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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일 오후 2시
아들의 육군 입대 입소식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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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 전날 더캠프(thecamp.or.kr) 앱을 설치하고, 공지와 절차의 게시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입대를 앞둔 또는 현재 군복무 중인 아버님 어머님들의 간절함이 담긴 글들을 읽어보고, 구글링을 통해 다양한 선배님들의 조언을 보다 보니벌써 아침 6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임용고시 준비중인 딸도 누나로서 같이 간다하니 기특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휴게소에서 대충 점심을 먹겠다는 것을 그래도 한 동안 끼니를 챙겨주지 못한다는 마음에 논산시내 맛집이라고 인터넷에 나온 집을 정해 10시 쯤 출발을 했습니다.
이런 2시간 10분 쯤 걸려 도착한 곳은 전혀 다른집. 다시 찾아보니 예전 주소인가 주소가 2개. 10분 걸려 또 다른 주소로 가 보니 금일 휴업. 또 다른 집 찾아서 10분 가다 보니 인적이 없어 보이는 이상한 곳으로... 결국 지나가다 본 식당에서 해결하고자 하고 도착하니 벌써 12시 35분이네요. 마음 급해지게...
아침부터 또 가는 동안 내내 아들 표정이 안좋아요. 군입대라는 것이 역시 부담은 부담이겠지요. 칼국수 1개와 고추장불고기 시켜서 먹이는데 계속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고 별로 먹지 못하네요. 잘 먹고 씩씩하면 좋으련만... 마음이 아픕니다. 다행이 식당 사장님께서 훼스탈과 가스명수를 주셨어요.
1시35분 경 입영심사대 정문을 통과하여 입소식이 열리는 곳에 도착하니 1시 50분. 아들이 이 친구 하나라 다음 이라는 기회는 없지만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함에 미안해집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여러 번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습니다. 친구 중 한 명이 나의 에스트로겐 분비량을 의심하며 여성호르몬이 많아서 탈모 걱정이 없어서 좋겠다며 부러워 할 정도로 눈물이 많기 때문입니다.
운전하여 가는 중에도 중간 중간 울컥하여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며 왔는데 입소식이 시작되고 백만년 만에 불러보는 애국가에 벌써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뒷자리에 앉고 내가 앞자리에 앉아 그나마 다행이네요. 대대장인가 하는 분이 훈련병 생활에 대하여 설명할 때부터 중간 중간 계속 울컥 울컥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고개를 뒤로 돌릴 수가 없네요. 큰 일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엄마가 아파서 누구나 다 겪는 사춘기 시절도 숨죽이고 지냈던 친구라 안쓰럽고 미안하게 생각하여 크게 잘 못 한 일도 없지만 그다지 나무라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 왔습니다. 고1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시작된 방황의 시간도 이해해 주려고 노력했었지요.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 스스로 학원을 알아보고 국영수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에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많이 뒤쳐졌었지만 나름 열심히 하려고 했었고 기적처럼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 또한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아들도 대대장님의 설명이 시작되면서 엉엉 울기 시작하는 것 같았어요. 딸아이가 울지 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그런데 식의 마지막 부분에 진행자가 같이 온 학부모와 친구 애인들에게 구호를 시키는데... 이거 대책 없게 만드네요. '아들아, 넌 잘 할 수 있어. ㅇㅇ아 사랑한다.' 라는 구호를 하라 하는데 그게 되냐고요. 에효.
아무튼 병영생활이라는 강제력이 있는 집단 속에 생애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통제를 받으며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는 아들에게 씩씩한 격려를 해주려던 헛된 꿈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정도 밖에 안 되는 아빠인 걸 어쩌겠나요.
군대 가면 모든 대답을 '다/나/까' 로 해야 한다고 '알았다/그럴까?' 이런 식으로 하지는 말라는 유치한 아재 개그지만 웃어 주는 아들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실제로도 4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요즘 군대는 많이 편해진 것이고 어디에 편성될 지 모르지만 26사단에 속하게 되면 2층 침대 생활을 하고 28사단에 속하게 되면 편의시설을 많이 보완한 새로 지은 건물에서 생활을 한다고 하니, 대대장님 말씀 대로 건강하고 더욱 성장한 아들을 기대하면서 믿고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아내가 함께 있었다면 나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펑펑 울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나마 잘 하고 왔다고 생각하기로 합니다.
잘 크고 있으니 당신도 편히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