차드로 나갔고 가끔은 그 길에서 셋이서 달리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그곳의 뜨거운 공기도, 그 속에 섞여 있던 남편의 화통한 웃음소리도, 무심한 듯 제 어깨에 툭 얹어주던 기다란 팔도 곁에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간만큼은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전대사까지 받는 은총을 누렸으니 이제는 그저 빛 속에서 평안히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 투병생활 잘 이겨내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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