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임종하시던날....

엄마와 함께라면
2021.10.04 15:10 | 조회 3.8k

아산에서 호스피스로 옮긴지 3일째되던 지난 화요일

결혼안한 비 의료인 여동생이 엄마를 간병하고 있었습니다

당일 아침 미음 몇숟가락 드시고는

평소처럼 기력없이 누워만 계셨습니다

엄마는 다리 하나 못움직이셔도 저희에게 부탁하셔서 자세를 참 많이 바꾸셨어요

동생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밤에도 안주무시고 자세 변경, 가글을 정말 수시로 하셔서

동생은 한잠도 못잤습니다

저도 3개월 가족돌봄휴가 끝나 월요일에 복직했기에

이젠 막내 여동생만이 엄마를 전적으로 간호할수 밖에 없었어요

엄마가 그 미음약간을 드시고

12시쯤부터 눈을 뜬 채로 잠을 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동생이 간호사들에게 엄마 왜이런지 물어보니

엄마가 힘들어서 이제 주무시려 하니

따님은 호들갑스럽게 엄마 옆에 있지말고 조용히

하던일을 하라 했다고 합니다

의료지식에 무지한 동생(엄마 아프고 나서 네이버 지식, 카페 를 통해ㅜ증상들을 공부하거나 임종증상 같은거를 찾아보지 못합니다 무서워서)은 그 말을 찰떡같이 듣고

엄마도 몇주 못주무셔서 깊은 잠이 잠시 든건가 생각했답니다

그러다가 이모가 면회를 왔는데

많은 가족을 천국으로 보낸 경험(연륜)이 있던 이모는 당장

목사님께 연락해 기도를 받아야 한다 언니들도 연락해라 했지만

동생은 이모들이 더 미웠다고 합니다

간호사들이 호들갑스럽게 하면 엄마 힘들다고 했는데

왜 저러시는지 이해를 못했다고 합니다

4시쯤엔 외숙모가 오셨는데 그땐 눈을 감은채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동생이 이제 엄마가 4시간은 푹 주무신줄 알고

깨워도 깨지를 않으셨다해요

그래도 동생은 엄마가 진짜 피곤해서 깊게 주무시는줄 알고

병실밖에 나가서 한시간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 동생이 퇴근하고 7시에 병실에 도착했고

저에게 전화를 합니다

- 언니.... 엄마 그냥 주무시는 거 아니야...체인스톡호흡해..언니 빨리와

저와 둘째 동생은 간호사입니다.

막내는 임종호흡을 하루종일 하는 줄도 모르고

간호사들이 자는거라는 말을 찰떡으로 믿고

맘편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가 우리 못보고 돌아가실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아차한 생각이 들었지만 반면 막내가 편하게 기다리고 있었음에 감사하기도 했어요

딸들 아버지 사위둘이 다 모였고

그렇게 오후 9시까지 엄마를 지키다가

제가 신랑에게 급하게 윗집 친구네 아이들을 맡기고 왔는데

형님댁에 다시 맡기고 오라고 부탁했습니다

9시 50분쯤 형님댁으로 가던 차안에서 11살 아들에게 전화가 왔어요

할머니에게 할말이 있다고....

-할머니 사랑해요 할머니가 이제 너무 힘들다고 아빠가 그랬어요...할머니.보고싶어요..(오열...)

-(7세 손녀) 할머니 할머니 다 나으시라고 난 기도했어요 할머니 사랑해요

그때 꼭 감고 있던 두눈에 눈물이 샘물처럼 스며 흘러 올라왔어요

온가족이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오열하는데...

진짜 그 후로 10분도 안되어서 체인스톡호흡하시다가

다음 호흡이 이어지지 않았어요

제가 나도 모르게 CPR하듯이 엄마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고 ...엄마는 우리아이들의 목소리를 기다리셨나봐요....

-엄마 일어나...엄마 일어나...오늘은 넘겨야지....

사망선고하러 온 젊디 젊은 의사는 차마 선고를 하지 못하고 시간을 주었고

20분쯤 뒤에 들어와 22시 22분 선고했습니다

자정전에 돌아라셔서 거의1일장 수준의 장례식을 하게되었고

다음날 아침 7시쯤 부고 문자를 보냈는데

그날 하루 엄청난 손님이 오셨어요

아산병원 장례식장 빈소중에 넓은 축에 속하는 빈소였는데

상조회사에서 오신분도,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음식상담하던 분들도

요즘 코로나로 손님이 거의 안오시니

음식15분씩 신청하고 계속 추가하라했는데

조문을 할수 없을 정도로 추가음식영수증에 사인을 했던거 같아요

슬픔가운에 불현듯 손님들이 너무 많아 코로나로부터 취약해질까 걱정까지 할 정도 였어요

엄마는 늘 본인이 10남매중에 막내라

언니 오빠들이 외가댁 크고 작은 일에 다녔기 때문에

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빈소 도우미 여사님들도 최근 이런 장례는 본적이 없다고 말할정도 였어요.

엄마가 보고 싶을때마다 엄마의 기록을 찬찬히 남겨보겠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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