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한 할아버지 이야기

초
초코딩
2021.11.08 12:16 | 조회 720

제 이야기는 아니고 올 초에 제가 폐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반년간 입원해 있을 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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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병실에는 진상인 할아버지 한 분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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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병실에 꼭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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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떠들고 낮에 주무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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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밤에 떠드는 것 말고도 뭘 자꾸 드시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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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화장실에 가려고 하십니다.

(이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저 역시 폐 상태가 나빠 화장실만 가도 힘든데

병실 자기 자리에서 볼 일을 보라니 자존심이 너무 무너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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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 분이 화장실 한 번 가려고 할 때마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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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그 외에도 환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만한 일을 많이 벌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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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악화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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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끝까지 절대 양보 못한 화장실 가는 것 마저도 자포자기 하시고 자리에서 볼일을 보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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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의 손주가 찾아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이 제한되어 있어 이번에 처음, 바쁜 시간을 내고 잠깐 찾아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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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방금 전까지 쇠약한 상태로 누워있던 모습이 아닌 정말 기쁜 목소리로 손주를 반기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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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너머 서글피 우시면서 손주를 안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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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잠시 할아버지 몸 상태가 안좋아서 금방 드러누웠고 가족들은 모두 할아버지를 걱정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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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는 할아버지 상태를 잘 모르는지 옆에서 심심해하다가 할아버지 핸드폰을 만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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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에 자기 모습이 떴는지 "어? 이거 나네"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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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에게 있어 손주는 진짜 보물과도 같은 것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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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손주 일행이 떠나가고 할아버지는 3일 뒤에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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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지막으로 손주 이름을 서글피 부르면서 우시던 게 기억에 남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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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손주 일행이 다행히 시간을 내서 찾아왔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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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할아버지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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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정말 영화 같은 기적을 본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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