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는 제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으로 응급 뇌종양 수술을 하고 9월에 방사선 치료 30회까지 겨우 마쳤는데, 제 방사선 치료가 끝난지 2주만에 남편이 갑자기 객혈을 시작하더니 응급실에 가보니까 폐에 결절이 보인다며 암이라고 하더라구요...
객혈을 시작하자마자 숨이 차고 하루가 다르게 힘들어해서 급하게 PET CT와 기타 검사 등을 해보니 폐에 다발성 결절이 너무 심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니 당장 입원해야한다고...
폐 조직검사 결과 종격동 원발 생식세포종으로 비세미노마라서 악성이고, 혈관과 너무 붙어 있어서 항암치료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BEP 항암 진행 중이고 이제 5일 되었는데 다행히 울렁거림 같은 부작용은 아직 없어요. 다만 폐 엑스레이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밤이 되면 열이 계속 오르고 산소를 걸고 있어도 산소포화도가 88이상으로 유지가 안 돼서 중환자실 삽관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에요.
교수님 말씀으로는 폐가 나빠지는 속도보다 항암제가 빨리 듣길 기대하면서 진행하고는 있는데, 만약 항암제가 잘 안 듣거나 내성이 생기면 대부분 돌아가시는 암/단계라고 하네요... 항암제가 잘 듣는지 여부는 1-2주 안에 판가름이 날 거라고..
당연히 항암제가 잘 들을거라고 믿고 있지만 문득문득 너무너무 무서워지네요. 이 카페 가입하고 종격동 원발 생식세포종 정보도 다 찾아봤지만 청소년이나 여성 분들이 대부분이고 남자분들 후기는 거의 없네요..
저희 남편 30 후반밖에 안 됐는데 정말 쉴 새 없이 너무 열심히 살았고, 5년의 결혼 기간 동안 여행이라곤 3박4일 다녀온 게 가장 길었을 정도로 회사-집만 왔다갔다하면서 새벽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다가 이런 큰 병에 걸려버렸어요..
딸아이도 4살밖에 안 됐는데... 아빠는 왜 병원에 있냐고 자꾸 물어보고 아빠 보고싶다 하는데 뭐라 말해줘야할지 모르겠어요... 불과 몇달 전엔 엄마도 한 달 동안 입원하느라 얼굴 못봤는데 이젠 아빠가...
마음 굳게 먹어야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나 싶고... 저는 24년에 갑상선암 수술도 했거든요. 결혼하고 5년만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는데 이게 뭔가 싶어요.
제발 살아만 준다면 그냥 제가 외벌이 하면서 푹 쉬게 두고 싶은데... 제발 항암제가 잘 들어줬음 좋겠어요. 잘 듣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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