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카페에 남편이 암진단 받은후에 가입해서 몇번 글도 쓰고 했는데..
남편도 가입해서 정보를 얻는거 같아 지우곤 했었어요.. 남편이 보면 민망할거 같아서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 어떤것으로도 마음이 위로가 되지 않아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남편이 떠난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10월 5일 새벽에 떠났는데.. 그 전날이 제 생일이었어요.
호스피스에 있었는데 몇일전까지는 잠깐 눈뜨고 일으켜 달라고해서 일으켜 주면 부들부들하면서도
침대 난간을 잡고 잠깐 앉아 있었는데 하루 이틀전부터는 아에 불러도 대답도 못하고 힘겹게 호흡하면서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가래 끓는소리와 함께..
남편과 저는 연애부터 결혼까지 8년을 살았습니다. 제 생일때마다 남편하고 케이크에 촛불켜고 노래불렀는데
작년 동영상을 틀어서 귀에 꽂아주었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한번 떴어요. 그래서 제가 귀에다 대고
내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는거지.. 고마워 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눈물이 펑펑 났지만 그래도 남편이 옆에 있으니 됐다고 생각했어요. 이 날도 혈압도 체온도 정상이고 소변도 잘 나오는 편이라 아직까지 10월 한달은 괜찮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녁때 회진온 교수님이 호흡이 안좋다며 오늘 혹시 모르니 임종실로 옮기자고 했어요. 저는 평소와 다른게 없는거 같은데 왜 그러나.. 싶었지만 의료진 말을 따라 임종실로 옮기기로 했어요. 괜찮으면 아침에 다시 병실로 오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임종실로 가고 얼마 안되서 남편은 호흡이 더 안좋아졌어요.. 숨을 안쉬다가 몰아쉬고 점점 더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손가락에 산소포화도 꽂아놓고 계속 보면서 남편 옆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여보.. 힘들면 내걱정 하지 말고 편하게 가도 된다고.. 계속 얘기해줬어요. 내생일이라서 못가고 있냐고 평생 생일마다
울고 있을 내생각에 못가는 거냐고 괜찮다고 얘기해줬어요..
남편은 그렇게 12시가 넘을때까지 견뎠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가 조금 안되어서 숨이 멈췄습니다..
아마 말은 못해도 다 듣고 있고 혼자 남을 내가 생일마다 슬퍼할까봐 마지막 온 힘을 쥐어짜서 견뎠던거 같습니다.
그렇게나 저를 사랑해준 남편입니다..
저는 이제 혼자 남아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저희남편은 가족이 없어서 둘다 늦은 나이에 만나 서로한테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이세상에 가족은 서로 둘 뿐이라서
모든순간 함께 했습니다. 남편이 아프면서 같이 할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지만 집에서 같이 저녁먹고 산책하고
유투브 보고 얼굴마주하고 매일 통화하고 장보고.. 그런 소소한 일상을 늘 남편과 같이 하는게 너무 행복했어요..
저는 외로움도 많이 타고 늘 불안한 인생을 살았는데 남편을 만나 마음의 안정을 얻었어요. 언제나 제 옆에는 남편이 있어서 든든했고 세상 무슨일이 생겨도 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남편을 꼭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는데...
저만 바라보고 저만 사랑해주는 우리신랑을 꼭 낫게해서 50살까지만 살자고.. 그러면 60살 70살.. 같이 살수 있다고
견뎌보자고 나만 믿으라고 하고.. 결국 남편을 살리지 못했어요..
매일 울고있습니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도 맞지 않고.. 그냥 말로 표현할수 없는...마음이에요.
제가 운전초보라 늘 남편이 조수석에 타거나 몸이 많이 안좋아졌을때는 병원에 제가 운전해서 가끔 태우고 다녔는데
남편은 뒷자리에 누워서 갔습니다.. 초보운전이 제가 걱정이 많이되서 뒤에서도 노심초사 했을거에요.
몇일 전에 남편 모신 납골당에 남편 영정사진을 태우고 혼자 운전해서 갔습니다.
1시간 넘게 운전해서 가는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뒷자리를 보고 또 한참을 울고
남편 유골함 앞에 가서 오열을 했어요... 오빠.. 나혼자 운전해서 여기까지 왔어...
이제 남편과 같이 차를 타고 다닐수는 없겠지요.. 왜 여기 내가 남편을 보러오게 된건지 세상이 원망스럽고
혼자 남은 제가 싫었습니다.
집에도 곳곳에 남편이 있습니다.
아직 남편물건들은 다 그대로 뒀어요. 약들이랑 아팠을때 사용한 물품만 따로 모아서 덮어뒀어요.
남편이 아프면서 남편방에 거의 누워있어서 늘 유투브를 보고 있었습니다. 영정사진을 뉘어놓고 자주 듣던 유투브를 틀어줍니다.
남편이 몸안에 관이랑 이런거 때문에 옆에서 같이 잘수 없어서 남편 옆에서 누워서 자거나, 남편 방 앞에서 남편 소리를 들으면서 잠들곤 했습니다. 텅 빈 집에 저혼자 있을때 남편이 방에서 나올것만 같습니다.
저녁이 되고 어두워지면 남편이 더 생각이 많이나서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밤이나 새벽에 깨면 어둠속에서 남편방을 봅니다. 남편방에는 작는 조명을 켜뒀어요. 남편 있을때도 켜두던 조명입니다.
가서 남편이 덮던 이불을 덮어봅니다. 포근하고 따뜻해요. 그렇게 또 한참을 울고 다시 제방으로 가서 잠을 청해봅니다.
그래도 잠이 안오면 남편하고 통화했던 녹음을 듣거나 동영상을 봐요.
사진속의 남편은 웃고 저를 웃기기도 하고 둘이 같이 웃습니다.
건장하고 멋졌을때 모습도 아파서 42킬로까지 빠져서 뼈밖에 없을 때의 남편도 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신랑 남편의 모습입니다. 어떤모습의 남편도 저는 사랑합니다.
남편이 없이 살아가야 할 제 인생은 항상 비가 내릴거 같아요.. 영원히 비가 내릴거 같은데..
언제가는 비가 갤 날이 오겠죠... 너무 보고싶고 길을 가다가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그냥 눈물이 납니다.
제가 잘 살길 바라고 있겠죠..
항상 오빠 죽으면 따라 죽겠다고 했는데... 죽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오늘 하루만 잘 지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또 그렇게 내일도 잘 지내고 모레도.. 그렇게 시간이 가겠지요.
남편 49재날에 또 엄청 울거 같은데.. 사랑하는 저희 가족 저를 걱정하는 남은 가족들 생각해서 힘을 내볼게요.
저와 같은 슬픔을 안게 되신 모든 분들께 견딜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를 기도할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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