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그의 마침표를 위해서...

힘
힘내라찬l간보
2026.11.04 23:27 | 조회 243

당사자에게 담당의가 여명은 얼마 안남았으며, 이정도 추세면 곧 의식을 잃게 될 수 있으니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시라라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호스피스 소견서를 써주셔서 저는 내일 여기저기 다녀봐야할 예정입니다.

곧 끝나갈 시간이 아까워 아직 어리지만 스스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사실을 알렸습니다.

오늘아침까지도 "아빠 빨리 낫고 캠핑가자, 내가 설거지해줄께"하던 맑았던 아이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펑펑 웁니다. 자기가 아빠한테 혼날 때 아빠 싫어 미워해서 그렇다며 자기탓을 하네요. 마음이 찢어져 같이 부여잡고 펑펑 울었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자책하는 아이에게 "지나간 일을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 없어. 시간은 계속가고 주어진 조금의 시간을 제대로 쓰기 위해선 우리는 생각을 해야해. 아빠가 남은 시간을 좀 더 행복할 수 있게, 우리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느낄 수 있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표현해보자"라며 스스로에게 말하듯 말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홀로 호스피스 준비물 서류들을 정리하는데, 억장이 무너지네요. 그와 함께 걸을 평생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이야... 검은머리 파뿌리될 때까지라던 맹세가 지켜지지 않을줄이야... 60대 호호할머니가 되어도 귀여운지 지켜봐준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줄이야... 단 하나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라 마음이 너무도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짐하듯 아이에게 말한 것처럼 얼마 남지 않은 그의 시간이 좀 더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게 제가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아요. 담당의가 이런 수치로 이런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엄청나게 힘내고 있다는 말에 저는 그냥 무너져 있기에는 그는 너무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동행님들... 제게 지혜를 주세요.

얼마남지 않은 그의 시간이 무엇으로 채워져야 좀 더 행복하게 웃으면서 눈을 감을 수 있을까요?

매일 안아주고 사랑해해주고, 밥도 먹여주지만 문득문득 불쌍한 그가 한없이 안쓰러워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뭘 더 해주면 좋을까요?

아직 대학병원에 있어서 면회도 자유롭지 못하고, 저만 상주하다 보니 조금 지치지만 그래도 힘을 내볼까해요.

동행님들 제게 지혜를 주세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무엇을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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