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TIJ] 기적을 품은 이야기 '놀이터 2'

이기자후후l대본
2021.01.26 06:24 | 조회 605

남부구치소에서 자만심을 깨닫다 (2017년 2월)

항소심 첫 기일이 성큼 다가왔다. 여기서 진실을 못밝히면 끝이라는걸 나는 알고 있다. 한국의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곳이 아니라 법리만 다투기에 사실관계를 두고 기다 아니다를 밝힐수 있는 곳은 사실 항소심 재판이 마지막 기회라고 봐야한다. 사실과 증명을 갖다 내밀어도 그것을 믿어주지 않던 1심 재판부를 생각하면 또 그런 불운이 항소심에서도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에 나는 하루하루가 심란하고 답답했다.

남부구치소는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건물들이라 수감자들의 인권을 고려해서 창문도 달려있고 밖으로 산도 보이고 하늘도 보이는 은혜를 누릴수 있었다. 어느날 창문너머 산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서있는데 조폭처럼 생긴 챌로연주자이자 방장인 미라언니가 옆에와서 말을 툭 걸었다. "야, 우리가 여기 왜 잡혀왔는지 알아?" 또 무슨 일장연설을 하려나 하고 미라언니의 눈만 응시하고 있었다. "다 까불다가 잡혀온거야. 자만심. 내가 잘났다하고 하나님한테 안물어보고 지 생각대로 살다가 잡혀온거야. 너 가만히 봐라. 여기서 남의 돈 들고가서 꿀꺽하고 들어온 사람들 몇명이나 있는지. 찬찬히 보면 전부 자기들도 손해봤어. 그런데 지 잘났다고 앞에서 설치고 자기가 하는게 다 옳은줄 알고 까불다가 잡혀온 사람이 대부분이야. 너도 밖에서 너잘났다고 많이 까불었지?" 미라언니는 내 옆에서 귓속말 비슷하게 속삭인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벌써 두 옥타브 높은 그 목소리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우리에게로 고정되고 있었다. 불쑥 누군가가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그래...자만심 때문이야...그거 깨라고 하나님께서 여기 보낸거야..."

자만심....그런가....자만심 때문인가....자만심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금새 수긍이 가는건 진짜 자만심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되었다는 의미일까...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만두를 냅다 흡입하면서 자기가 잡혀온 출처를 알기위해 살면서 저지른 잘못을 다 적어내던 광기가 오버랩되면서 나역시 구속되기 까지의 전후장면을 머리속에 그려보았다.

계열사 사장의 고소와 검찰대응 (2015년 6월~12월)

미국에 본사를 둔 우리회사는 2012년 부터 한국에 지사를 두게 되었고 본사 소속이었던 나는 한국법상 법인에 등기이사를 두어야 한다는 규정에 의해 한국지사장이라는 직함을 떠밀리듯 맡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2015년 4월에 한국 사무실로 고소장이 날아왔다. 1년전부터 회사를 두고 소송을 예고해 왔던 계열사 사장인 정경신이 기어코 내부자 고소를 한것이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투자자문을 하는 회사로서 구성원 대부분이 CPA, CFA. 변호사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업무 내용이 복잡하고 난해하다. 기업금융의 경우 투자라는 것은 실패가 일상이다. 포토폴리오를 잘 구성해서 반타작만 성공해도 그것은 운수대통한 투자라 할 정도다. 정경신은 자신이 맡았던 계열사에서 투자한 중국 탄소배출권사업이 실패를 하자 사직서를 제출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소송의 사단은 더러운 내 성격때문에 일어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직서? 일을 이렇게 망쳐놓고 사직서 쓰고 튀겠다? 누구 맘대로" 이런 심산으로 나는 그의 사직서처리를 격하게 반대했다. 도리켜보면 절차적인 면을 잘 설명하고 설득을 하여 함께 일을 해결해보자는 식으로 내가 문제를 접근했더라면 일이 그렇게 커지지는 않았을것 같다. 미국에 있는 LLC회사 제도는 중요 의결에 있어 보드멤버들의 100%동의가 필요하기에 벌써 쌍수를 들고 반대하는 내 목소리는 한국에서 태평양건너까지 도달했고 내 더러운 성질을 익히 알고 있는 나머지 이사들은 이사회를 열어 논의해봐야 100% 동의가 구하여지지 않을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을 이지경으로 만든 계열사사장에게 나랑 잘 이야기해서 우선 마무리를 지을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정사장은 여러 핑계를 대면서 나를 회유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에 더 분이 났다. 입에서 나올수 있는 모든 막말은 다 쏟아냈던것 같다. "너 몇살이냐? 또라이 아니냐? 도대체 성인이 자신이 저저른 일을 책임안지고 지 한몸 빠져보겠다는 그런 미친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거냐?" 이런식의 나의 대응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사장은 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정사장은 회사 클라우드에 담긴 자료들을 모두 모아 고소거리를 찾아 각색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쩌면 그는 자기 몸둥아리 하나만 살게 해주면 고소따위는 취하하고 다리 뻗고 살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회사 자료를 내 눈앞에 내흔들면 그래도 내가 꿈쩍이라도 할것이라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넘치는 정의의 기운이 하늘을 찌르는 나에게 수를 잘못둬도 보통 잘못 둔게 아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5개의 고소사실이 담긴 고소장은 한국사무실로 날아왔고 당시 지사장인 나는 법인의 대리 역할을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 처지였다. 나는 회사의 안위를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치사하게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그런 인간은 삼대를 멸해도 속이 시원치 않다는 오직 이런 내 기질때문에 소송에 응대해서 혼쭐을 내줄 계산이었다. 회사는 검찰출신의 가장 빵빵한 변호사를 선임했고 나는 사실 그 말같지도 않은 고소장따위에 신경을 써본적도 없었다. 어느날 검찰에서 전화가 왔기에 그들이 제시하는 스케줄에 맞춰 검찰에 따박따박 출석하며 고소인이 찌꺼리는 헛소리에 대한 반박자료만 제출했다.

전술했듯 그저 자기 하나 살고싶은게 최종목표였던 정사장은 검찰조사 중간에도 회사에 연락을 취하여 자기만 등기이사에서 빼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런 그놈의 행태가 도대체 정상적인 사회인의 행태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급기야 육두문자까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야이 새끼야, 깜이 안되면 고소같은거 시작을 하지를 말았어야지. 고소당한 우리가 너한테 연락을 해서 합의를 봐달라고 하는게 상식적인 그림이지 니가 고소를 해놓고 우리한테 이래도 합의 안할래 하는건 초딩도 낯뜨거워서 안하는 짓이야. 고소라는게 무서워야 되는데 니가 하는짓은 우습다 우스워" 나는 늘 이런식이었다. 내가 정해둔 정의를 벗어나면 나한테 인간취급 받을 기회는 아예 박탈되는 꼴이되었다. 가뜩이나 거짓말이나 배신, 뒷통수 이런거에 알러지 반응 일으키는 나에게 정사장이 하는 짓은 패륜중 패륜으로 보였다. 단 한 순간도 그사람의 입장같은건 생각해주기 싫었다. 일단 회사 클라우드를 덮쳐서 외부로 유출하는 그 행동하나로 그놈은 이미 나에게 인간취급 받는것을 포기한 놈이 되어버린것이다.

검찰 조사 기간에도 나는 너무 당당했다. 조사관하고도 쌍심지를 켜고 싸우기도 했다. 머리도 썩좋아보이지도 않는데 나한테 유도심문을 하며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조사관에게 나는 깔끔하게 대답했다. "조사관님. 개인적으로 뭐 조서에 적고 싶은 말이 있는것 같은데 그냥 자꾸 내입에서 들으려고 하지 마시고 적고 싶은거 적으세요. 제가 그냥 마지막장에 지장 찍어 드릴게요. 왜 같은말을 또 묻고 자꾸 묻고..." 내 태도를 검찰도 좋아할 리 만무했다. 그러나 정사장이 꾸며낸 고소사건은 검찰조사중에 이미 4개가 무혐의를 받았다. 웃기는건 이 4가지 사안을 고소인에게 검사가 고소취하를 하자고 권고를 하면서 취하장까지 친절히 써서 고소인의 도장을 꾸욱 찍어서 자료에 편철을 하기에 나는 또 물었다. "고소 취하를 왜 유도하세요? 가만 놔두세요. 계속 고소 유지를 해야 우리도 무고를 걸고 대응을 하지요. 왜 고소취하해서 고소인 불이익을 막아주세요?" 특히 횡령고소건의 경우 돈의 입출금을 토대로 입증을 하기에 이견이 나올수 없는 고소건이다. 나아가 법인 범죄라는 것은 일단 돈문제가 개입이 되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돈을 횡령하지 않았다면 전체 판이 시시해지는 사건이 되어버린다. 횡령사건 조사를 시작할때 나는 단호히 설명했다. "조사관님. 우리 회사는 재무와 경영이 아예 분리되어 사무실도 같이 쓰지 않아요. 그리고 횡령의 경우 그 돈을 회사가 어디로 빼돌렸는지 고소인이 입증을 해야지 왜 우리가 통장들고 와서 안 빼돌린걸 입증합니까?" 그래도 귀막고 눈막은 검찰은 여튼 그 어마무지한 통장거래 내역서를 한줄한줄 고소인과 대질신문을 해나가기로 결정한터 그래 해보자하고 일주일에 걸쳐 21세기에 수작업으로 장부정리를 하는 아날로그 검수가 시작되었다. 일주일 후 모든 정리는 끝났고 조사관이 고소인에게 물었다. "어느 부분이 횡령으로 간주되십니까?" 고소인 왈 "중간에 40만원이 출처없이 현금으로 출금된것이 있습니다." 기가 막힌다. 수십억이 오간 자금출처중에 40만원이 이상하다고 하니 조사관도 이제 더이상 헛움을 참지 못하는 분위기다. 질세라 내가 끼어 들었다. "조사관님, 그 40만원가지고 제가 떡사먹었으니까 기소해서 벌주세요. 이 새끼가 이런 또라이예요" 조사관이 갑자기 화살을 나한테 날리며 "말 조심하세요 조서 쓰고 있는데 또라이가 뭡니까? 그대로 조서에 적어드려요?" "네 적으세요" 스마일~~. 당당함을 가장한 나의 건방짐은 하늘을 찔렀다. 이런 식의 검찰조사가 자그마치 6개월간 이어졌다. 해를 넘기기 전에 처분을 하겠다고 검사는 이야기 했고 나는 내 일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2015년 12월 29일 마지막으로 처리할것이 있다고 검사실에서 전화가 왔다. 5개 혐의중 4개는 무혐의 처분, 1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의 위법행위중 하나로 기소가 된것이다. 공소장 내용을 읽다가 검찰청 마당에서 나도 모르게 크크크 하고 웃어버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거짓말을 이렇게 아름답고 조화롭게 짜맞추어 기소를 하는구나~~

회사에 바로 통보했고 회사는 재판을 위한 로펌을 새로 고용했다. 새 변호사는 우리 편을 들어서 호감을 사기 바빴다. "아니 특경인데도 구속 기소 시킬 자신도 없으면서 무슨 기소를 했데요? 그리고 한개 기소하는데 무슨 공소장이 50페이지나 되요? 나 이런거 첨봐요. 무슨 정치사범도 아니고. 자신있는 공소장 보세요. 구속시킬 확신있음 공소장 5장내에 끝나지 이렇게 긴말 안하죠" 그저 의뢰인을 위로하기 위한 빈말로 여겼던 변호사의 이 말은 나중에 재판을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역할을 했다.

하나님 저한테 왜이러세요? (2016년 12월 8일)

기소후 재판은 1년간 계속되었다. 사건이 전문적 이해를 요구하는데다 영문자료도 방대하여 재판부도 여간 번거로운 사건이 아닌것이 분명했다. 11월로 예상되었던 선고가 연기되어 한달을 그냥 보내고 12월 8일 다시 재판장앞에 섰다. 뭐라뭐라 설명을 쭉~~하더니 "그러나~~" 여기서 그러나가 나오는것은 판결내용이 뒤틀리고 있음을 직감할수 있었다.방청석에 있는 우리 직원들과 본사 이사님의 긴장된 숨소리가 나한테 까지 또렷이 전달되고 있었다. 판사의 마지막 말은 "법정 구속이 불가피하여 영장을 발부하겠습니다" 나는 판사 눈을 똑바로 처다봤다. 그 순간의 내 눈빛을 나는 지금도 그대로 재연해 낼수 있을만큼 확신에 찬 눈빛으로 재판장을 바라봤다. 그때 재판장이 나에게 물었다. "피고측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나는 방청석에 있는 회사 관계자들을 의식하며 '내가 재판부에 하는말 모두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해..'하는 마음으로 재판장의 눈을 응시하면서 되려 내가 질문을 던졌다. "재판장님. 저희가 제출한 서류 다 읽어 보셨습니까?" 말도 안되는 판결하고 나자빠졌네라는 내 속내에 최대한 예절을 뒤집어 씌운 질문이었다. 내 질문에 안읽어봤다는 대답이 돌아올리 만무한테도 나는 왜 그 순간 그렇게 짧고 엉뚱한 질문을 뱉은것인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더 웃긴건 재판장이 내 질문을 듣고 정확히 1초...2초...아무 말을 못하고 나를 바라보더니 "피고인 측에서 제출한 자료들은 모두...읽어보았습니다.."라는 당연하지만 뭔가 궁색해 보이는 답변을 내놓았다. 차라리 법정에서 판사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건 무례하다고 호통을 쳤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것 같은데 생뚱맞은 내 질문에 너무 정성스레 답하는 재판장의 대답에서 나는 게운하지 않은 촉을 달고 법정 옆 구속대기실로 끌려갔다.

온갖 요상한 절차를 거쳐 나는 구치소라는 곳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방을 둘러싼 진열장안에는 컵라면이며 생수, 과자와 삶은 달걀등 찜질방에서 볼수 있는 온갖 먹거리들이 다 빼곡히 쌓여있었다. 여기가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 저런 음식은 어디서 다 나오는 것일까? 회사는 이제 어떤 조취를 취할까? 우리 신랑은 이미 들었겠지? 설마 애들한테 말하는건 아니겠지? 밤새 만리장성을 쌓다가 아침이 밝았다. 오전 8시 첫 면회에 누군가가 찾아왔다. 변호사와 회사사람들이었다. 모두 잠을 설치고 마음은 무너지고 눈빛엔 망연자실함이 가득했다. 뒤에서 묵묵히 서있던 조과장이 마지막에 면회실을 나가며 "성경책 넣어뒀어요..." 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접견품으로 넣은 성경책이 그날 저녁에 내손에 전달되었다. 사무실 책상에 있던건데...거의 읽지도 않아 먼지가 쌓인 정도인데 무신론자인 조과장 눈에 내가 성경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으로 보였을까? 웬 첫 접견품으로 성경책을...평소 워낙 무뚝뚝하고 무심한 조과장을 떠올리며 묘한 웃음이 피식하고 나왔다. 구치소에서 이튿날, 할것도 없고 성경책을 폈다. 안읽어 진다. 되려 생각지도 못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하나님 저한테 왜이러세요? 아니 하나님은 고소인이 거짓말 하는거 다 아시쟎아요. 그런데 어떻게 검사도 판사도 우리가 하는 참말은 안믿고 그 놈 거짓말을 다 믿도록 가만 놔두시는거예요? 하나님 내가 뭘 그렇게 하나님한테 잘못했나요? "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구치소 안 거울을 처다보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흘러나올 지경이었다.

2017년 7월에 재판이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하나님 저한테 왜이러세요?"에 대한 하나님은 답은 역시 "자만심"이었다. 자만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자만한 것 조차도 모른다. 인간은 최소한 잘못을 의식하면서 까지 지속적인 죄를 범할정도로 악하지는 않다. 이것이 어쩌면 인간세상에서 죄악이 계속 진행되는 모순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자만심이 내 몸에서 산산히 부서져 나갈때에 마침내 우리는 그동안 내가 자만했음을 알수 있다. 늘 입고 있는 자만의 옷은 내몸에 착감기어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기에 그 옷을 벗어던진후 자유로움을 맛보기 전에는 그 자만은 나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보라돌이를 만난후 성경읽는 재미에 빠져있는 나에게 방장인 미라언니가 던진 자만에 대한 일깨움은 재판을 대하는 내 자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 전에는 고소인의 거짓말에 질타하고 탄핵하는 것에 촛점을 맟주고 대응했다면 이제는 고소인이 그런 거짓말을 할수 밖에 없었던 나의 자만스러운 언행을 오롯이 시인하고 내가 그런 강경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고소인이 그런 거짓말까지는 하지 않았을것이라는 배경을 나는 있는 그대로 재판부에 인정을 했다. ' 제가 이런이런 식으로 고소인을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고소인으로 하여금 중대한 거짓말을 할수 있는 면제부를 줄수 있는 것은 아닌것으로 이해되오니 이 사건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살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나의 재판 대응은 상대방은 틀리고 나는 옳다가 아니라 나를 버리고 나를 낮추는 것으로 구심점을 찾아 갔다.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2017년 2월, 우리 변호사의 예상을 뒤엎는 멘트는 법정을 술렁하게 만들었다. 항소심 재판은 새로운 증거등이 나타나지 않는한 1심에서 진행한 내용을 중복해서 심리하지 않으며, 원심 존중의 법칙에 의해 1심판결을 웬만해서는 뒤집지 않는다. 해서 중복되는 증인신문도 허락하지 않는 게 통상적인 항소심 절차이다. 하지만 이런 항소심 재판의 성격마저 무시된 채 내 사건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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