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떠나신 지 벌써 10일이 지났어요.
암이라는 게 참 무서운게 8월 중순까지만 해도 피검사 했는데 암수치도 많이 떨어지고 CT 결과도 괜찮게 나왔다고 해서 올해는 무사히 넘기실 줄 알았는데..,
8월말에 간에 염증이 생긴 거 같으니 잠깐 입원하자 해서 입원하셨는데..
9월 초중순 부터 전화를 해도 전화받는 것 조차 너무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
추석 때부터는 거동도 안되시고 .. 거진 한달 반을 침대에만 누워 계시다가 가셨어요.
그 때 연차 있는 거 다 쓰고 2주를 넘게 엄마 옆에 있는데 .. 장이 안 움직인다고 위에서 음식물이 안내려가고 가스가 가득 차있다며 흙갈색(?) 토를 한 가득 하시고 콧줄 꼈다 빼고 .. 한 10일 대변을 못보시더니 설사 하다가 녹색설사까지 하시고 .. 그 외의 증상들까지 ... 그걸 지켜보면서 동행에 검색해서 어떤 증상인지 보는데 대부분 임종 전 증상과 비슷하더라구요.
근데 그러다가도 나아지는 분들이 있길래 정말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얼마나 롤러코스터를 탔는지...
그래도 마지막은 가정호스피스 신청해서 가정에서 일주일동안 있으면서 친척들,친지들 등 보고싶은 사람들 얼굴은 다 보고 날씨 좋은 날에 떠나셨어요!
한번도 동행에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여기 계신 분들 덕분에 정보도 많이 얻고 엄마와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어요.
동행을 보는데 떠나보내는 분과 마지막을 오히려 얘기 못해서 후회가 됬다는 얘기를 많이 본 것 같았는데
저희 엄마는 저보다도 먼저 죽음을 준비하고 또 저한테 직접적으로 포기하고 싶다는 말도 많이 하셨구요 .. 제가 옆에 있는데도 얼른 데려가달라고 소리내어 기도도 하셨어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저도 엄마한테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한 거 같아요. 너무 많이해서 입관식 때 염해주시는 분이 육체와의 마지막 이별이니 하고싶은 말 다 하시라고 하는데 .. 이미 다 해버려서 할 말이 없었을 정도로 ..?
가정호스피스 선생님도 주말 전 금요일에 오시더니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가족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없으시냐고 물어봐주셔서 다행히 엄마도 하시고 싶은 얘기 하셨구요 ㅎㅎ..
호스피스 선생님이 그 주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걱정한 건.. 그 주를 넘길까봐 걱정하셨어요.
그만큼 많이 고통스러웠다는 거겠죠 ..? 췌장암 치고는 암때문의 직접적인 고통은 없으셨는데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허리도 아프고 그냥 내 몸이 아닌 거 같다며 점점 추해지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런 말들을 하면 엄마가 이제 버리고 갈 몸이라서 그래, 가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있어 등등 정말 하고싶은 말 응어리 진 말 다 하고 나니까 엄마가 화장되고 함에 담아지는 뼛조각들을 보는데 너무 후련했어요.
아, 정말 엄마가 이제 아프고 무거운 몸 버리고 가볍게 잘 떠나겠구나 하구요.
이번 주 넘기면 어떡하지? 하시길래 엄마는 기독교시고 전 무교거든요 . 그래서 웃으면서 말해줬어요
예수님 밑으로 대기순번이 얼마나 길겠냐. 엄마 순서 오면 데리러 오실꺼다. 이번 주 넘기면 갈 때까지 나랑 좀 더 있으면 되지!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니까 가기 전까지 그런 생각 하지말구 좋은 생각만 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갈지 생각만 해. 좋은 기억, 좋은 추억만 가지고 떠나. 하구요!
엄마랑 영정사진도 같이 골랐어요 . 엄마 핸드폰 들고 얼굴 제일 잘 나온 사진 보여드리니까 그걸로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ㅎㅎ
금요일에 그런 말들 서로 다 하고 영정사진 고르고 밤에 잠드셨는데 토요일부터는 눈 떠도 초점도 없고 의식없이 계시더니 저번주 월요일 새벽에 저 자는 사이에 몰래 떠나셨더라구요 ㅎㅎ..
보고 112에 신고하고 장례식장 정해서 빈소 차리는데 생각보단 눈물도 많이 안났어요. 오히려 친척분들이 너무 우셔서 가지고 있던 손수건 쥐여드렸어요.ㅎㅎ
지금도 생각보단 너무 덤덤한 것 같아요. 엄마와 직접적으로 전화를 할 수 없다는 거 정도 ..?
저도 엄마가 돌아가신다고 생각하니까 집에 있는 엄마가 담군 고추장만 생각해도 먹먹해지고 .. 엄마가 먼저 가면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버티기 힘들 거 같아 정말 못나게도 제가 그냥 먼저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
근데 오히려 받아들이고 나니 엄마가 잘 떠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 생각하고 나니 저런 말이 막 나오더라구요 .. 한 번 하고나니 그다음은 더 쉽게 다른 말들도 계속 해줬구요 ..ㅎㅎ.. 그래서 더 후회가 안남는거 같아요 ..!
엄마도 저도 서로 미안하다고만 하다가 제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렀고 나도 어려서 서툴렀으니 우리 이제 서로 미안해 하지말자고 얘기하니 엄마가 알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후회도 안하려구 해요!ㅎㅎ 저는 경기도에 사는데 본가가 울산이라 저는 주말에만 내려가서 엄마가 어떤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건 잘 몰라서 이런 부분에서는 도움을 드릴 순 없지만 ..ㅠ.ㅠ..
혹시라도 임종을 앞두고 계신 분들께는 .. 덤덤하게 받아들였으면 .. 하시고 싶은 얘기 다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써 보았어요. 물론 가시는 분이 먼저 받아들여주셔야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ㅠ..
도움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지만 동행이란 카페는 .. 얼른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ㅎㅎ..
다들 힘든 싸움 중이실텐데 감히 힘내라는 말조차도 위로가 안되겠죠 .. 암이라는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감사했어요 동행!
사진은 엄마 떠나시던 날.. 친구와 소풍가기 너무 좋은날씨라며 찍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