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4기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뜻을 따라야 할지, 병원으로 모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선택인지 몇 주째 고민해도 답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어머니는 대장암 4기(복막 전이, 간 전이) 진단을 받으셨고, 폐에도 별개의 원발성 폐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었습니다.
5월 중순 입원 후 우측 결장절제술을 받으셨지만, 수술 후 CRP 수치가 300 이상으로 상승해 재수술을 하셨습니다. 문합부 누출이 원인이었고, 이후 6월 초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다제내성균이 확인되어 중환자실에서도 1인 격리 치료를 받으셨고, 두 달이 지난 7월 중순에야 간호·간병 병동으로 옮기셨습니다. 그사이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까지 확인되어 격리 생활이 이어졌고, 섬망과 우울증까지 겪으셨습니다.
입원 당시 어머니의 체중은 약 35kg으로,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병원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어머니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당시에는 이른바 빅5 병원이 아닌 곳에서 바로 수술을 결정한 것이 맞았는지, 장기 입원을 계속하는 것이 옳은지 혼란스럽고 후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원망하는 것은 결국 저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어머니가 힘을 내실 수 있도록 그 순간의 판단을 후회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점점 쇠약해지셨고, 일어서고 앉는 것조차 어려워져 욕창까지 생겼습니다. 재수술한 부위도 완전히 아물지 않아 지속적인 드레싱이 필요했고, 영양 관리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계속 줄었습니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퇴원하는 것이 맞는지 걱정도 컸지만, 어머니께서 간곡하게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셔서 약 4개월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결국 집으로 모셨습니다.
입원 당시에는 회복해서 항암치료까지 받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하지만 퇴원할 무렵에는 체력이 너무 떨어져 항암치료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병원생활이 장기화되고 살도 빠져가는 모습,회복이 늦은 모습을 보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요양병원 역시 어머니께서 거부하셔서 현재는 집에서 지내고 계시며, 가족들이 곁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아직 임시장루를 유지하고 계시고, 소변을 가리기 어려워 기저귀를 사용하십니다. 현재 체중은 약 28kg까지 줄었고, 혼자 일어나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십니다. 음식도 세 숟가락을 드시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근육이 거의 빠져 뼈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재술수 이후 황달 수치가 12을 넘었는데, 지금은 얼굴과 눈의 황달이 더욱 심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동안은 정신을 다잡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애썼지만, 퇴원 후 어머니의 모습을 매일 마주하니 목이 메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호스피스 병동이든 요양병원이든 전문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병원에 다시 가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오직 집에서 지내고 싶어 하십니다.가족들에게 미안한마음도 큰데 병원은 너무 싫다고 하십니다.
어머니의 뜻을 존중해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시도록 해드리는 것이 맞는 걸까요? 아니면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병원이나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할까요?
사실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저도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의 상태가 하루하루 나빠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더 슬픕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시간을 어머니가 원하는 집에서 보내시도록 해드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집에서 모시는 것이 정말 어머니를 위한 일인지, 제가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반대로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고 병원으로 모셨다가 남은 시간마저 힘들게 해드리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어머니를 위해 무언가 더 해드리고 싶은데, 지금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 봐 두렵고, 무엇이 최선인지 알 수 없어 너무 힘듭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던 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환자분이 병원이나 호스피스를 거부하고 집에 있기를 원하셨을 때 어떻게 결정하셨나요? 집에서 모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고, 시간이 지난 뒤 어떤 선택을 잘했다고 느끼셨나요?
어머니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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